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세상을 뒤흔든다.’ 최근 기업 경영자들처럼 이 말을 실감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인터넷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각 개인에게도 화상 채팅, 사이버 커뮤니티,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해 전혀 새로운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느끼는 ‘인터넷 경영’에 대한 압박감은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선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전기-전자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산업들이 급격히 관심권에서 멀어져 가면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비즈니스가 산업의 핵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들 관심도 이러한 분야에만 모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고민덩어리를 안고 있는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대기업들. 대형 장치산업으로 매출을 유지해오던 대기업들은 벤처기업의 톡톡 튀는 아이템과 유연한 경영방식 앞에서 적지 않은 사업 분야를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늦을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이 분사 방식을 통해서 업무의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적대 기업간 합병 초읽기
자연스레 대규모 매출과 대형 장치산업에 익숙하던 기업들 중 인터넷 분야에 먼저 뛰어든 기업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벤처기업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나선 경우도 있다. ‘거품 매출’의 전형적 형태로 꼽히던 대형 종합상사 삼성물산이 발빠르게 변신하면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사업 분야를 선점하고 나서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례다.
올해를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원년으로 선언한 삼성물산은 이 분야에만 총 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자본은 없지만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을 선발해 자금을 지원하는 ‘벤처 과거’ 제도를 도입하는 등 중소 규모 벤처기업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의 핵심인 택배사업에까지 진출했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앤더슨 컨설팅과 공동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는 등 ‘인터넷 폭풍’에 주도적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의 발빠른 변신에 대해서는 재계 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분야에서 미래형 승부산업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룹 내부에서 이 분야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변신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는 아예 업계 내의 경쟁기업끼리 합병해 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에너지 기업인 아베베-알스톰은 현재 발전설비 분야에서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과 독일의 지멘스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그러나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아베베(ABB)와 프랑스의 알스톰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던 라이벌 기업. 이 두 기업이 에너지 운송 분야나 수송 설비 제작 등 각 회사의 고유 분야는 그대로 유지한 채 에너지 설비 분야만 분리, 합병해 제3의 기업으로 재출발하면서 1위 기업을 제치는 역전극을 연출한 것이다. 아베베 알스톰 코리아 알랭 인아드 부사장은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영업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합병이 불가피했다. 시장의 요구는 합병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2, 3위 기업이 합병해 1위 기업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서거나 2위로 밀린 기업이 4위 기업과 합병해 다시 1위로 올라서는, 이른바 ‘메가 머저’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국내 기업들로 보자면 누가 이러한 적대 기업간 합병 움직임에 불을 붙이는지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또 기업간 합병이 아니더라도 전자상거래 발달에 따라 경쟁기업끼리 구매 분야만 제휴, 합병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자재나 부품 구매에 따르는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LG 등의 핵심 계열사들은 지난해 말 공동 구매를 위해 업무 제휴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식품업체인 켈로그나 푸르덴셜 생명 등 업종이 다른 기업들끼리도 공동구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제휴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산업의 경우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르다.
미국의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구매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시장 조사, 가격 비교, 가격 협상에서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최대 10주 이상 걸리던 기간을 단 며칠로 단축할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는 기업간 구매 시스템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고 있다.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3사는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업자, 자동차보험회사 등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동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하면 자동차 설계에서 부품 출하, 대금지불 등의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대표적 전통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인터넷과 만나면서 어떻게 변모해 갈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제조, 유통 과정이 단축되면 수많은 기업들이 자연스레 도태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전체 생산 과정에서 물류를 제외한 유통이나 중개 업무를 담당하던 기업들은 당장 일거리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조윤제교수(경제학)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경쟁 무대가 국내에서 세계로 확대되면 1위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머지 기업들의 상당수가 시장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진정한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우선 자동차 반도체 조선 철강 전기-전자 등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던 산업들이 급격히 관심권에서 멀어져 가면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비즈니스가 산업의 핵으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부분의 직장인들 관심도 이러한 분야에만 모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고민덩어리를 안고 있는 기업은 뭐니뭐니해도 대기업들. 대형 장치산업으로 매출을 유지해오던 대기업들은 벤처기업의 톡톡 튀는 아이템과 유연한 경영방식 앞에서 적지 않은 사업 분야를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늦을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이 분사 방식을 통해서 업무의 효율성을 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내 적대 기업간 합병 초읽기
자연스레 대규모 매출과 대형 장치산업에 익숙하던 기업들 중 인터넷 분야에 먼저 뛰어든 기업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대기업이 앞장서서 벤처기업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나선 경우도 있다. ‘거품 매출’의 전형적 형태로 꼽히던 대형 종합상사 삼성물산이 발빠르게 변신하면서 전자상거래와 인터넷사업 분야를 선점하고 나서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례다.
