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발간한 인쇄 출판물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누군가? 이런 퀴즈를 낸다면 대부분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이나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또는 보들레르나 랭보의 시집이 아닐까 하고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이 퀴즈의 정답은 ‘레 미제라블’도 ‘어린왕자’도 아닌, 만화책 아스테릭스 시리즈일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모두 3억 권 이상이 팔린 것으로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1961년 고시니 글 위데르조 그림으로 ‘골 사람 아스테릭스’라는 첫번째 만화책이 나온 이래 지난 96년까지 30권의 시리즈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온 아스테릭스 만화책 31권째가 올 봄 5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드디어 출간하자 프랑스에 또다시 아스테릭스 열풍이 불고 있다. 서점과 대형 슈퍼에서 새 책 판매를 시작하기 전날 저녁 종합 뉴스 시간에 소개한 것은 물론이고, 각종 신문과 잡지가 앞을 다퉈 이 한 권의 만화책을 소개한다.
아스테릭스 만화는 프랑스의 옛 지명인 골을 시저가 점령한 직후인 기원전 50년, 로마의 잦은 공격을 제사장이 만드는 마술액(potion magique)의 힘으로 물리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한 마을 사람들, 특히 두 주인공 아스테릭스와 오벨리스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이다. 초인적 힘을 주는 마술액은 다소 황당하기는 하지만 프랑스인들이 일상생활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농담삼아 “마술액을 마셔야겠군”이라고 중얼거릴 정도로 유행처럼 번져간다.
사회성과 예술성을 갖춘 프랑스의 성인만화가 일부 성인 마니아들에게만 사랑받는 반면 아스테릭스는 국민 모두에게 널리 읽힌다. 다른 성인만화와 마찬가지로 화려하고 섬세한 컬러 그림에 기발한 유머, 그리고 누구에게나 호감이 갈 만한 아스테릭스 만화 주인공들의 캐릭터 때문이다. 웃고 떠들고 대식가에 여행과 연회를 즐기는 전형적 프랑스인의 성격을 갖춘 주인공들의 선사시대 일상생활 모습들과 주인공들이 각 지방을 여행할 때 그려지는 해당 지방의 풍습은 심심할 때 가볍게 읽는 만화에 프랑스의 인문지리학 교과서를 더한 것과 같다.
42개국서 출간, 주요 지적 수출상품
더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들의 외국여행을 다룬 책들이다. 스핑크스의 코가 없어진 것이나 콜로세움의 한쪽이 무너진 것이 모두 오벨리스 때문이라는 설정은 만화적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은 영-불 간 도버 해협을 나룻배로 건너며 ‘이 정도의 거리면 해저 터널을 뚫으면 되겠네’라고 얘기하는가 하면, 영국의 맛없는 요리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로마의 장군들이 스위스에 예치한 비밀은행 자금이 등장하고, 끊이지 않는 중동분쟁을 상징하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이런 이유로 아스테릭스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현재 42개 이상의 국가들에서 번역 출판하여 20세기 후반기 프랑스의 주요 지적 수출상품으로 여긴다. 전 세계의 프랑스 문화원들도 문화원 내 도서관에 아스테릭스 만화를 갖춰놓았다.
아스테릭스 만화는 다양한 부가 생산물들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67년에 최초로 만화영화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금껏 7개의 장편 만화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99년에는 극영화를 만들어 최근 수년 내 개봉한 프랑스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유럽 각국에서 그해 최고의 유럽 영화로 선정하는가 하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수출하였다. 오래 전부터 아이들 문구류나 자동차 액세서리에 캐릭터용품이 등장했고, 파리 외곽에 있는 테마 공원인 ‘아스테릭스 공원’은 파리 디즈니랜드와 함께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관광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처럼 만화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된 데에는 만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남다른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만화가는 예술가나 작가 대접을 받는다. 주요 작가의 작품은 뉴스 시간을 비롯해 언론매체의 신간 안내에 자주 등장한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앙굴렘 만화제나 안시 만화 축제 등 만화 관련 행사는 물론이고, 각종 도서 전시회에서도 만화는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는 주인공으로 대접받는다.
