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국군기무사령관…. 국민의 사회생활과 경제활동, 국가안위와 관련한 부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의 핵심 직책들이다. 지난 5월26일 신승남씨(전남 영암 출신)가 검찰총장에 취임함으로써 김대중 정부에서 이 자리들은 모두 호남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신건 국정원장과 이무영 경찰청장은 전북 전주, 신광옥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전남 광주, 안정남 국세청장은 전남 영암, 이남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북 김제, 김필수 국군기무 사령관은 전북 고창 출신이다.
이 때문에 시중에선 YS 정권 초기 7대 기관장을 모두 영남 출신으로 임명한 것(‘표’ 참조)에 빗대 김대중 정부 역시 역대 정권의 지역편중 인사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론이 무성하다. 따지고 보면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란도 호남편중 인사를 희석하려는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다.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7대 사정-수사 기관의 수뇌자리에 자신의 출신지역 인사들을 얼마나 많이 앉혔을까. 그리고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인맥을 전진배치한 이면엔 어떤 정국운영 구상이 담겨 있을까. DJ 정권 집권 하반기에 완결한 ‘호남 친위체제’를 보면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본적과 출생지,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출신지역을 영남, 호남, 충청, 서울`-`경기, 강원, 제주, 북한으로 나누었을 때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1980년부터 2001년 5월 현재까지 7대 기관의 89명 전-현직 기관장 중 73%(65명)가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이었다. 흥미 있는 대목은 민주화세력이 집권한 YS와 DJ 정권에서 오히려 사정기관의 지역편중 인사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전두환 정권 때 7대 기관장의 대통령 동향 출신 비율은 58.6%로 4개 정권 중 가장 낮았다. 노태우 정권은 78.2%였다. 그러나 YS 정권 때는 89.4%로 올라갔다. DJ 정권의 동향 출신 비율은 4개 정권의 평균(73%)과 거의 비슷한 72.2%(18명 중 13명)였다.
역대 89명 중 대통령 동향 출신이 73%
7대 기관은 말하자면 ‘권력의 진검’(眞劍)이다. 예를 들어 군 장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승진이다. 승진 심사 때는 승진 대상자의 사생활까지 추적한 기무사의 조사자료가 첨부된다. 군 검찰단 관계자는 “기무사 자료에 이상한 내용이 올라가면 무조건 떨어진다. 인사에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무사 권력이 막강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기관은(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정부 부처와 산하단체, 공기업, 여권 내 주요 인사들이 통치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음은 한나라당 한 의원이 말하는 요직 인사의 중요성이다. “야당 생활을 할 때 총재가 자기도 잘 모르는 사람을 주위의 추천만 믿고 원내총무에 앉힌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총무가 사사건건 총재의 뜻에 반하는 쪽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총무가 제대로 통제가 안 되니 총재는 정치적 입지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 총재는 밖으로 말은 못했지만 그 인사를 두고두고 후회했다.”
정치인들은 “권력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 집권 후반기에도 동향 출신을 사정기관장에 앉히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퇴임 1년 9개월을 남긴 1996년 중반 YS 정권의 7대 기관장 중 6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김기수 검찰총장은 경남 양산, 박일룡 경찰청장은 부산, 문종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서울, 권영해 국가정보원장은 경북 월성, 임채주 국세청장은 경북 영일, 김인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경남 밀양, 임재문 국군기무사령관은 경남 함양 등.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조지아 마피아론’으로 7인 인사를 설명했다. “미국 카터 대통령도 행정부를 구성할 때 고향인 조지아주 출신을 대거 등용하지 않았나. 사정 요직엔 대통령과 호흡이 맞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 설훈 의원 역시 “7인이 모두 호남인이라고 해서 국정 운영을 잘못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편중 인사 시비가 일어날 때마다 미국의 예를 드는 것은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였다.
고려대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는 “사정기관장 인사야말로 ‘조폭인사’로 규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폭인사’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함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성, 지역대표성, 도덕성, 통치권자에 대한 충성도라는 고위직 인선의 기준 중 ‘충성도’만을 고려한 인사였다. 사정기관 독식은 대통령 주변 가신집단과 잘 통하는 사람만 중용하는 데서 파생한 현상으로, 본질은 지역차별이 아닌 가신정치의 폐단에 있다. 사정기관의 권력이 광범위하게 미치는 정부기관-공기업에도 비슷한 인사 난맥이 나타난다. 이러니 지역감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정부의 개혁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역대정권과는 다르게 지역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크다는 게 정치학자들의 견해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현 사정기관 인적 구성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했다. “현재 국민의 정부 사정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은 대부분 DJ의 비선그룹이 추천했거나 이들과 인간적 친밀도가 높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특정 사안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이 즉각적으로 사정기관에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대통령이 굳이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비선 시스템이 핫라인 구실을 하는 것이다. 사정기관을 통해 정국의 변화를 모색하려 한다면 기동성과 순발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하는 것임은 틀림없다.”
