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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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음악 작곡 … 공학도의 외도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0-01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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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레음악 작곡 … 공학도의 외도
    한 가지 재주도 별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사람들은 김성민씨(30)의 이력을 부러워할 것이 분명하다. 서울대 섬유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김씨는 5월7일부터 10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되는 창작발레 ‘칼멘 샌디에고의 행방’에서 음악을 담당한 작곡가이기도 하다. 그는 컴퓨터와 신디사이저 등을 사용해 17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1시간 분량의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했다. 이 방대한 작업을 5개월간 혼자서, 그것도 박사논문을 쓰면서 해냈다니 놀랍기만 하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워 음악에 친숙한 편이에요. ‘칼멘 샌디에고의 행방’을 안무한 누나(김나영)의 부탁으로 음악을 맡게 되었는데, 누나가 각 장면의 분위기와 줄거리 등을 설명하면 거기에 맞게 곡을 썼습니다. ‘칼멘 샌디에고의 행방’은 탐정과 범인이 주인공인 발레여서 기존 음악을 가지고 편집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거든요.”

    ‘칼멘 샌디에고의 행방’은 컴퓨터 게임에서 소재를 얻은 특이한 작품이다. 이같이 독특한 발레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김씨는 초현실적 분위기의 음악부터 탱고, 차차차 같은 춤곡, 그리고 클래식한 느낌의 음악까지 다양한 곡들을 작곡했다. “여러 장르가 등장하지만 듣기에는 쉽다고 느껴질 거예요.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작곡하려고 많이 애썼습니다.”

    한때 작곡과에 진학할 생각도 했던 김씨는 중학교 때 컴퓨터에 빠지면서 공과대학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그러나 공부하는 중에도 취미 삼아 틈틈이 작곡을 했다. ‘이번 작업도 컴퓨터로 작곡한 후, 신디사이저로 연주해 CD로 녹음했습니다. 작곡료요? 오히려 곡을 발표할 기회를 준 누나에게 감사해야죠.”

    좋아하는 일이라 논문 쓰는 중에도 밤새워 작곡하는 일이 즐거웠다는 김씨는 앞으로 연주곡들을 작곡해 음반을 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공학을 전공한 것이 음악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돼요. 컴퓨터는 물론 음향학 같은 분야에 아무래도 익숙하니까요.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물론 공학을 택하겠지만 음악에 대한 꿈은 앞으로도 계속 가지고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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