1961년 고시니 글 위데르조 그림으로 ‘골 사람 아스테릭스’라는 첫번째 만화책이 나온 이래 지난 96년까지 30권의 시리즈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아온 아스테릭스 만화책 31권째가 올 봄 5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드디어 출간하자 프랑스에 또다시 아스테릭스 열풍이 불고 있다. 서점과 대형 슈퍼에서 새 책 판매를 시작하기 전날 저녁 종합 뉴스 시간에 소개한 것은 물론이고, 각종 신문과 잡지가 앞을 다퉈 이 한 권의 만화책을 소개한다.
아스테릭스 만화는 프랑스의 옛 지명인 골을 시저가 점령한 직후인 기원전 50년, 로마의 잦은 공격을 제사장이 만드는 마술액(potion magique)의 힘으로 물리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한 마을 사람들, 특히 두 주인공 아스테릭스와 오벨리스의 모험을 다룬 이야기이다. 초인적 힘을 주는 마술액은 다소 황당하기는 하지만 프랑스인들이 일상생활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농담삼아 “마술액을 마셔야겠군”이라고 중얼거릴 정도로 유행처럼 번져간다.
사회성과 예술성을 갖춘 프랑스의 성인만화가 일부 성인 마니아들에게만 사랑받는 반면 아스테릭스는 국민 모두에게 널리 읽힌다. 다른 성인만화와 마찬가지로 화려하고 섬세한 컬러 그림에 기발한 유머, 그리고 누구에게나 호감이 갈 만한 아스테릭스 만화 주인공들의 캐릭터 때문이다. 웃고 떠들고 대식가에 여행과 연회를 즐기는 전형적 프랑스인의 성격을 갖춘 주인공들의 선사시대 일상생활 모습들과 주인공들이 각 지방을 여행할 때 그려지는 해당 지방의 풍습은 심심할 때 가볍게 읽는 만화에 프랑스의 인문지리학 교과서를 더한 것과 같다.
42개국서 출간, 주요 지적 수출상품
더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들의 외국여행을 다룬 책들이다. 스핑크스의 코가 없어진 것이나 콜로세움의 한쪽이 무너진 것이 모두 오벨리스 때문이라는 설정은 만화적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은 영-불 간 도버 해협을 나룻배로 건너며 ‘이 정도의 거리면 해저 터널을 뚫으면 되겠네’라고 얘기하는가 하면, 영국의 맛없는 요리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로마의 장군들이 스위스에 예치한 비밀은행 자금이 등장하고, 끊이지 않는 중동분쟁을 상징하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이런 이유로 아스테릭스는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현재 42개 이상의 국가들에서 번역 출판하여 20세기 후반기 프랑스의 주요 지적 수출상품으로 여긴다. 전 세계의 프랑스 문화원들도 문화원 내 도서관에 아스테릭스 만화를 갖춰놓았다.
아스테릭스 만화는 다양한 부가 생산물들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67년에 최초로 만화영화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지금껏 7개의 장편 만화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난 99년에는 극영화를 만들어 최근 수년 내 개봉한 프랑스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유럽 각국에서 그해 최고의 유럽 영화로 선정하는가 하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수출하였다. 오래 전부터 아이들 문구류나 자동차 액세서리에 캐릭터용품이 등장했고, 파리 외곽에 있는 테마 공원인 ‘아스테릭스 공원’은 파리 디즈니랜드와 함께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가족 단위 관광객들의 관광 명소가 된 지 오래다.
이처럼 만화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된 데에는 만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남다른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만화가는 예술가나 작가 대접을 받는다. 주요 작가의 작품은 뉴스 시간을 비롯해 언론매체의 신간 안내에 자주 등장한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앙굴렘 만화제나 안시 만화 축제 등 만화 관련 행사는 물론이고, 각종 도서 전시회에서도 만화는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하는 주인공으로 대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