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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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놀 수 있어야 선진국 되거든요”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입력2008-10-27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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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놀 수 있어야 선진국 되거든요”
    “제 연구실은 저만의 놀이터입니다. 자신의 방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여가 사랑의 시작입니다.”

    명지대 여가문화연구센터 휴먼경영연구원 김정운(46) 교수의 서울 상암동 DMC 산학협력연구센터 사무실은 온갖 여가거리로 가득하다. 최신 오디오에서부터 장난감, 골프연습기구, 편해 보이는 의자까지. 그의 말대로 놀이터를 떠올릴 만하다.

    김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인 여가 전도사. 한국 국가경쟁력 하락에 대한 진단도 독특하다. 그는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동시간이 가장 긴데도 선진국이 되지 못한 이유를 여가경쟁력이 부족해서라고 분석한다.

    “세계 역사를 돌이켜보면 빨리 성장한 국가일수록 빨리 망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해서 성장하던 시대는 지났죠. 창조경영이 주목받고 녹색성장이 강조되는 지금, 여가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경제가 어려우니 여가를 따지는 건 배부른 소리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법하지만 그는 천만의 말씀이라고 반박한다.



    “일하는 시간이 부족해 경제 성장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여가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 성장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여가에 대한 소신을 하나둘씩 실천에 옮겼다. 명지대 석사과정에 여가경영학을 개설하고, 한국여가문화학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도 ‘창조적 행복사회를 위한 여가정책을 마련하자’는 김 교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10월22일 문광부와 한국여가학회가 공동으로 ‘2008 여가정책 심포지엄’을 가졌으며, 그는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이제 첫 단계입니다. 법적 기반도 마련돼야 하고, 여가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제도적 보완도 뒤따라야 합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라도 여가정책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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