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없는 박지성을 상상할 수 없듯이 청소년대표팀의 박성화 감독에게 박주영은 ‘페르소나(persona)’ 같은 존재다. 영화에서 한 감독의 예술가적인 정체성과 영화 세계를 표현하는 배우를 ‘페르소나’라고 부른다.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앞둔 6월10일(한국시간) 박 감독과 박주영은 5개월 만에 감격적으로 상봉했다. 소속팀 LG의 계속된 대표 차출 거부에다, 국가대표팀 차출로 한동안 청소년대표팀에 빠져 있던 박주영이 돌아온 것이다.
1골당 10유로 … 바로 그 지점
‘죽음의 원정’을 마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한 박주영은 무척 피곤한 모습이었다. 본인은 “체력은 걱정 없다. 스위스전도 풀타임으로 뛰겠다”고 말했지만, 그를 지켜본 박 감독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가 국가대표팀으로 뛰다 청소년팀에 복귀하면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지는 심리적 공황을 겪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때부터 박 감독의 ‘박주영 살리기’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박주영의 긴장감을 되살리고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스위스전이 벌어지기 하루 전 디지오하(DZOH) 스포츠파크에서 박 감독은 박주영을 불러다 놓고 돈내기 프리킥을 제안했다. 1골을 넣을 때마다 10유로(1만2500원)를 따는 내기였다. 박 감독은 한풀 꺾인 박주영의 킬러 본색을 돈내기로 회복시킨다는 복선을 깔고 있었다. 골키퍼는 최익형 코치가 맡았는데, 박 감독의 슛을 제대로 막지 않아 박 감독이 한때 30유로를 따며 앞서갔다.
최 코치의 봐주기에 박주영이 심통이 났다. 이때부터 박주영의 컴퓨터 킥이 살아났다. 잇따라 구석을 강타하는 프리킥이 위력을 발휘하며 결국 동점으로 내기가 마감됐다.
박 감독의 이날 돈내기가 낭떠러지에 놓인 청소년팀을 살려냈다. 6월16일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0대 1로 지고 있던 후반 44분 박주영이 프리킥 골로 한국의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어낸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이 킥한 위치가 바로 돈내기를 했던 지점이었다.
유럽 스카우터들 예의 주시
박 감독은 이날 박주영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기용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그에게 “부담 없이 맘껏 해보라”고 주문했다. 후반 3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데다 후반 26분 공중 볼을 다투다 왼쪽 팔꿈치가 탈골되는 불운을 거듭하다가 박 감독과 내기를 벌인 바로 그 지점에서 건재함을 알린 것이다.
이날 골로 박주영은 이곳 네덜란드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실 이번 대회에 파견된 국제축구연맹(FIFA) 직원들은 이미 박주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의 기도 세리머니는 이곳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이미 FIFA 홈페이지에는 박주영의 배너가 뜰 만큼 그의 유명세는 유럽에서도 번져 있었다. FIFA는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터뜨리자 박주영의 기도 세리머니를 집중 부각시켰다.
네덜란드에서 느낀 또 한 가지는 박주영에 대한 유럽 스카우터들의 움직임이다. 네덜란드 종합일간지인 ‘데 텔레그라프’는 6월14일자 기사를 통해 히딩크 감독의 사진과 함께 ‘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과 아약스가 박주영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고, 현지에서 만난 핌 베어벡 전 한국대표팀 수석코치는 “영국 클럽들이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해줬다.
나이지리아전을 마친 뒤 박주영은 왼팔을 깁스한 채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등장했다. “정말 아팠어요.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몹시 기분이 나빴는데 돌아보니 동료들이 웃고 있더라고요. 동료들이 나를 위하는구나 생각하니 안 뛸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앞둔 6월10일(한국시간) 박 감독과 박주영은 5개월 만에 감격적으로 상봉했다. 소속팀 LG의 계속된 대표 차출 거부에다, 국가대표팀 차출로 한동안 청소년대표팀에 빠져 있던 박주영이 돌아온 것이다.
1골당 10유로 … 바로 그 지점
‘죽음의 원정’을 마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에 도착한 박주영은 무척 피곤한 모습이었다. 본인은 “체력은 걱정 없다. 스위스전도 풀타임으로 뛰겠다”고 말했지만, 그를 지켜본 박 감독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박 감독은 어린 선수가 국가대표팀으로 뛰다 청소년팀에 복귀하면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지는 심리적 공황을 겪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때부터 박 감독의 ‘박주영 살리기’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박주영의 긴장감을 되살리고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스위스전이 벌어지기 하루 전 디지오하(DZOH) 스포츠파크에서 박 감독은 박주영을 불러다 놓고 돈내기 프리킥을 제안했다. 1골을 넣을 때마다 10유로(1만2500원)를 따는 내기였다. 박 감독은 한풀 꺾인 박주영의 킬러 본색을 돈내기로 회복시킨다는 복선을 깔고 있었다. 골키퍼는 최익형 코치가 맡았는데, 박 감독의 슛을 제대로 막지 않아 박 감독이 한때 30유로를 따며 앞서갔다.
최 코치의 봐주기에 박주영이 심통이 났다. 이때부터 박주영의 컴퓨터 킥이 살아났다. 잇따라 구석을 강타하는 프리킥이 위력을 발휘하며 결국 동점으로 내기가 마감됐다.
박 감독의 이날 돈내기가 낭떠러지에 놓인 청소년팀을 살려냈다. 6월16일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서 0대 1로 지고 있던 후반 44분 박주영이 프리킥 골로 한국의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어낸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주영이 킥한 위치가 바로 돈내기를 했던 지점이었다.
유럽 스카우터들 예의 주시
박 감독은 이날 박주영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기용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그에게 “부담 없이 맘껏 해보라”고 주문했다. 후반 3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데다 후반 26분 공중 볼을 다투다 왼쪽 팔꿈치가 탈골되는 불운을 거듭하다가 박 감독과 내기를 벌인 바로 그 지점에서 건재함을 알린 것이다.
이날 골로 박주영은 이곳 네덜란드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실 이번 대회에 파견된 국제축구연맹(FIFA) 직원들은 이미 박주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특히 그의 기도 세리머니는 이곳에서도 크게 화제가 됐다. 이미 FIFA 홈페이지에는 박주영의 배너가 뜰 만큼 그의 유명세는 유럽에서도 번져 있었다. FIFA는 박주영이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터뜨리자 박주영의 기도 세리머니를 집중 부각시켰다.
네덜란드에서 느낀 또 한 가지는 박주영에 대한 유럽 스카우터들의 움직임이다. 네덜란드 종합일간지인 ‘데 텔레그라프’는 6월14일자 기사를 통해 히딩크 감독의 사진과 함께 ‘에인트호벤의 히딩크 감독과 아약스가 박주영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고, 현지에서 만난 핌 베어벡 전 한국대표팀 수석코치는 “영국 클럽들이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해줬다.
나이지리아전을 마친 뒤 박주영은 왼팔을 깁스한 채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등장했다. “정말 아팠어요. 페널티킥을 실축했을 때 몹시 기분이 나빴는데 돌아보니 동료들이 웃고 있더라고요. 동료들이 나를 위하는구나 생각하니 안 뛸 수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