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15 광복절에는 전국이 남북 화해의 열기로 달구어지게 된다. 남북 당국간 합의에 따라 8월13일부터 19일까지의 ‘남북 화해주간’에 이산가족 교환 방문과 북한 교향악단 초청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남북 화해주간에는 남과 북은 물론 해외에서도 ‘친북-친한 단체’들이 하나가 되어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기념행사들이 공동으로 펼쳐진다.
곧이어 9월이면 분단 비극의 상징인 비전향 장기수들의 귀환과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총련) 재일동포의 고향 방문이 이어진다. 남과 북 사이의 이런 동시다발적 접촉은 45년 광복 이후 분단 55년 만에 처음 있는 ‘사변’이다.
이번 ‘사변’의 물꼬는 남북 정상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열린 제1차 장관급회담(7월29~31일)에서 남북 당국이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8·15 광복절을 즈음해 남북 화해주간을 선포하고 남과 북, 해외에서 각기 기념행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데서 터졌다. 이에 따라 북한측(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 본부)은 올해 8·15에는 제11차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범민련 남측 본부도 이에 동의했다.
따라서 남과 북 그리고 해외 재야-통일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90년부터 개최해 왔지만 정부당국의 원천봉쇄로 늘 ‘반쪽 행사’였던 범민족대회는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민족 화해-협력의 기운이 고양된 이번 8·15에 오히려 ‘자진 취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남북한 관계뿐만 아니라 이른바 ‘남-남 관계’에서도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새로운 대화문화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현재의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는 민간 통일운동의 고난에 찬 여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측면이 크다. 즉 멀리는 ‘북과의 연대’를 주장했던 김구 여운형 조봉암 선생 같은 민족 지도자들의 희생과 80년대부터 조성된 민간 통일운동의 기운을 고양하기 위해 결행했던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 ‘전대협’ 대표의 ‘불법 방북’이 그 밑거름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로부터 이어진 일련의 ‘불법 방북’은 오히려 민간 통일운동을 위축하는 ‘소영웅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88년 여름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가도 못하느냐”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며 통일의 열기를 불어넣었던 청년-학생들의 통일투쟁과 함께 연인원 20만명이 참여한 90년 제1차 범민족대회를 낳게 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줄곧 청년-학생들의 피를 끓게 했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구호는 해마다 8월이면 대학가로 하여금 몸살을 앓게 했다. 전대협을 계승한 ‘한총련’과 남과 북, 그리고 해외동포가 연대한 ‘범민련’은 해마다 연세대에서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강행하는 출정식을 가졌지만 늘 서울 홍제동 부근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최루탄-지랄탄의 ‘뜨거운 맛’을 보아야 했고, 거듭된 경찰의 ‘원천봉쇄’에 맞선 강경투쟁으로 ‘이적단체’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한총련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7월22일 11차 범민족대회를 포기하고 전국연합, 민주노총,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재야의 모든 단체가 참여하는 ‘남북공동선언 관철과 민족의 자주-대단결을 위한 2000년 통일대축전 남측준비위’(통준위)에 참여할 것을 결정했다. 또 이에 앞서 범민련은 7월13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8·15 범민족대회 관련 ‘결정서’를 발표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북측본부, 해외본부는 조성된 새로운 정세의 요구를 반영해 올해 8·15 통일행사가 남북(북남) 공동선언을 지지환영하는 모든 운동단체들과 각계각층 민중이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성대한 통일축전이 되게 하기 위해 8·15 통일행사를 남북(북남) 공동선언을 지지하며 그 이행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는 방향에서 남-북-해외 지역단위로 각기 실정에 맞춰 특색 있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추진해온 또 다른 기념행사인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2000년 통일맞이 대축전’에 ‘통준위’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은 “‘통준위’가 들어오면 이번 8·15는 88년 민간 통일운동이 시작된 이후 10여년 만에 국내의 모든 보수-진보세력이 민화협의 틀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화협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호텔 강경진압 사건으로 정부에 등을 돌린 민주노총만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주면 이번 8·15 행사는 명실상부한 ‘범민족적 통일특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범민족적 8·15 행사를 치르려는 열기는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동포 사회에서 더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러시아 동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친북’과 ‘친한’으로 갈라져 반목해 왔던 미주와 일본 동포 사회에도 화해협력 조처들과 함께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기념행사들이 공동으로 준비되고 있다. 특히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총련 동포들의 고향 방문 조처 등으로 재일동포 사회는 민단-총련이 공동 주최하는 각종 행사들이 쉴새없이 열리는 등 크게 고무돼 있다.