이 관계자는 “7대 기관장의 호남 출신 독점인사는 내부적으로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밖으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집권당 프리미엄’의 극대화를 노린 수”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정권 말기 공직자들이 눈치보기, 줄대기를 하면 개혁은 실패한다. 대통령은 강력한 사정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이들을 다잡아 지금까지 벌인 개혁을 완수하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측근은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처리, 선거사범 마무리, 내년 지방선거 대비가 사정기관의 일차적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권에 불리한 대선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 사정기관을 가동한다면 그 시기는 적어도 내년 1월 이전이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럼에도 사정기관의 친위체제 구축이 당장 ‘경천동지’할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DJ의 인기가 높던 지난 3년 반 동안 ‘세풍’ ‘총풍’ ‘안기부 자금유용’ 등 각종 사정사건이 끊이지 않았지만 여-야 구도의 큰 틀은 깨지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다. 여권 고위인사는 “지금으로선 여권 내부의 권력누수를 막는 일이 더 급하다. 특정세력을 겨냥한 ‘기획사정’은 현재의 여권 파워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인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므로 결과로 평가해 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국민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일부 인사들은 “인선의 과정도 중요하다”며 여권의 시각을 반박한다. 참여연대에서 3년째 의정감시활동을 벌이는 이강준 간사는 “주요 사정기관장의 인사가 밀실에서 이뤄지는 게 현 정부 인사의 난맥상”이라고 주장한다. 사정기관장들은 엄청나게 큰 권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투명한 인선으로 업무의 중립성을 보장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간사는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자민련 출신 관료-기관장들의 자질 시비, 공기업 낙하산 등 인사문제는 고비 때마다 현 정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 여당 의원은 경찰청장 유임을 두고 “‘모양새’ 때문에 사람을 바꾸진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에 맞설 자신감이 집권당에 아직 남아 있다’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번 안동수 인사파문으로 김대통령이 입은 상처는 커보인다. 이는 사정 기관장의 힘을 빼는 일이다. 사정기관장 인사를 할 때 의도한 원래 구상이 갑작스런 상황변화로 흐트러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앞으로 3개월 정도 주목하면 사정기관 인사와 DJ 정국운영의 함수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본다. 함교수는 “역대 정권들은 정권 말기에 고향 인사들로 친정체제를 강화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중에선 YS 정권 초기 7대 기관장을 모두 영남 출신으로 임명한 것(‘표’ 참조)에 빗대 김대중 정부 역시 역대 정권의 지역편중 인사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론이 무성하다. 따지고 보면 안동수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벌어진 소란도 호남편중 인사를 희석하려는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다.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7대 사정-수사 기관의 수뇌자리에 자신의 출신지역 인사들을 얼마나 많이 앉혔을까. 그리고 이번에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인맥을 전진배치한 이면엔 어떤 정국운영 구상이 담겨 있을까. DJ 정권 집권 하반기에 완결한 ‘호남 친위체제’를 보면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본적과 출생지,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출신지역을 영남, 호남, 충청, 서울`-`경기, 강원, 제주, 북한으로 나누었을 때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1980년부터 2001년 5월 현재까지 7대 기관의 89명 전-현직 기관장 중 73%(65명)가 대통령과 같은 지역 출신이었다. 흥미 있는 대목은 민주화세력이 집권한 YS와 DJ 정권에서 오히려 사정기관의 지역편중 인사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전두환 정권 때 7대 기관장의 대통령 동향 출신 비율은 58.6%로 4개 정권 중 가장 낮았다. 노태우 정권은 78.2%였다. 그러나 YS 정권 때는 89.4%로 올라갔다. DJ 정권의 동향 출신 비율은 4개 정권의 평균(73%)과 거의 비슷한 72.2%(18명 중 13명)였다.
역대 89명 중 대통령 동향 출신이 73%
7대 기관은 말하자면 ‘권력의 진검’(眞劍)이다. 예를 들어 군 장교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승진이다. 승진 심사 때는 승진 대상자의 사생활까지 추적한 기무사의 조사자료가 첨부된다. 군 검찰단 관계자는 “기무사 자료에 이상한 내용이 올라가면 무조건 떨어진다. 인사에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무사 권력이 막강하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기관은(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지만) 정부 부처와 산하단체, 공기업, 여권 내 주요 인사들이 통치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다음은 한나라당 한 의원이 말하는 요직 인사의 중요성이다. “야당 생활을 할 때 총재가 자기도 잘 모르는 사람을 주위의 추천만 믿고 원내총무에 앉힌 적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총무가 사사건건 총재의 뜻에 반하는 쪽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었다. 총무가 제대로 통제가 안 되니 총재는 정치적 입지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 총재는 밖으로 말은 못했지만 그 인사를 두고두고 후회했다.”
