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2월 살을 에는 듯한 영하 20℃의 추위 속에 펼쳐진 연대 CPX(command post exercise) 훈련 도중 작전장교님을 모시고 연대정보과-작전과 전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뒷줄 가운데가 본인이다. 입대할 때는 복무기간이 28개월이었지만 무장간첩 김신조가 넘어온 덕분(?)에 36개월을 꼬박 채우고 제대하다 보니 군생활이 길어진 고참들에게서 당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질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한밤중의 체감 온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추위와의 싸움이 훨씬 더 힘들었다. 지급받은 내의를 겹겹이 입고, 야전 점퍼에 솜털 외피까지 이중삼중으로 보온을 했지만 추위를 이길 수는 없었다. “텐트만으로는 추위를 막기 어려우니 방풍벽을 쌓으라”며 다그치는 고참들의 명령에 나를 포함한 졸병 4명이 손을 호호 불며 눈을 뭉쳐 바람막이 벽을 만들었다. 지금 생각해도 손이 시릴 정도다. 고락을 같이한 전우들이 이 사진을 보고 연락해 주면 좋겠다. 연락처 019-260-3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