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용시간은 부정적인 영향 외에 긍정적인 면에서도 강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게임 이용시간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게임 제작 경험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자신감과 집중력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게임 이용이 컴퓨터 학습과 연계돼 인터넷 실력과 외국어 실력의 향상에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1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발표한 게임중독 관련 자료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2010년 상황을 염두에 둔다면 정말 실소가 나오는 소리입니다.
11월 16일 부산의 한 중학생이 게임중독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죄책감에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2010년 3월에는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부부가 게임 캐릭터를 키우는 데 빠져 생후 3개월 된 친딸은 굶겨 죽였습니다. 2010년 설 연휴에는 20대 남성이 게임을 관두라는 어머니를 살해하기도 했습니다. 잔혹한 사건만 보도됐을 뿐, 게임을 하지 말라는 아버지를 프라이팬으로 때린 딸과 게임을 말리면 죽겠다며 아파트 베란다에 매달린 아들이 우리 주변에 흔합니다.
![게임중독 괴물 키우는 문화부](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10/11/19/201011190500005_1.jpg)
문화부는 여전히 중독보다 과몰입이란 표현을 쓰길 좋아합니다. 병리적 의존증인 중독보다는 게임에 과도하게 빠진 상태라는 과몰입이 더 현상을 정확히 반영하는 것일까요? 게임산업만 챙기겠다고 게임중독으로 망가진 청소년을 외면하려는 문화부의 자세가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