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6

2007.12.25

굶주린 사랑 어떻게 채울까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www.sexyhan.com

    입력2007-12-19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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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굶주린 사랑  어떻게 채울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속담이 있다. 제아무리 즐겁고 아름다운 것이 눈앞에 펼쳐져도 배고프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먹다’라는 말만큼 다양하게 쓰이는 말도 드물다. “나이 한 살 더 먹는다” “뇌물 받아먹었냐?” “화장이 제대로 먹었다” “감동 먹었다” 등.

    식욕과 성욕은 뇌에서 느끼고 조절되는데, 같은 뿌리에서 나왔으므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식욕도 성욕도 생기지 않는다.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모르고, 섹스를 해도 남성은 지루가 되고 여성은 불감증이 된다.

    반대로 흔히 마음이 공허하면 배가 고프다고 한다. 남편과 언제 합방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아줌마들이 양재기째 밥을 비벼먹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가 지독한 사랑에 빠지면 몇 끼를 굶어도 허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마음이 사랑으로 꽉 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레시피’(2007)라는 영화가 있다.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 주방장 케이트는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여성. 그러던 어느 날 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아홉 살짜리 조카를 떠맡으면서 생활에 변화가 시작된다. 그녀가 휴가를 얻은 잠시 동안 부주방장으로 들어온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닉으로 인해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흔들리게 된다.

    영화는 이 같은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면서 케이트가 인생의 가치와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그렇고 그런 내용이지만, 영화 팸플릿의 문구처럼 “사랑보다 맛있는 요리는 없다”에 차츰 공감하게 된다.



    그렇다. 사랑보다 맛있는 요리는 없다. 사랑으로 만든 요리만큼 뛰어난 요리도 없을 것이다. 남편들이여! 아내의 불어나는 몸매를 탓하지 말라. 양재기에 고추장 듬뿍 친 비빔밥에 숟가락 담근 아내의 모습을 본다면 달력을 들춰봐라. 빨간색 동그라미가 몇 장을 넘겨도 보이지 않는다면 밥상을 뒤엎고라도 밤새 힘써야 한다. 사랑은 최고의 요리이자 최선의 다이어트 방법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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