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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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정치 외도’ 이익 창출할까

이계안 전 현대카드 회장 열린우리당 입당 … “경제발전 일조 vs 또 ‘팽’당할까” 뒷말 무성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4-02-19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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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정치 외도’ 이익 창출할까

    이계안 전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 회장(맨 오른쪽)이 2월15일 서울 여의도 열린우리당 당사에서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현대의 대표적 전문경영인 중 한 명인 이계안 현대카드 및 현대캐피탈 회장이 결국 정치를 선택했다. 열린우리당(이하 우리당) 후보로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2월13일 회장직을 사임하고 이틀 후 우리당에 입당한 것. 이회장은 서울 지역이나 고향인 경기 평택에 출마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으로서 총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이회장이 처음이다.

    이회장은 1976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현대석유화학,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현대자동차 등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95년 상무 승진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쳐 98년 사장에 올라 ‘40대 대기업 사장 시대’를 연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회장은 2월13일 주변 사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17대 국회에서만 일하고 그 이후에는 신학을 공부해 비(非)정부기구(NGO)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회장은 그동안 각 당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경제 우선’을 내건 각 당으로서는 이회장과 같은 성공한 전문경영인 영입은 당의 이미지와 지지도 제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 우리당으로서는 ‘대어’를 낚음으로써 기선 제압에 성공한 셈이 됐다. 당장 민주당은 “오직 총선 승리만을 위해 기업인을 가만 놔두지 않는 일이 민주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17대 국회에서 일한 후 봉사활동”

    재계에서는 이회장의 우리당 입당을 갑작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명박 전 현대건설 회장(현 서울시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 등과 함께 현대를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히던 그가 ‘정치 외도’를 하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사위 정태영씨가 현대카드 및 현대캐티탈 사장으로 버티고 있어 그가 할 일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들어온 상황에서 이미 예상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그가 오래 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을 들어 ‘예상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01년 7월 현대차 사장에서 전격 경질돼 현대캐피탈 회장으로 옮긴 이후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겉돌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당시 정회장의 신임을 받던 이모 전무가 이회장의 ‘약점’을 정회장에게 직보한 것이 현대캐피탈로 옮기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고 귀띔했다.

    우리당 일각에서도 이회장 영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2002년 11월 초 현대차그룹이 한나라당에 ‘차떼기’로 100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제공할 당시 그가 현금 마련을 도맡았던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당 관계자는 “이회장이야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해도 그가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 중인 회사가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연루됐는데, 정치개혁을 외치는 우리당이 그를 영입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편 우리당에서는 삼성그룹 전문경영인 출신의 한행수 전 삼성라이온스 사장이 민생경제 특별본부(본부장 정덕구 전 산업자원부 장관) 수석 부본부장을 맡고 있다. 한부본부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3년 선배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우리당이 한부본부장을 영입한 것에 대해서도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한부본부장은 외환위기 이후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직을 맡아 ‘공격 경영’을 펼쳤으나 부실만 키웠다는 평가를 받은 끝에 99년 말 삼성라이온스 사장으로 전보된 후 1년여 만에 삼성을 떠났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전문경영인의 정계 진출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경제를 잘 아는 전문경영인들이 정계에 많이 들어가면 ‘기업 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데도 앞장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인 출신으로 정치권에 진출했다가 중견 정치인으로 성장한 경우가 얼마나 되느냐”면서 “결국 ‘장식용’으로 영입됐다 ‘팽’당하는 경우가 많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면 무조건 징발하려는 정치권의 태도도 과거 ‘정치 우위’ ‘정치 과잉’ 시대의 좋지 못한 유산”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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