미주에서도 지난 8월3일 범민련 재미본부를 비롯한 ‘친북’ 성향의 재야단체들과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를 비롯한 각계 한인사회 단체들이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사무국에서 8·15 미주동포 공동행사에 관한 취지 및 계획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하여 역사적인 대연합 행사를 개최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주동포 사회는 이번 행사의 명칭을 ‘6·15 공동선언의 성취를 위한 2000년 8·15 미주동포 통일대회’로 결정하고 8월15일 본행사를 앞두고 평화통일 염원 조찬기도회(8월12일), 8·15 대음악회 및 평화통일대법회(8월13일) 등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행사로 개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좌파 진영의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는 “한인회를 포함하여 심지어는 평통미주협회에 이르기까지 한인사회 각계에서 6·15선언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번 행사가 범동포 행사로 되게 하는데 대부분의 단체대표들이 추호의 반대 없이 환영했다”면서 “이번 2000년 8·15 미주동포 통일대회는 역사에 유례 없는 행사로 장식될 것이며 이 행사는 또 이민사회 전체의 단결과 단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사변이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부여했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서 진행되는 이번 화해주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8월15일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9월로 예정된 비전향 장기수 62명에 대한 북한 송환을 앞두고 전개될 환송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것은 각종 8·15 기념행사는 물론 비전향 장기수 환송행사에도 쓰일 ‘6·15 남북 공동선언 지지, 이행을 위한 범국민 단일기 달기 운동’이다. 윤원석 전국연합 자주통일국장에 따르면 단일기 100만장을 제작해 8·15 기념행사장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행사장 등에 내걸게 된다. ‘민족화해와 통일의 길을 따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전향 장기수’들을 범국민적으로 환송하자는 취지다. 한편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에 따르면 북한 또한 ‘분단선 돌파투쟁’ 같은 상투적인 8·15 기념행사를 모두 보류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귀환을 맞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남한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환영하는 행사가 ‘지나치게 성대하게’ 치러질 경우 자칫 이번 남북 화해주간 설정을 계기로 조성되고 있는 진보-보수의 갈등 봉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남북 화해주간 설정을 계기로 이른바 ‘남-남 분열’의 상징처럼 돼왔던 극우-진보세력의 갈등이 봉합되기를 희망하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행사를 준비 중인 전국연합의 한 관계자도 “극우보수세력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국가정보원에서도 가능한 한 환송행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밝혀 정부당국 또한 내심 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여년 전에 그것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청년-학생들의 피를 끓게 했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구호가 정작 실천되고 있는 남북 화해주간이 진정한 화해의 장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
곧이어 9월이면 분단 비극의 상징인 비전향 장기수들의 귀환과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총련) 재일동포의 고향 방문이 이어진다. 남과 북 사이의 이런 동시다발적 접촉은 45년 광복 이후 분단 55년 만에 처음 있는 ‘사변’이다.
이번 ‘사변’의 물꼬는 남북 정상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열린 제1차 장관급회담(7월29~31일)에서 남북 당국이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8·15 광복절을 즈음해 남북 화해주간을 선포하고 남과 북, 해외에서 각기 기념행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데서 터졌다. 이에 따라 북한측(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 본부)은 올해 8·15에는 제11차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고 범민련 남측 본부도 이에 동의했다.
따라서 남과 북 그리고 해외 재야-통일운동단체들을 중심으로 90년부터 개최해 왔지만 정부당국의 원천봉쇄로 늘 ‘반쪽 행사’였던 범민족대회는 역설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민족 화해-협력의 기운이 고양된 이번 8·15에 오히려 ‘자진 취소’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남북한 관계뿐만 아니라 이른바 ‘남-남 관계’에서도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새로운 대화문화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현재의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는 민간 통일운동의 고난에 찬 여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측면이 크다. 즉 멀리는 ‘북과의 연대’를 주장했던 김구 여운형 조봉암 선생 같은 민족 지도자들의 희생과 80년대부터 조성된 민간 통일운동의 기운을 고양하기 위해 결행했던 문익환 목사와 임수경 ‘전대협’ 대표의 ‘불법 방북’이 그 밑거름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로부터 이어진 일련의 ‘불법 방북’은 오히려 민간 통일운동을 위축하는 ‘소영웅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88년 여름 “이 땅이 뉘 땅인데 오도가도 못하느냐”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만나자 판문점에서” 같은 구호를 외치며 통일의 열기를 불어넣었던 청년-학생들의 통일투쟁과 함께 연인원 20만명이 참여한 90년 제1차 범민족대회를 낳게 했던 것이다.
그 이후에도 줄곧 청년-학생들의 피를 끓게 했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구호는 해마다 8월이면 대학가로 하여금 몸살을 앓게 했다. 전대협을 계승한 ‘한총련’과 남과 북, 그리고 해외동포가 연대한 ‘범민련’은 해마다 연세대에서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강행하는 출정식을 가졌지만 늘 서울 홍제동 부근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최루탄-지랄탄의 ‘뜨거운 맛’을 보아야 했고, 거듭된 경찰의 ‘원천봉쇄’에 맞선 강경투쟁으로 ‘이적단체’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한총련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지난 7월22일 11차 범민족대회를 포기하고 전국연합, 민주노총,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재야의 모든 단체가 참여하는 ‘남북공동선언 관철과 민족의 자주-대단결을 위한 2000년 통일대축전 남측준비위’(통준위)에 참여할 것을 결정했다. 또 이에 앞서 범민련은 7월13일 다음과 같은 내용의 8·15 범민족대회 관련 ‘결정서’를 발표했다.
