주간동아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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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예방 위해 콜레스테롤 잡아라!

  • 백상홍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입력2008-12-01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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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높은데, 이는 당연히 좋은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 필요한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동맥경화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고지혈증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실제로 콜레스테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콜레스테롤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Low-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 (High-density Lipoprotein) 콜레스테롤’로 구분한다. HDL 콜레스테롤은 세포들에 쌓인 나쁜 콜레스테롤을 청소하는 구실을 한다. 반면 LDL 콜레스테롤은 혈액 속에 있는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을 운반하지만 혈관을 손상시키는 주범으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우리가 걱정하는 동맥경화증도 LDL 콜레스테롤이 주된 원인으로, 결국 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 동맥경화증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식사 조절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성인의 경우 총지방량은 하루 칼로리 섭취량의 30%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규칙적인 유산소운동이다. 운동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걷기, 수영, 춤추기, 자전거 타기와 같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함으로써 적절한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거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는 약물요법이 효과적이다. 약물요법에는 ‘스타틴’이라는 지질강하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스타틴은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동맥경화증의 진행을 차단해 심혈관 질환의 발생을 감소시킨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대부분 심장병을 앓을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나 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 이를 통해 스타틴의 혈관 보호 효과가 입증됐음을 알 수 있다.

    심장병 예방 위해 콜레스테롤 잡아라!

    백상홍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심장내과 교수

    그러나 최근에는 스타틴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정상이지만 염증 표지자인 hsCRP(C-reactive Protein)가 높은 사람들(LDL 콜레스테롤 130mg/dl 미만, hsCRP 2.0mg/l 이상)이 복용할 경우에도 심혈관 질환 발생을 1차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져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임상연구 참가자들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평균 108mg/dl로 정상에 가까웠는데, 약 2년간 ‘로수바스타틴’(제품명: 크레스토)을 복용한 뒤엔 평균 55mg/dl까지 낮아졌다. 또한 hsCRP 수치도 절반가량 감소했으며, 심혈관 질환 발생률도 상대적으로 절반 가까이(44%) 줄어들었다. 이 밖에 약제의 안전성도 위약군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어느 정도까지 낮추는 것이 가장 좋은가’는 앞으로도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일단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55mg/dl까지 낮추는 게 심혈관 질환의 1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데, 마침내 스타틴이 이러한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가능성을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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