정치인들은 “권력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 집권 후반기에도 동향 출신을 사정기관장에 앉히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한다. 현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퇴임 1년 9개월을 남긴 1996년 중반 YS 정권의 7대 기관장 중 6명이 영남 출신이었다. 김기수 검찰총장은 경남 양산, 박일룡 경찰청장은 부산, 문종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서울, 권영해 국가정보원장은 경북 월성, 임채주 국세청장은 경북 영일, 김인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경남 밀양, 임재문 국군기무사령관은 경남 함양 등.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조지아 마피아론’으로 7인 인사를 설명했다. “미국 카터 대통령도 행정부를 구성할 때 고향인 조지아주 출신을 대거 등용하지 않았나. 사정 요직엔 대통령과 호흡이 맞는 사람을 앉혀야 한다.” 설훈 의원 역시 “7인이 모두 호남인이라고 해서 국정 운영을 잘못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편중 인사 시비가 일어날 때마다 미국의 예를 드는 것은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였다.
고려대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는 “사정기관장 인사야말로 ‘조폭인사’로 규정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폭인사’라는 표현을 쓴 이유에 대해 함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성, 지역대표성, 도덕성, 통치권자에 대한 충성도라는 고위직 인선의 기준 중 ‘충성도’만을 고려한 인사였다. 사정기관 독식은 대통령 주변 가신집단과 잘 통하는 사람만 중용하는 데서 파생한 현상으로, 본질은 지역차별이 아닌 가신정치의 폐단에 있다. 사정기관의 권력이 광범위하게 미치는 정부기관-공기업에도 비슷한 인사 난맥이 나타난다. 이러니 지역감정은 갈수록 악화하고 정부의 개혁정책을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역대정권과는 다르게 지역차별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크다는 게 정치학자들의 견해다. 여권의 다른 관계자는 현 사정기관 인적 구성의 성격을 이렇게 규정했다. “현재 국민의 정부 사정기관의 최고 책임자들은 대부분 DJ의 비선그룹이 추천했거나 이들과 인간적 친밀도가 높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특정 사안에 대한 청와대의 의중이 즉각적으로 사정기관에 전달하는 효과를 낸다. 대통령이 굳이 직접 지시하지 않아도 비선 시스템이 핫라인 구실을 하는 것이다. 사정기관을 통해 정국의 변화를 모색하려 한다면 기동성과 순발력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야 하는 것임은 틀림없다.”
이 관계자는 “7대 기관장의 호남 출신 독점인사는 내부적으로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하면서 밖으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집권당 프리미엄’의 극대화를 노린 수”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정권 말기 공직자들이 눈치보기, 줄대기를 하면 개혁은 실패한다. 대통령은 강력한 사정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이들을 다잡아 지금까지 벌인 개혁을 완수하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측근은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에 대한 처리, 선거사범 마무리, 내년 지방선거 대비가 사정기관의 일차적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권에 불리한 대선정국을 반전시키기 위해 사정기관을 가동한다면 그 시기는 적어도 내년 1월 이전이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럼에도 사정기관의 친위체제 구축이 당장 ‘경천동지’할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DJ의 인기가 높던 지난 3년 반 동안 ‘세풍’ ‘총풍’ ‘안기부 자금유용’ 등 각종 사정사건이 끊이지 않았지만 여-야 구도의 큰 틀은 깨지지 않았다는 것이 근거다. 여권 고위인사는 “지금으로선 여권 내부의 권력누수를 막는 일이 더 급하다. 특정세력을 겨냥한 ‘기획사정’은 현재의 여권 파워로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인사는 대통령 고유 권한이므로 결과로 평가해 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주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국민 보기에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일부 인사들은 “인선의 과정도 중요하다”며 여권의 시각을 반박한다. 참여연대에서 3년째 의정감시활동을 벌이는 이강준 간사는 “주요 사정기관장의 인사가 밀실에서 이뤄지는 게 현 정부 인사의 난맥상”이라고 주장한다. 사정기관장들은 엄청나게 큰 권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투명한 인선으로 업무의 중립성을 보장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간사는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자민련 출신 관료-기관장들의 자질 시비, 공기업 낙하산 등 인사문제는 고비 때마다 현 정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 여당 의원은 경찰청장 유임을 두고 “‘모양새’ 때문에 사람을 바꾸진 않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에 맞설 자신감이 집권당에 아직 남아 있다’는 표현이었다. 그러나 이번 안동수 인사파문으로 김대통령이 입은 상처는 커보인다. 이는 사정 기관장의 힘을 빼는 일이다. 사정기관장 인사를 할 때 의도한 원래 구상이 갑작스런 상황변화로 흐트러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앞으로 3개월 정도 주목하면 사정기관 인사와 DJ 정국운영의 함수관계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본다. 함교수는 “역대 정권들은 정권 말기에 고향 인사들로 친정체제를 강화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