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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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세냐,국세청이 세냐

고양 식사지구 비리 지방국세청장 A씨 조사 두고 미묘한 대립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10-11-19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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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이 세냐,국세청이 세냐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의 한 아파트.

    국세청은 모든 국민과 기업의 재산과 세금 관련 정보뿐 아니라 징세권까지 갖고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다. 그런 국세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직무감찰 및 징계 권한을 가진 곳이 감사원이다. 과연 어느 기관의 힘이 더 셀까.

    최근 국세청과 감사원 간에 미묘한 갈등기류가 흐르고 있다. 경기 고양시 식사지구 도시개발사업 비리의혹 사건에 현직 지방국세청장 A씨가 연루된 것이 발단이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이 A씨에 대해 감사를 시작하자, A씨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두 기관 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식사지구 비리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11월 5일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도시개발사업조합 최모 전 조합장을 전격 구속한 데 이어, 17일 시행사 중 한 곳인 D사 이모 대표를 긴급 체포했다.

    식사지구는 주변에 군부대가 있어 20층 이상의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고도제한지역이었다. 하지만 군부대가 이전하고 고도제한이 완화되는 등 사업계획이 시행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유력 정치인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금품이 제공된 것으로 보고, 이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와 동시에 감사원 특별조사국도 식사지구 도시재개발사업 인·허가 과정에 관여한 공무원들에 대한 직무감찰에 착수했다.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에 A씨도 포함됐고 실제 감사원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억 투자 50억” 엄청난 시세차익 의혹



    일부 언론에서는 A씨가 식사지구 도시개발사업 시행사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거액을 전달받아 가족 명의로 식사지구 인근 땅을 매입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봤다는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시행사로부터 1억 원을 받고, 개인 돈 1억 원을 더해 매입한 식사지구 땅이 50억 원까지 치솟아 수십 배의 이익을 남겼다는 등 매우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A씨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감사원 측도 최근 ‘주간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부 언론보도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 측은 A씨가 아무런 혐의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다만 일부 언론보도와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인 것. 익명을 전제로 한 감사원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감사원에서 지금 조사하는 것은 식사지구에 한정해서 하는 게 아니다. 식사지구를 포함해 여러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재개발 사업을 전반적으로 조사 중이다. A씨는 그 조사 대상의 하나일 뿐이다. 조사 대상에는 다른 공무원은 물론 일반인도 있다.”

    이 관계자는 “식사지구와 관련한 감사 대상에는 국세청 직원이 없다”면서 “감사 결과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일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감사원의 감사에 대한 A씨의 태도와 반응이다. 감사원 감사에 불만을 품은 A씨가 국세청 일부 조직을 동원해 감사원 담당팀장과 팀원들의 뒷조사를 벌였다는 소문이 관가에 퍼졌다. 감사원 측도 이 같은 소문을 듣고 사실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국세청에서 감사원 실무라인뿐 아니라 그 윗선에 대한 조사까지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루트를 통해 들었다. A씨가 정관계에 발이 넓고, 정부 고위층에 아는 사람이 많은 것은 맞다. 여러 곳에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아직 설일 뿐 입증된 게 없다. 감사를 위축시키려 일부러 그런 소문을 낸 것인지, 아니면 실제 뒷조사를 벌였는지는 모르겠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국가의 공적 자료를 사적 차원에서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는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사찰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며 “물증이 확보된다면 추가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원 감사 실무팀은 이러한 소문의 진상을 A씨에게 확인했고, A씨는 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두 기관 간의 갈등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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