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키, 가녀린 몸집, 조계종 총무원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비구니 탁연(卓然) 스님은 1600년 절집 역사의 한 획이자 홍일점이었다. ‘공부만 해왔다’는 겸손에도 불구하고 불교행정 무대에서 탁연 스님의 능력 발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 특히 총무원 문화부는 문화재 발굴, 보존 등 업무 성격상 비구보다는 비구니가 능력을 발휘하기에 적당하다는 평가. ‘100세 비구니가 3세 비구에게 절을 올려야 한다’는 불법의 오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시대변화를 반영한 탁연 스님의 ‘발탁인사’가 기대를 모으는 것도 이런 이유.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이 SK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해 ‘신중한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탄로. 뒤늦게 ‘자진신고’하고 나온 걸 보면 대통령과 평검사들의 토론에서 수사검사가 직접 ‘정치권 외압’을 밝히자 당사자인 이총장도 더 이상 숨기기는 힘들었던 듯. 경제 걱정도 좋고 정보수집도 좋지만 집권당 사무총장의 전화 한 통이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면 더더욱 큰 문제. 이총장 본인은 ‘떳떳하다’고 주장했다지만 국민들 눈에는 ‘뻔뻔한’ 것으로밖에 안 비치니 그게 걱정일 따름.
주간동아 376호 (p10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