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대형
전기 SUV 기아 EV9. [기아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ad/fd/67caadfd1642d2738252.jpg)
한국 최초 대형 전기 SUV 기아 EV9. [기아 제공]
과거 전기차는 작고 가벼우며 효율을 중시하는 모델이 주를 이뤘다. 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했고, 충전 인프라도 확충됐다. 이에 자동차업계는 대용량 배터리와 고출력 모터를 탑재한 대형 SUV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패밀리카와 장거리 여행용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도 이런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선택지가 부재해 내연기관 차량을 탈 수밖에 없던 소비자에게 7인승 전기 SUV는 꽤 매력적인 모델로 다가온다. 실제로 기아 EV9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9이 출시와 동시에 큰 호응을 얻으며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EV9·아이오닉 9 패밀리카로 인기
EV9은 한국 최초 대형 전기 SUV다. 전장 5m, 전폭 2m에 육박하는 크기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6개의 독립형 좌석을 배열한 넓은 실내 공간과 최고출력 203~384마력의 주행 성능을 선보인다. 고속도로자율주행(Highway Driving Pilot·HDP) 기능과 10년 20만㎞ 배터리 보증도 소비자의 관심을 끈 요소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가 선보인 첫 대형 전기 SUV다. 첨단 사륜구동(AWD) 시스템과 디스커넥터 액추에이터 시스템(DAS·이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자유롭게 전환) 등을 갖춰 눈길에서도 주행이 안정적이다. 최고출력 428마력, 최대 주행거리 532㎞ 등 성능 면에서도 경쟁력이 탁월하다. 아이오닉 9의 축간거리는 3130㎜로 현대차 라인업 중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초고속 350㎾ 충전 기술도 제공하는데, 약 24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
수입차에서도 7인승 전기 SUV를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푸조가 선보인 뉴 E-5008은 넓은 실내 공간과 최대 660㎞(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WLTP) 기준)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영구자석형 동기 모터(PMSM) 기술을 적용해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렸으며, 이륜구동 및 사륜구동 옵션도 제공한다. 대형 중앙 터치스크린과 21인치 HD 파노라믹 스크린, 인공지능(AI) 기반 ‘아이-커넥트 어드밴스드’ 기능 등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돋보인다.
고급 수입차로 시선을 돌리면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를 만날 수 있다. 전기 SUV의 S클래스를 표방하는 럭셔리 모델로, 전용 플랫폼 ‘EVA2’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최대 7명까지 탑승 가능한 넉넉한 공간, 급속 충전 시 최대 200㎾까지 지원하는 배터리 시스템, 사륜구동(4MATIC) 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진 않았지만 볼보 EX90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7인승 전기 SUV다. EX90는 볼보의 안전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을 두루 갖췄다. 공기저항계수(Cd) 0.29로 주행 효율성을 높인 동시에 다양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친환경성을 강조했으며, 엔비디아나 퀄컴 등 글로벌 테크 기업과 협업해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혁신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전기 SUV 현대 아이오닉 9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https://dimg.donga.com/ugc/CDB/WEEKLY/Article/67/ca/af/49/67caaf4905e2d2738252.jpg)
혁신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전기 SUV 현대 아이오닉 9 내부. [현대자동차 제공]
넓은 실내 공간, 혁신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직 출시되지 않은 7인승 전기 SUV도 있다. 체코 자동차 제조사 스코다는 2022년 공개된 비전 7S 콘셉트를 바탕으로 제작한 7인승 전기 SUV 스페이스를 최근 선보였다. 전장 4.9m에 최대 주행거리는 약 600㎞다. 양산형 모델에는 기존 콘셉트보다 현실적인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폭스바겐그룹의 최신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 성능 면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6년 출시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GV90 콘셉트를 지난해 공개했다. GV90는 제네시스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eM)을 기반으로 개발돼 최대 500㎞(WLTP 기준) 주행거리와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갖췄으며, 최신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탑재해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전기 SUV는 공통점이 있다. 배터리팩이 차량 바닥에 밀집해 있어 탑승자에게 제공되는 실내 공간이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실내 디자인 측면에서도 고급 소재와 혁신적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결합해 움직이는 호텔 같은 인상을 준다. 강력한 성능과 주행 안정성 역시 공통점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최신 기술이 적용된 모델들은 내연기관 SUV 대비 높은 성능을 보인다. 20~30분 내 충전이 장거리 주행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뿐 아니라, 다양한 안전 및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한다.
‘거거익선(巨巨益善)’이라 했던가. 강력한 동력과 첨단 편의 장치, 더욱 넓은 실내 공간을 발판 삼아 7인승 전기 SUV가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