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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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다리에도 봄은 오는가

  • 입력2006-02-06 13: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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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앗긴 다리에도 봄은 오는가
    부산을 출발한 국도 1호선은 대구-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온다. 그러나 서울은 종착점이 아니다. 이 길은 개성-평양을 걸쳐 신의주에 이르러야 비로소 “다 왔다”는 긴 숨을 토해놓을 수 있다.

    하지만 국도 1호선은 판문점 옆 사천강 위에 걸쳐진 다리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해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이 다리는 한국전쟁이 끝난 뒤 포로교환이 이뤄진 곳이다. 한 번 이 다리를 건너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한다. 그래서 얻은 이름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이다. 지금 이 다리는 UN군이 관할하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과 인민군이 관할하는 북한측 비무장지대를 잇고 있어, 더더욱 건널 수 없다.

    지난 2월23일 이 을씨년스러운 다리 위로 눈이 내렸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다리에 올라가 발자국을 찍지 못했다. 반세기에 걸친 냉전(冷戰) 때문이다.

    누가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 발자국을 찍을 것인가. 누가 이 다리 너머로 국도 1호선을 달려나가게 할 것인가. 세계적인 냉전은 끝났고, 한국전쟁은 발발 50주년을 맞았건만 통일의 꿈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 사진 : 발자국 없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국도 1호선은 이 다리 위를 지난다. 이 다리 앞에 있는 UN군 초소도 78년 8·18도끼만행사건 이후 비워둔 채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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