“범민련 남측본부, 북측본부, 해외본부는 조성된 새로운 정세의 요구를 반영해 올해 8·15 통일행사가 남북(북남) 공동선언을 지지환영하는 모든 운동단체들과 각계각층 민중이 광범위하게 참가하는 성대한 통일축전이 되게 하기 위해 8·15 통일행사를 남북(북남) 공동선언을 지지하며 그 이행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하는 방향에서 남-북-해외 지역단위로 각기 실정에 맞춰 특색 있게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가 추진해온 또 다른 기념행사인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2000년 통일맞이 대축전’에 ‘통준위’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창수 민화협 정책실장은 “‘통준위’가 들어오면 이번 8·15는 88년 민간 통일운동이 시작된 이후 10여년 만에 국내의 모든 보수-진보세력이 민화협의 틀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화협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롯데호텔 강경진압 사건으로 정부에 등을 돌린 민주노총만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해주면 이번 8·15 행사는 명실상부한 ‘범민족적 통일특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범민족적 8·15 행사를 치르려는 열기는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동포 사회에서 더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러시아 동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동안 ‘친북’과 ‘친한’으로 갈라져 반목해 왔던 미주와 일본 동포 사회에도 화해협력 조처들과 함께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기념행사들이 공동으로 준비되고 있다. 특히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합의한 총련 동포들의 고향 방문 조처 등으로 재일동포 사회는 민단-총련이 공동 주최하는 각종 행사들이 쉴새없이 열리는 등 크게 고무돼 있다.
미주에서도 지난 8월3일 범민련 재미본부를 비롯한 ‘친북’ 성향의 재야단체들과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를 비롯한 각계 한인사회 단체들이 로스앤젤레스 한인회 사무국에서 8·15 미주동포 공동행사에 관한 취지 및 계획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6·15 남북공동선언에 기초하여 역사적인 대연합 행사를 개최하기로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주동포 사회는 이번 행사의 명칭을 ‘6·15 공동선언의 성취를 위한 2000년 8·15 미주동포 통일대회’로 결정하고 8월15일 본행사를 앞두고 평화통일 염원 조찬기도회(8월12일), 8·15 대음악회 및 평화통일대법회(8월13일) 등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행사로 개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좌파 진영의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는 “한인회를 포함하여 심지어는 평통미주협회에 이르기까지 한인사회 각계에서 6·15선언을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번 행사가 범동포 행사로 되게 하는데 대부분의 단체대표들이 추호의 반대 없이 환영했다”면서 “이번 2000년 8·15 미주동포 통일대회는 역사에 유례 없는 행사로 장식될 것이며 이 행사는 또 이민사회 전체의 단결과 단합의 계기를 마련하는 역사적인 사변이 될 것”이라고 그 의의를 부여했다.
남과 북, 그리고 해외에서 진행되는 이번 화해주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8월15일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9월로 예정된 비전향 장기수 62명에 대한 북한 송환을 앞두고 전개될 환송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것은 각종 8·15 기념행사는 물론 비전향 장기수 환송행사에도 쓰일 ‘6·15 남북 공동선언 지지, 이행을 위한 범국민 단일기 달기 운동’이다. 윤원석 전국연합 자주통일국장에 따르면 단일기 100만장을 제작해 8·15 기념행사장과 비전향 장기수 송환행사장 등에 내걸게 된다. ‘민족화해와 통일의 길을 따라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전향 장기수’들을 범국민적으로 환송하자는 취지다. 한편 최근 북한을 다녀온 인사들에 따르면 북한 또한 ‘분단선 돌파투쟁’ 같은 상투적인 8·15 기념행사를 모두 보류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비전향 장기수의 귀환을 맞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남한에서 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환영하는 행사가 ‘지나치게 성대하게’ 치러질 경우 자칫 이번 남북 화해주간 설정을 계기로 조성되고 있는 진보-보수의 갈등 봉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남북 화해주간 설정을 계기로 이른바 ‘남-남 분열’의 상징처럼 돼왔던 극우-진보세력의 갈등이 봉합되기를 희망하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갈등이 폭발할 수도 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행사를 준비 중인 전국연합의 한 관계자도 “극우보수세력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국가정보원에서도 가능한 한 환송행사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왔다”고 밝혀 정부당국 또한 내심 긴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여년 전에 그것을 외치는 것만으로도 청년-학생들의 피를 끓게 했던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구호가 정작 실천되고 있는 남북 화해주간이 진정한 화해의 장으로 이어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