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부터 수첩 만들기를 구상하고 노숙자 센터 등을 찾아 취지를 알린 젊은 미술가 배영환씨(33)는 ‘새로운 예술의 해’ 조직위로부터 900만원을 지원받아 수첩을 제작했다. 본인과 디자이너들의 인건비는 모두 자원봉사로 해결했고, 석달 넘게 발로 뛰며 눈으로 확인하고 취재한 결과를 수첩에 담았다. “센터를 찾는 사람들이 수첩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크다”고 말하는 그는, 미술과 사회의 소통을 고민하던 중 이런 작업을 구상하게 됐다고.
작업실에서 거리로 나와 실직자, 노숙자들을 만나면서 그는 큰 충격과 함께 사회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우리 사회가 감추려고 하고 수용소에 격리시키려고만 하는 ‘그들’의 삶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배씨는 이번 작업을 계기로 공공예술에 관심있는 예술인이나 문화인들을 중심으로 NGO를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도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한 수첩을 주황-노록-초록색 등으로 만들어 일곱가지 무지개 색깔로 완성하고픈 것이 그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