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30 최고위원 경선이 한화갑 의원과 이인제 고문 사이의 전면전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이번 경선이 대권, 당권과 상관없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차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하지만 경선이 임박해지면서 선두를 차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양자 사이의 물밑 신경전과 암투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이고문측은 “한의원이 대권을 겨냥하고 있다”며 한의원을 잠재적 라이벌로 인식,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한의원측은 “매터도(흑색선전)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감정 다툼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의원 5%이상 계속 선두로 독주
두 사람의 대립은 정권재창출 방법론과 연관돼 있다. 이번 경선에서 두 사람 모두 전국정당화와 정권재창출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한의원이 ‘동교동계 중심에 영입인사 결합 구도’를 모색하는 반면, 이고문은 ‘비호남주자 중심에 동교동 협력 구도’를 주창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을 통해 각각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고문은 이 때문에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세력 결집을 노리는 한의원의 움직임이 자신의 대권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고문은 지난 7월 초 사석에서 “지난번 전당대회 대의원 구성을 보면 원적이 호남인 대의원이 전체의 71%에 이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호남후보가 어떻게 표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고문은 이러한 구도로는 전국정당화를 이룰 수 없으며 당연히 정권재창출도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 대의원 구성비율상 도저히 당내에 뿌리 내리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고문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었다. 이같은 이고문측의 견해는 지구당 대의원을 15명에서 20명으로 늘리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수용됐다.
하지만 이고문의 불만은 현재의 구도상 한의원의 1위 독주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실제 각종 당내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한화갑 의원측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고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월 중순 한 출마예상자가 실시한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이고문은 한의원에 비해 지지율에서 5%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초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지지율 차이가 좀처럼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고문은 한의원측이 우세한 동교동계 조직을 이용, 압도적으로 득표할 경우 자신의 위상에 흠집이 나는 것은 물론 2002년 대선경선 때까지 줄곧 한의원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고문이 7월 중순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전국정당화를 위해 대의원들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비호남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도 한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고문은 특히 최근 한의원이 “차기 호남주자 배제는 또 다른 역차별”이라며 은근히 호남주자 등장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불쾌감을 털어놓고 있다. 이고문측은 “한의원이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가장 두려운 대상이 한화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고문측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권노갑 고문의 전격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공개적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권고문이 공식적으로 이고문 지지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이고문은 홀로서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고문을 점점 더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반면 한의원측은 이고문의 이러한 위기의식이 한의원에게 화살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의원측은 “마치 한의원이 당장 대권에 도전할 것처럼 바라보는 소문이 과다하게 나돌면서 집중적인 견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음해성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했다.
한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좀더 구체적으로 “나는 대권이나 당권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쓸데없는 매터도로 인해 여타 후보의 견제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꼭 1등을 하겠다는 생각도 없다”며 “7등으로라도 당선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른바 ‘호남 배제 역차별’ 발언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물어오니까 대답한 것뿐”이라며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한의원의 몸낮추기는 이고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집중적인 견제에 일단 굴복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의원은 청와대로부터도 “쓸데없는 잡음을 만들지 마라”는 핀잔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원측은 이고문이 1위 득표를 위해 ‘한화갑 흔들기’를 시도하면서 난기류가 조성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고문과 한의원의 대립은 ‘의무적 4인 연기명’ 투표방식을 두고서도 벌어지고 있다. 1~3명을 찍으면 무효 처리되는 의무적 4인 연기명은 이번 경선에서 처음 도입되는 제도로 한의원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고문 등이 주장해 권고문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인 연기명 방식은 고정지지층이 많은 한의원에게 불리한 반면, 대권주자나 비토세력이 적은 후보에겐 유리하다. 당내에선 최대수혜자가 이인제 고문과 영남권 및 386주자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의원은 4일 서영훈 대표 주최의 최고위원초청 조찬간담회에서 “대의원이 1표를 찍든 4표를 찍든 전적으로 대의원의 자유”라며 “이 제도는 초법적 발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격렬히 항의했다.
현재 이고문은 공식 출마선언을 늦추면서 판세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한의원은 1위 자리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을 연출하며 장외 대립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8월16일 후보등록 후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질 두 사람간의 본격적인 장내 1위 다툼과 신경전이 주목된다.
