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강우석 감독이 영화만 만들었다면 지금처럼 영화계의 파워맨이 될 수 있었겠는가. 시네마서비스 대표로 제작과 배급에 손을 댔고, 서울극장과 손잡아 유통을 장악함으로써 영화계의 ‘권력’이 됐다.”
한 출판계 인사에게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41·도서출판 시공사 대표)의 을지서적 인수가 출판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물었더니 그는 엉뚱하게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듣다보니 묘하게도 강우석 감독과 전재국 사장의 행보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전씨는 책을 만드는 시공사로 출발해 서적 도매상 동국출판 대주주(20%)가 됐고, 93년부터 홍대 앞에서 미술전문서점 아티누스를 직접 경영하는 등 서점 운영에 관심을 보이더니 드디어 서울 시내에서 네번째로 큰 규모의 을지서적을 인수했다. 그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을지서적과 전략적 제휴관계일 뿐, 세간에 돌던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미 지난 10월 을지서적이 시공사 산하 인터넷 서점 ‘리브로’에 합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말로만 떠돌던 시공사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구축이 실체를 띠기 시작했다. 을지서적보다 한발 앞서 인수한 경기도 고양의 화정서점과 을지서적 분당점,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 4개 대학의 구내서점, 대구의 만화전문서점, 애경그룹과 손잡은 민자역사 내 서점 입점이 가시화하면(구로, 수원, 평택 등) 수도권 지역의 서점 체인화는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중심에는 내년 1월 문을 여는 온라인 서점 ‘리브로’가 있다. 시공사의 유통분야 진출은 전사장의 오른팔로 지난 10년 간 호흡을 맞춰온 김경수씨(시공사 부사장·리브로 공동대표·동국출판 감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시공사는 700여종이 넘는 출판 목록을 보유하고 6개 잡지를 발행하며 연 매출 300억원 규모의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국내 출판계 4위쯤에 위치한다. 시공사에는 단행본 사업부와 아동물 출판 전문의 시공주니어, 만화사업부(순정만화 격주간지 ‘케이크’, 소년만화 주간지 ‘기가스’), 잡지 4개팀(오디오 전문지 ‘스테레오 사운드’, 패션지 ‘유행통신’, 인테리어지 ‘까사리빙’, 게임전문지 ‘PC Player’) 등 모두 7개 사업부가 소사장제로 운영된다. 또한 독자적으로 아트서적을 기획-제작하고 국제적인 미술학술지 ‘미술사논단’을 발행하는 한국미술연구소가 있다. 이처럼 시공사가 짧은 기간 내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흔히 막대한 자금력을 꼽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설은 한번도 입증된 바가 없다. 대신 시간이 흐를수록 전재국 사장이 출판인으로서 보여준 안목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즉 돈을 벌 때와 투자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경영자라는 것이다.
시공사는 설립 초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나 존 그리샴의 대중소설로 기반을 닦은 뒤, 곧바로 미술 출판에 손을 대 96년 국내현대미술작가총서 ‘아르비방’ 시리즈를 시작했다. 97년에는 제작비만 4억원이 투입됐다는 ‘고려시대의 불화’를 출판하면서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얻었다.