올해를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원년으로 선언한 삼성물산은 이 분야에만 총 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자본은 없지만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을 선발해 자금을 지원하는 ‘벤처 과거’ 제도를 도입하는 등 중소 규모 벤처기업 지원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의 핵심인 택배사업에까지 진출했다.
현대종합상사 역시 앤더슨 컨설팅과 공동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마스터 플랜을 마련하는 등 ‘인터넷 폭풍’에 주도적으로 맞서고 있다.
삼성의 발빠른 변신에 대해서는 재계 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분야에서 미래형 승부산업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룹 내부에서 이 분야 진출을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기업의 변신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는 아예 업계 내의 경쟁기업끼리 합병해 버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에너지 기업인 아베베-알스톰은 현재 발전설비 분야에서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과 독일의 지멘스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기업이다. 그러나 스위스에 본사를 둔 아베베(ABB)와 프랑스의 알스톰은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던 라이벌 기업. 이 두 기업이 에너지 운송 분야나 수송 설비 제작 등 각 회사의 고유 분야는 그대로 유지한 채 에너지 설비 분야만 분리, 합병해 제3의 기업으로 재출발하면서 1위 기업을 제치는 역전극을 연출한 것이다. 아베베 알스톰 코리아 알랭 인아드 부사장은 “시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영업망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합병이 불가피했다. 시장의 요구는 합병으로 갈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2, 3위 기업이 합병해 1위 기업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서거나 2위로 밀린 기업이 4위 기업과 합병해 다시 1위로 올라서는, 이른바 ‘메가 머저’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국내 기업들로 보자면 누가 이러한 적대 기업간 합병 움직임에 불을 붙이는지만이 남아 있는 것이다.
또 기업간 합병이 아니더라도 전자상거래 발달에 따라 경쟁기업끼리 구매 분야만 제휴, 합병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자재나 부품 구매에 따르는 거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 현대 LG 등의 핵심 계열사들은 지난해 말 공동 구매를 위해 업무 제휴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식품업체인 켈로그나 푸르덴셜 생명 등 업종이 다른 기업들끼리도 공동구매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제휴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수많은 부품을 생산하는 자동차산업의 경우는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빠르다.
미국의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는 전자상거래를 이용해 구매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시장 조사, 가격 비교, 가격 협상에서 최종 계약에 이르기까지 최대 10주 이상 걸리던 기간을 단 며칠로 단축할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는 기업간 구매 시스템을 근본부터 바꾸어 놓고 있다. 미국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3사는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부품업자, 자동차보험회사 등이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공동망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하면 자동차 설계에서 부품 출하, 대금지불 등의 모든 과정을 거치면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대표적 전통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인터넷과 만나면서 어떻게 변모해 갈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제조, 유통 과정이 단축되면 수많은 기업들이 자연스레 도태되는 현상도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선 전체 생산 과정에서 물류를 제외한 유통이나 중개 업무를 담당하던 기업들은 당장 일거리를 잃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강대 조윤제교수(경제학)는 “전자상거래를 통해 경쟁 무대가 국내에서 세계로 확대되면 1위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머지 기업들의 상당수가 시장에서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진정한 서바이벌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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