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인질극 참사였다.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야 공화국의 베슬란 제1공립학교 인질사태는 9월3일 유혈진압으로 10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채 막을 내렸다. 5일 현재 사망·실종자가 500명을 초과했으며 이중 어린이가 155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학식에 참석한 어린이와 학부모 1500여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진압작전을 벌여 많은 희생자를 낳은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러시아 국내외에서 들끓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생명을 무시한 러시아 정부의 무리한 강경진압이 엄청난 희생을 불러왔다”며 분노하고 있다. 4일 새벽 참사현장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베슬란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네덜란드 벤보트 외무장관은 “테러는 전 세계의 문제이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러시아 정부에 이번 인질사건 발생과 진압과정 전모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생명 무시” 국내외에서 비난 여론 들끓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테러 과잉진압으로 국내외의 비난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10월 체첸 반군이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700여명의 관객을 인질로 잡았을 때도 푸틴 대통령은 강경진압을 택했다. 이번 인질극에도 동원된 러시아 특수부대 알파부대와 오몬은 당시에 인질범 41명을 붙잡기 위해 극장 내부에 독가스를 살포, 무고한 시민 129명을 희생시킨 전력이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강경대응을 완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4일 새벽 참사현장에서 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동정심을 품는 자는 그들과 공범”이라고 못박았다. 또 4일 오후 러시아 TV방송 연설에서는 “새로운 법 집행을 통해 테러 경계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첸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의 무고한 생명을 담보로 삼는다 하더라도 테러 강경진압에 대한 러시아 국내 여론은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공화국 해체 이후 체첸 반군의 테러가 워낙 자주 발생해 국민들이 ‘테러 불감증’을 앓고 있을 정도다. 또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푸틴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개인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중시하는 러시아의 전체주의적 전통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자신도 ‘테러범죄’의 수혜자다. 99년 체첸 반군에 의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강경대응을 주장해 주가를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베슬란 참사와 같은 잔혹한 테러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체첸 독립이 이슬람을 믿는 다른 자치공화국들을 자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해 체첸 반군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체첸 지역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석유자원 또한 체첸을 포기할 수 없는 숨은 이유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언제까지 테러 강경진압에 대한 테러 희생자들의 분노와 국제적 비난여론을 정면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갈수록 더 거세지는 체첸의 독립 요구와 국제적 이슬람 테러조직의 활동은 점점 더 푸틴 대통령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개학식에 참석한 어린이와 학부모 1500여명이 인질로 잡혀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진압작전을 벌여 많은 희생자를 낳은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러시아 국내외에서 들끓고 있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생명을 무시한 러시아 정부의 무리한 강경진압이 엄청난 희생을 불러왔다”며 분노하고 있다. 4일 새벽 참사현장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베슬란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네덜란드 벤보트 외무장관은 “테러는 전 세계의 문제이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며 러시아 정부에 이번 인질사건 발생과 진압과정 전모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생명 무시” 국내외에서 비난 여론 들끓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테러 과잉진압으로 국내외의 비난에 직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 10월 체첸 반군이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700여명의 관객을 인질로 잡았을 때도 푸틴 대통령은 강경진압을 택했다. 이번 인질극에도 동원된 러시아 특수부대 알파부대와 오몬은 당시에 인질범 41명을 붙잡기 위해 극장 내부에 독가스를 살포, 무고한 시민 129명을 희생시킨 전력이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강경대응을 완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4일 새벽 참사현장에서 그는 “테러리스트들에게 동정심을 품는 자는 그들과 공범”이라고 못박았다. 또 4일 오후 러시아 TV방송 연설에서는 “새로운 법 집행을 통해 테러 경계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첸에 대한 대대적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의 무고한 생명을 담보로 삼는다 하더라도 테러 강경진압에 대한 러시아 국내 여론은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공화국 해체 이후 체첸 반군의 테러가 워낙 자주 발생해 국민들이 ‘테러 불감증’을 앓고 있을 정도다. 또 대규모 테러가 발생할 때마다 푸틴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개인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중시하는 러시아의 전체주의적 전통도 이런 분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 자신도 ‘테러범죄’의 수혜자다. 99년 체첸 반군에 의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자 당시 총리였던 푸틴은 강경대응을 주장해 주가를 올린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도 베슬란 참사와 같은 잔혹한 테러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체첸 독립이 이슬람을 믿는 다른 자치공화국들을 자극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해 체첸 반군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체첸 지역이 보유한 무궁무진한 석유자원 또한 체첸을 포기할 수 없는 숨은 이유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언제까지 테러 강경진압에 대한 테러 희생자들의 분노와 국제적 비난여론을 정면돌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갈수록 더 거세지는 체첸의 독립 요구와 국제적 이슬람 테러조직의 활동은 점점 더 푸틴 대통령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