최근에는 시공사가 간송미술관에 조건 없이 2억원을 지원했다는 소문(확인 결과 그런 제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간송측이 이를 거절했다)이 돌아 출판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만큼 미술 출판에 대한 전사장의 관심과 지원은 전폭적이다. 한국미술연구소의 김명선 편집장은 “유행에 치우치지 않고 수명이 긴 책을 만들자는 게 전사장의 생각이자 곧 연구소의 방침”이라며, 연구소가 기획한 예술서적이 100종이 넘으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 이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 밖에 시공사 10주년을 기념해 장석주씨의 8년 역작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전5권)이 출간됐고 한국미술연구소에서 기획한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과 ‘옥스포드 미술사전’이 나란히 출간을 기다리는 등 웬만한 출판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기획으로 시공사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2001년 온라인 서점 ‘리브로’가 출범하면 출판계에 불어닥칠 ‘전재국 바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출판계 인사에게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씨(41·도서출판 시공사 대표)의 을지서적 인수가 출판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물었더니 그는 엉뚱하게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나 듣다보니 묘하게도 강우석 감독과 전재국 사장의 행보가 맞아떨어지는 느낌이다. 전씨는 책을 만드는 시공사로 출발해 서적 도매상 동국출판 대주주(20%)가 됐고, 93년부터 홍대 앞에서 미술전문서점 아티누스를 직접 경영하는 등 서점 운영에 관심을 보이더니 드디어 서울 시내에서 네번째로 큰 규모의 을지서적을 인수했다. 그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을지서적과 전략적 제휴관계일 뿐, 세간에 돌던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이미 지난 10월 을지서적이 시공사 산하 인터넷 서점 ‘리브로’에 합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말로만 떠돌던 시공사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구축이 실체를 띠기 시작했다. 을지서적보다 한발 앞서 인수한 경기도 고양의 화정서점과 을지서적 분당점, 위탁경영을 하고 있는 4개 대학의 구내서점, 대구의 만화전문서점, 애경그룹과 손잡은 민자역사 내 서점 입점이 가시화하면(구로, 수원, 평택 등) 수도권 지역의 서점 체인화는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중심에는 내년 1월 문을 여는 온라인 서점 ‘리브로’가 있다. 시공사의 유통분야 진출은 전사장의 오른팔로 지난 10년 간 호흡을 맞춰온 김경수씨(시공사 부사장·리브로 공동대표·동국출판 감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시공사는 700여종이 넘는 출판 목록을 보유하고 6개 잡지를 발행하며 연 매출 300억원 규모의 종합출판사로 성장했다. 매출 규모로만 보면 국내 출판계 4위쯤에 위치한다. 시공사에는 단행본 사업부와 아동물 출판 전문의 시공주니어, 만화사업부(순정만화 격주간지 ‘케이크’, 소년만화 주간지 ‘기가스’), 잡지 4개팀(오디오 전문지 ‘스테레오 사운드’, 패션지 ‘유행통신’, 인테리어지 ‘까사리빙’, 게임전문지 ‘PC Player’) 등 모두 7개 사업부가 소사장제로 운영된다. 또한 독자적으로 아트서적을 기획-제작하고 국제적인 미술학술지 ‘미술사논단’을 발행하는 한국미술연구소가 있다. 이처럼 시공사가 짧은 기간 내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 흔히 막대한 자금력을 꼽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설은 한번도 입증된 바가 없다. 대신 시간이 흐를수록 전재국 사장이 출판인으로서 보여준 안목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즉 돈을 벌 때와 투자할 때를 정확히 구분하는 경영자라는 것이다.
시공사는 설립 초기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나 존 그리샴의 대중소설로 기반을 닦은 뒤, 곧바로 미술 출판에 손을 대 96년 국내현대미술작가총서 ‘아르비방’ 시리즈를 시작했다. 97년에는 제작비만 4억원이 투입됐다는 ‘고려시대의 불화’를 출판하면서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얻었다.
최근에는 시공사가 간송미술관에 조건 없이 2억원을 지원했다는 소문(확인 결과 그런 제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간송측이 이를 거절했다)이 돌아 출판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그만큼 미술 출판에 대한 전사장의 관심과 지원은 전폭적이다. 한국미술연구소의 김명선 편집장은 “유행에 치우치지 않고 수명이 긴 책을 만들자는 게 전사장의 생각이자 곧 연구소의 방침”이라며, 연구소가 기획한 예술서적이 100종이 넘으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 이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 밖에 시공사 10주년을 기념해 장석주씨의 8년 역작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전5권)이 출간됐고 한국미술연구소에서 기획한 ‘옥스퍼드 20세기 미술사전’과 ‘옥스포드 미술사전’이 나란히 출간을 기다리는 등 웬만한 출판사들은 엄두도 내지 못할 기획으로 시공사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2001년 온라인 서점 ‘리브로’가 출범하면 출판계에 불어닥칠 ‘전재국 바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