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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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처녀장가·총각시집

  • < 정규덕/ 마산 정규덕비뇨기과 원장 >

    입력2004-10-14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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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어나는 처녀장가·총각시집
    ‘처녀장가’라는 말이 있다. 한 번 결혼했던 남성이 미혼여성과 재혼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과거엔 남성이 한 번쯤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그리 큰 흠이 되지는 않았다. 그 남성에게 권력과 재력이 있다면 더더욱 문제 될 게 없었다. 반면 여성들에겐 전혀 너그럽지 못해, 자식 딸린 미망인 내지 이혼녀 등은 명함조차 내밀기 힘들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최근엔 ‘자식 딸린 이혼녀’가 미혼남과 사랑하고 결혼까지 성공하는 이른바 ‘총각시집’의 사례가 크게 늘어났으며, 최근 TV 드라마들도 이 같은 내용을 앞다투어 내보내고 있다.

    지난 5월 한 인터넷 사이트(젝시인러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세태를 입증했다. ‘당신은 미혼남인데 사랑하는 여성에게 아이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700여명의 응답자 중 과반수 이상인 53%가 ‘중요한 것은 사랑이므로 상관없다’고 대답한 것. 이 밖에도 ‘결혼은 하지 않고 연애만 한다’(36%), ‘부모님께 숨기고 그냥 결혼한다’(2%) 등 90% 이상이 ‘사랑을 지키겠다’는 반응이었고 ‘아이 때문에 포기한다’는 대답은 10%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 선진국에서는 자식 있는 이혼여성이 총각과 결혼하거나 홀아비가 처녀와 합치는 사례들이 흔한 일이어서 그리 이슈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한쪽이 결혼해서 얻은 아이들에게 친자식 이상으로 애정을 쏟곤 한다.

    태국의 소수민족인 야오족의 경우도 여성이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다른 남성과 재혼하는 일이 전혀 흉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전남편의 자식을 많이 데리고 갈수록 새 남편이나 시집 식구로부터 대환영을 받는다. ‘노동력’이 많아지기 때문이 아니라 야오족이 아이 기르는 것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해외 입양 등을 통해 피부색이 다른 아이도 친자식처럼 키우는 요즘 시대에 사랑하는 여인의 자식이라면 더욱더 애정이 가는 게 인지상정 아닐까? 섹스문화는 21세기를 앞질러갈 정도로 발달했건만 생각은 19세기 도덕관념에 젖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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