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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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폭탄은 순교작전”

하마스 간부들 “對 이스라엘 유일한 저항수단 … 점령지 철수 때까지 계속 공격”

  • < 예루살렘=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 kimsphoto@yahoo.com

    입력2004-10-14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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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폭탄은 순교작전”
    ”자살폭탄 공격은 우리의 유일한 저항수단이다. 이스라엘군이 지금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하는 잔혹행위를 보라. 걸핏하면 탱크와 아파치 헬기를 앞세워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파괴하고, 부녀자들을 포함한 비무장 민간인들을 거의 날마다 죽이고 있지 않은가.”

    하마스 정치위원회 고위 지도자 중 한 명인 압델 아지즈 알 란티시(54)의 말이다. 가자 시내에 있는 이슬람대학의 교수이자 소아과 의사인 란티시는 자살폭탄을 ‘순교작전’(martyrdom operation)이라 규정한다. 야세르 아라파트가 자살폭탄을 비난하는 것과는 다른 입장이다. 자살폭탄 공격은 억압자이자 군사적으로 강자인 이스라엘에 대한 약자의 유일한 저항수단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자살폭탄은 순교작전”
    하마스는 어떤 조직일까.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력에 밀려 아라파트는 하마스 간부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차례 보안병력을 보내 총격전까지 벌였지만, 번번이 주민들과 하마스측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하마스는 이슬람 저항운동을 뜻하는 아랍어의 머리글자다. 1차 인티파다(1987~93년)가 일어난 직후 교사 출신인 셰이크 아메드 야신에 의해 창립됐다. 조직은 정치위원회와 군사위원회(이제디네 알카삼 여단)로 나뉘어 있다.

    다른 팔레스타인 저항조직과는 달리, 병원 학교 등을 운영해 대중적 지지기반이 강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좌절과 현실에 대한 불만을 바탕으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동예루살렘 미디어센터가 1998년 5월에 실시한 팔레스타인 각 정파의 지지도 조사에서 야세르 아라파트의 정치조직인 파타(Fatah)는 32.9%의 지지율을 기록했고, 하마스는 2위로 13.3%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2000년 9월 인티파다 이후 하마스에 대한 지지도가 두배(25%) 가량 늘었다.

    이런 지지도를 바탕으로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 선거가 치러질 경우 이에 참여하는 방향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하마스 안에서 선거 참여론은 소수 의견일 뿐이다. 란티시는 “이스라엘이 강경파 하마스의 선거 참여를 팔짱 낀 채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하마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자살폭탄은 순교작전”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일련의 평화협상에 반대했고, 96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구성을 위한 선거에도 불참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으로 차지한 점령지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는 한 그들과의 타협은 없다는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하마스 정치위원회 고위 지도자인 알 자헤르(58)는 “하마스 내부에도 선거 참여를 바라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스라엘 지배와 강점이란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려는 선거인지, 아니면 궁극적으로 독립국가를 위한 선거인지에 대한 회의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하마스의 전술을 바꿀 특별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자살폭탄은 순교작전”
    자헤르가 말하는 전술이란 바로 자살폭탄 공격을 가리킨다. 하마스 안에서도 자살폭탄 공격의 유효성에 대한 회의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 말고 대안이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알 자헤르는 필자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우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을 향한 무장투쟁을 멈추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말해보라. 지금 상황에선 선거니 민주주의니 하는 것은 부질없는 말장난이다.”

    20개월째 이어지는 인티파다로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은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어른들 몰래 칼과 조잡한 폭발물을 들고 이웃 유대인 정착촌 공격에 나섰다가 이스라엘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하마스도 어린이들이 희생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자헤르는 “최근 청소년들이 귀중한 피를 함부로 뿌려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너무 많은 젊은이들이 유대인 정착촌 울타리 밖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팔레스타인의 앞날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자헤르는 “학교 선생과 이슬람교 지도자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의사나 기술자가 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어린이들에게 가르쳐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의 “자살폭탄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며 “훈련받은 성인들이 공격을 수행하고 있으며, 10대 청소년들은 자살공격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현재 수시로 주거지를 바꾸는 등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침공에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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