이고문측은 “한의원이 대권을 겨냥하고 있다”며 한의원을 잠재적 라이벌로 인식,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한의원측은 “매터도(흑색선전)를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감정 다툼의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의원 5%이상 계속 선두로 독주
두 사람의 대립은 정권재창출 방법론과 연관돼 있다. 이번 경선에서 두 사람 모두 전국정당화와 정권재창출을 당면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한의원이 ‘동교동계 중심에 영입인사 결합 구도’를 모색하는 반면, 이고문은 ‘비호남주자 중심에 동교동 협력 구도’를 주창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경선을 통해 각각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고문은 이 때문에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세력 결집을 노리는 한의원의 움직임이 자신의 대권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고문은 지난 7월 초 사석에서 “지난번 전당대회 대의원 구성을 보면 원적이 호남인 대의원이 전체의 71%에 이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비호남후보가 어떻게 표를 얻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고문은 이러한 구도로는 전국정당화를 이룰 수 없으며 당연히 정권재창출도 힘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 대의원 구성비율상 도저히 당내에 뿌리 내리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고문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었다. 이같은 이고문측의 견해는 지구당 대의원을 15명에서 20명으로 늘리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수용됐다.
하지만 이고문의 불만은 현재의 구도상 한의원의 1위 독주가 불가피하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실제 각종 당내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한화갑 의원측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고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7월 중순 한 출마예상자가 실시한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이고문은 한의원에 비해 지지율에서 5% 이상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초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지지율 차이가 좀처럼 줄어들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고문은 한의원측이 우세한 동교동계 조직을 이용, 압도적으로 득표할 경우 자신의 위상에 흠집이 나는 것은 물론 2002년 대선경선 때까지 줄곧 한의원에게 끌려다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고문이 7월 중순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전국정당화를 위해 대의원들은 최고위원 경선에서 비호남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도 한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고문은 특히 최근 한의원이 “차기 호남주자 배제는 또 다른 역차별”이라며 은근히 호남주자 등장을 부추기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불쾌감을 털어놓고 있다. 이고문측은 “한의원이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민주당에서 가장 두려운 대상이 한화갑”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고문측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으로 권노갑 고문의 전격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공개적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는 권고문이 공식적으로 이고문 지지에 나서기 어려운 만큼 이고문은 홀로서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고문을 점점 더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반면 한의원측은 이고문의 이러한 위기의식이 한의원에게 화살이 되어 날아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의원측은 “마치 한의원이 당장 대권에 도전할 것처럼 바라보는 소문이 과다하게 나돌면서 집중적인 견제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음해성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했다.
한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좀더 구체적으로 “나는 대권이나 당권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쓸데없는 매터도로 인해 여타 후보의 견제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꼭 1등을 하겠다는 생각도 없다”며 “7등으로라도 당선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른바 ‘호남 배제 역차별’ 발언에 대해서도 “기자들이 물어오니까 대답한 것뿐”이라며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한의원의 몸낮추기는 이고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집중적인 견제에 일단 굴복한 양상을 띠고 있다. 한의원은 청와대로부터도 “쓸데없는 잡음을 만들지 마라”는 핀잔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의원측은 이고문이 1위 득표를 위해 ‘한화갑 흔들기’를 시도하면서 난기류가 조성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고문과 한의원의 대립은 ‘의무적 4인 연기명’ 투표방식을 두고서도 벌어지고 있다. 1~3명을 찍으면 무효 처리되는 의무적 4인 연기명은 이번 경선에서 처음 도입되는 제도로 한의원 견제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고문 등이 주장해 권고문이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인 연기명 방식은 고정지지층이 많은 한의원에게 불리한 반면, 대권주자나 비토세력이 적은 후보에겐 유리하다. 당내에선 최대수혜자가 이인제 고문과 영남권 및 386주자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의원은 4일 서영훈 대표 주최의 최고위원초청 조찬간담회에서 “대의원이 1표를 찍든 4표를 찍든 전적으로 대의원의 자유”라며 “이 제도는 초법적 발상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당 지도부를 향해 격렬히 항의했다.
현재 이고문은 공식 출마선언을 늦추면서 판세 변화를 모색하고 있고, 한의원은 1위 자리가 위협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을 연출하며 장외 대립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8월16일 후보등록 후 합동연설회에서 벌어질 두 사람간의 본격적인 장내 1위 다툼과 신경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