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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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구 의원의 빈민운동 이어가야죠”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4-02-13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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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정구 의원의 빈민운동 이어가야죠”
    “고 제정구 의원을 ‘도시 빈민운동의 아버지’ ‘빈민의 성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죠. 하지만 그는 이런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평생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였고, 그 자신이 바로 가난한 사람이었으니까요. 그에게 빈민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삶’ 그 자체였습니다.”

    고 제정구 의원의 5주기 추모식이 열린 2월9일, 제정구기념사업회 박재천 사무국장(51)은 고인을 추모하며 그에 관한 기억들을 풀어놓았다.

    고 제의원은 ‘가난이 죄’처럼 여겨지던 1970년대 초 서울 청계천 판자촌에서 빈민운동을 시작해 99년 폐암으로 숨질 때까지 빈민들과 고락을 함께했던 인물이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정계로 나가 14,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그는 비리나 정치 추문에 연루되지 않고 ‘청빈의 삶’을 지속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지금도 그의 추도식 날이면 수백명의 각계 인사가 참석해 고인의 뜻을 기린다.

    박국장에게도 고인은 ‘가장 가까운 형’이면서 동시에 ‘평생 따르고픈 인생의 스승’이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74년 유신반대운동을 하다 학교에서 제적당한 박국장이 청계천으로 쫓겨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됐다. 고 제의원은 이미 빈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야학운동을 하고 있었다.

    “고 제의원은 청계천 주변 빈민의 현실을 본 후 ‘이 참상을 외면한 채 민주주의를 외치는 것은 허구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머리’가 아닌 ‘몸’으로 하는 운동을 처음 시작했죠. 그는 아주 강인했고, 진실했습니다.”



    그 이후 박국장의 삶은 고 제의원이 걸은 길을 그대로 밟아왔다. 빈민운동을 계속하면서 고 제의원이 1985년 창립해 1대 회장을 지낸 ‘천주교 도시빈민회’의 3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도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96년에는 빈민운동가를 교육시키는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을 만들어 회장을 지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항상 고인이 그립습니다. 그가 삶으로 보여준 ‘가난하지만 당당한 삶’, ‘정직하고 진실한 태도’가 널리 알려지고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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