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약 5억대, 우리나라에서만 2700만대의 휴대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통계는 더 이상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한국인 10명 중 6명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고생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초등학생에게도 휴대폰은 필수품처럼 여겨진다. 광대한 국토와 낮은 인구밀도라는 특성상 휴대폰이 대중화되어 있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제외하면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은 가히 휴대폰의 선진국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제공되는 서비스의 수준과 다양성 측면에서 한국은 미국보다도 몇 년 이상 앞서 있다.
그러나 휴대폰 사용자들은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문제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무심하다. 휴대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이 몇 년째 결론 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논란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조그만 전화기에서 전자파가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냐’는 막연한 낙관론 때문인지도 모른다.
휴대폰에서 전자파가 발생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휴대폰을 사용할 때 휴대폰 내부의 고주파 회로에 의해 증폭된 신호가 안테나를 통해 전자파로 바뀌는 것이다. 이 전자파가 안테나에 바로 인접한 두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시끄러운 거리나 전철 안에서 통화할 때 사람들은 귀가 얼얼할 만큼 휴대폰을 귀에 바싹 붙이게 마련이다.
전자파가 사람의 기억력을 감퇴시킬 수도 있다는 가설은 ‘휴대폰 전자파 유해 여부의 시조’와 같은 주장이다. 최근 알란 프리스라는 영국의 과학자가 이 주장에 대한 반론을 발표했다. 프리스는 전자파에 노출된 피실험자들이 컴퓨터 스크린상에서 본 여러 가지 그림을 얼마만큼 기억하는지를 실험했다.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전자파의 노출 여부에 상관없이 보았던 그림들을 잘 기억해냈다. 인간의 뇌에는 단기적인 기억영역(short-term memory)과 먼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장기적인 기억영역(long-term memory)이 있다. 프리스의 실험 결과는 휴대폰의 전자파가 최소한 단기적인 기억영역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
거꾸로 프리스는 전자파를 쬐어줄 때 시각자극에 대한 사람의 반응속도가 4% 정도 빨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에서 전기신호의 전달이 빨라지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전자파는 오히려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전자파가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서 뇌의 피질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뇌에 도달한 전자파가 사람에게 유익한(?) 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다.
전자파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기억력보다도 전자파와 암세포의 관련 여부에 있다. 전자파를 쬐어준 벌레는 세포의 분열속도가 빨라져 다른 벌레들보다 빨리 자란다.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전자파가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암세포의 분열속도는 정상세포에 비해 얼마나 빠르고 맹렬한가. 전자파를 쬐어준 쥐의 뇌에서 손상된 DNA 가닥이 추출되었다는 보고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는 강력한 엑스선이나 발암물질에 노출된 세포에서 발견되는 DNA 손상과 비슷한 모양을 띤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로 미루어보면 전자파가 암세포의 번식을 유발한다는 가설은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최소한 전자파가 암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세포의 빠른 분열은 곧 빠른 노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전자파의 유해성은 전자파가 생화학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전자파에 노출된 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호르몬을 체내에서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쥐의 신경전달계에 교란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쥐는 주변 상황에 늦게 반응하게 된다. 이 주장은 워싱턴대학의 헨리 라이 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쥐와 사람의 반응이 동일하리라는 증거는 없지만 그래도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일, 예를 들면 시험을 치르거나 운전을 하는 중에는 휴대폰의 전원을 끄는 것이 낫다고 라이 교수는 주장한다.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에 관해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쪽은 역시 휴대폰 제조 회사들일 수밖에 없다. 모토롤러 등 휴대폰업계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들은 전자파가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물론 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담배가 유익한 점도 있다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내리라고 믿기는 어렵다.
그보다도 과학자들을 난처하게 하는 문제는 전자파 관련 실험들의 재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재현성은 다른 실험실에서 동일한 조건에서 연구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지 여부를 따지는 일로 실험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그런데 전자파 실험에서는 같은 실험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진은 하루에 두 시간씩 전자파를 쬐어준 쥐에게 발암물질을 투여했다. 전자파에 노출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뇌암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것이 이 연구팀의 연구 결과였다. 이 실험 결과가 맞다면 전자파와 암에 관련된 기존의 실험 결과들은 모두 엉터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휴대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결론이 없는가. 맥빠지게도 현재까지는 ‘여러모로 유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가 정답이다. 하지만 확실한 점 한 가지! 부모들은 휴대폰을 사달라는 어린 자녀의 요구에 대해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공부할 시간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날리는 데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 아니다.
휴대폰의 전자파는 청소년들에게 그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의 뇌신경세포는 1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계속 생성된다. 때문에 어린이와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은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모든 과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사용자들은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문제에 대해 이상하리만치 무심하다. 휴대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이 몇 년째 결론 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논란에 익숙해진 탓인지, 아니면 ‘조그만 전화기에서 전자파가 나오면 얼마나 나오겠냐’는 막연한 낙관론 때문인지도 모른다.
