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전사의 지역구 다툼박근혜 의원(왼쪽)과 손희정 의원.
4월11일, 한나라당 대구 달성군 지구당 지구당사무실 개소식. 이해봉, 박창달, 백승홍, 안택수 의원 등 TK인사 6명이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한때 박의원 후원회원이던 달성상공회의소 회원은 물론 대구시의원과 달성군의원 등 지방의원도 대거 참석, 힘을 보탰다. 지역신문의 한 기자는 “사무실 개소식이야 늘상 있는 일이지만 지역구 의원이 이처럼 몰린 것은 박의원을 겨냥한 손의원측의 세 과시 성격이 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박의원측이 달성 재탈환에 강한 의욕을 보이자 손의원측이 ‘선수’를 쳤다는 것이다. 손의원은 인사말에서 “절대 당원동지 곁을 떠나지 않고 정치생명을 함께할 것”이라고 박의원을 겨냥한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박의원도 지지 않았다. 다음 날인 12일, 박의원은 한국문화재단장학금 수여식을 명분으로 지역구를 찾았다. 대선 이후 첫 방문이다. 장학금 수여식은 3월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지역구 출마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뒤로 미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역구 행사를 연 것은 ‘출사표’로 보기에 충분하다. “이제 자주 찾겠다”는 박의원의 인사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박의원은 이에 앞서 지역기자를 만나 지역구에 대한 진한 애정을 표시, 손의원측을 긴장시켰다.
“(출마 지역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를 계속한다면 ‘달성’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박의원은 “할 일이 아직 남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때 국민지지도 30%를 상회했던 대선후보가 지역구 경쟁에 나서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결국 ‘내년 총선은 달성에서 출마한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탈당과 입당 등으로 정치적 부침을 거듭한 박의원에게 내년 총선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달성’의 분위기는 박의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집 나간 사람’이란 지역구의 시각이 아직 다 걸러지지 않았고 “(이회창 총재를) 그렇게 흔들어댔으니…”라고 못마땅해하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도 여전하다. 박의원측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한 측근은 “(선거에서) 쉬운 곳이 있느냐”고 말한다. 어제의 동지와 경쟁에 나선 박의원측은 선의의 경쟁을 입에 올린다. “나보다 능력 있는 사람이라면 양보하겠다”는 것이다. 손의원측은 “지역구 위원장은 나”라며 선점 논리를 강조한다. 두 여전사의 지역구 다툼은 갈수록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