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9

2005.01.18

“다른 직책 맡아 영화제 집중 못할까봐”“작년 개막식 때 시장 소개 빼먹어 괘씸죄?”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5-01-14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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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고 재기발랄한 시민 영화제로 자리매김을 한 부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집행위원장(사진)의 갑작스런 해임 결정으로 파행을 빚고 있다. 2004년 12월30일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임시총회를 열어 갑자기 김홍준 집행위원장을 해촉하고 정홍택씨를 신임집행위원장으로 위촉하자 조직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했으며,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들과 김혜수 문근영 문소리 설경구 송강호 이영애 이병헌 등 인기 영화배우들도 올해 부천영화제의 작품 출품이나 참가를 거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단체들은 물론이고 부천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전문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부천시장의 인사 개입이 중단돼야 한다”는 성명을 내는 등 사태가 확대돼 올해 부천영화제가 제대로 열리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서도 ‘Pifan 정상화를 위한 모임’ 등 카페가 개설돼 해임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부천시는 김홍준 위원장을 해촉한 이유로 ‘김 위원장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을 맡아 영화제에 집중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2004년 영화제 개막식에서 사회를 본 김 위원장이 지난해 6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홍건표 부천시장 겸 조직위원장 소개를 빼먹는 등 ‘의전상의 실수’를 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영화제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김 위원장과 ‘관료’인 홍 시장의 스타일이 맞지 않아 줄곧 갈등을 빚어온 것도 원인이 됐다는 게 부천시청 인사들과 영화인들의 면담 과정에서 흘러나왔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알아서 사퇴하라’는 지속적 정치 공작이 있어왔다며 “개인의 자리 차원이 아니라 영화제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영화이론가 겸 감독 출신으로 부천판타스틱영화제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프로그래머로 참여하여 탈(脫)할리우드 영화, 독립영화 중심이라는 영화제의 성격을 만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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