휴대폰에서 전자파가 발생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휴대폰을 사용할 때 휴대폰 내부의 고주파 회로에 의해 증폭된 신호가 안테나를 통해 전자파로 바뀌는 것이다. 이 전자파가 안테나에 바로 인접한 두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설명할 필요도 없이, 시끄러운 거리나 전철 안에서 통화할 때 사람들은 귀가 얼얼할 만큼 휴대폰을 귀에 바싹 붙이게 마련이다.
전자파가 사람의 기억력을 감퇴시킬 수도 있다는 가설은 ‘휴대폰 전자파 유해 여부의 시조’와 같은 주장이다. 최근 알란 프리스라는 영국의 과학자가 이 주장에 대한 반론을 발표했다. 프리스는 전자파에 노출된 피실험자들이 컴퓨터 스크린상에서 본 여러 가지 그림을 얼마만큼 기억하는지를 실험했다. 예상과 달리 사람들은 전자파의 노출 여부에 상관없이 보았던 그림들을 잘 기억해냈다. 인간의 뇌에는 단기적인 기억영역(short-term memory)과 먼 과거의 일을 기억하는 장기적인 기억영역(long-term memory)이 있다. 프리스의 실험 결과는 휴대폰의 전자파가 최소한 단기적인 기억영역에는 아무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
거꾸로 프리스는 전자파를 쬐어줄 때 시각자극에 대한 사람의 반응속도가 4% 정도 빨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뇌에서 전기신호의 전달이 빨라지면서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다면 전자파는 오히려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전자파가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서 뇌의 피질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뇌에 도달한 전자파가 사람에게 유익한(?) 일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는 아무도 없다.
전자파 논쟁에서 중요한 점은 기억력보다도 전자파와 암세포의 관련 여부에 있다. 전자파를 쬐어준 벌레는 세포의 분열속도가 빨라져 다른 벌레들보다 빨리 자란다. 과학자들은 이 때문에 전자파가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암세포의 분열속도는 정상세포에 비해 얼마나 빠르고 맹렬한가. 전자파를 쬐어준 쥐의 뇌에서 손상된 DNA 가닥이 추출되었다는 보고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는 강력한 엑스선이나 발암물질에 노출된 세포에서 발견되는 DNA 손상과 비슷한 모양을 띤다.
이러한 실험 결과들로 미루어보면 전자파가 암세포의 번식을 유발한다는 가설은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최소한 전자파가 암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세포의 빠른 분열은 곧 빠른 노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전자파의 유해성은 전자파가 생화학적인 스트레스를 일으킨다는 점이다. 전자파에 노출된 쥐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호르몬을 체내에서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쥐의 신경전달계에 교란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쥐는 주변 상황에 늦게 반응하게 된다. 이 주장은 워싱턴대학의 헨리 라이 교수에 의해 제기되었다. 쥐와 사람의 반응이 동일하리라는 증거는 없지만 그래도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일, 예를 들면 시험을 치르거나 운전을 하는 중에는 휴대폰의 전원을 끄는 것이 낫다고 라이 교수는 주장한다.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에 관해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쪽은 역시 휴대폰 제조 회사들일 수밖에 없다. 모토롤러 등 휴대폰업계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들은 전자파가 무해하다는 연구 결과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물론 담배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담배가 유익한 점도 있다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휴대폰 회사의 지원을 받은 연구팀이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내리라고 믿기는 어렵다.
그보다도 과학자들을 난처하게 하는 문제는 전자파 관련 실험들의 재현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재현성은 다른 실험실에서 동일한 조건에서 연구했을 때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지 여부를 따지는 일로 실험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그런데 전자파 실험에서는 같은 실험의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유난히 많다.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진은 하루에 두 시간씩 전자파를 쬐어준 쥐에게 발암물질을 투여했다. 전자파에 노출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뇌암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것이 이 연구팀의 연구 결과였다. 이 실험 결과가 맞다면 전자파와 암에 관련된 기존의 실험 결과들은 모두 엉터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휴대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결론이 없는가. 맥빠지게도 현재까지는 ‘여러모로 유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가 정답이다. 하지만 확실한 점 한 가지! 부모들은 휴대폰을 사달라는 어린 자녀의 요구에 대해 좀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공부할 시간에 전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 날리는 데만 신경을 쓰기 때문이 아니다.
휴대폰의 전자파는 청소년들에게 그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람의 뇌신경세포는 10대 후반이 될 때까지 계속 생성된다. 때문에 어린이와 10대 초반의 청소년들은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고 모든 과학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