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4년마다 서는 세계 축구계의 4년장(場)이다. 월드컵에서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고 또 기존의 스타는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사라진다. 이번 2002 한·일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아르헨티나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 등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이 이미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면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예선 3라운드 경기 중 이제 1라운드를 마친 예선 결과를 보고 스타의 가망성이 있는 선수를 꼽아보았다.
6월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포르투갈과의 D조 예선경기에서 미국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브라이언 맥브라이드(30·콜럼버스 크루)는 183cm, 75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미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브루스 어리나 미국팀 감독은 각 포지션에 걸쳐 국내파와 유럽파를 총동원해 막판까지 끊임없이 테스트를 했다. 그러나 최전방 투톱의 한 자리에 맥브라이드를 기용한다는 것은 올 초부터 확고부동한 카드였다.
티토프·디우프도 ‘뜨는 별’
맥브라이드는 미국의 승리를 결정짓는 3점째 멋진 다이빙 헤딩골로 역대 미국의 스트라이커 중 헤딩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 맥브라이드는 헤딩력 외에도 상대 수비를 등지고 펼치는 포스트플레이와 어시스트 능력 등에서도 뛰어나다. 맥브라이드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미국이 이 대회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다.
맥브라이드는 지난 2년간 희귀한 혈액병에 시달리며 한때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인 지난해 2월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 필요한 때 제 몫을 해냈고, 지난 2월에 벌어진 북`-중미 골드컵에서 네 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르며 미국의 우승을 견인,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폴란드 태생의 ‘게르만 전차 신병기’ 미로슬라프 클로제(24·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가 이번 대회 최고의 골잡이로 화려하게 떠오르며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득점왕=6골’이라는 24년 묵은 득점왕 징크스마저 깨뜨릴 기세다. 지난 6월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E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이번 월드컵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하루아침에 깜짝 스타로 거듭났던 클로제는, 5일 아일랜드전에서도 전반 19분 헤딩 선취골을 작렬시켜 머리로만 네 골을 넣었다.
클로제는 본능적인 위치 선점 능력에 탁월한 점프력으로 무장했다. 182cm, 74kg의 다부진 체구임에도 골 세레머니로 텀블링 묘기를 선보일 만큼 몸놀림이 유연하다. 지난해 3월24일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알바니아전 후반에 투입돼 A매치와 첫 인연을 맺자마자 결승골을 뽑았다. 또 나흘 뒤 그리스전에서도 역시 교체 멤버로 나가 결승골을 터뜨려 독일의 펠러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폴란드 태생으로 2년 전 독일로 귀화했는데, 지난해 폴란드 대표팀의 예지 엥겔 감독이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해 국적 회복을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튀니지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예고리 티토프(26)는 러시아의 ‘유상철’로, 골키퍼를 제외한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몸동작이 유연하고 개인기가 화려하며 뛰어난 전술 이해력을 지닌 중원의 사령탑이다. 튀니지전에서 티토프가 뽑아낸 골은 의미가 남다르다. 본인의 월드컵 본선 데뷔 골이었고, 그 골이 곧 조국에 첫 승을 안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다. 티토프는 이날 결승골로 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해 국제 축구계에서 변방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 러시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러시아리그 정상 클럽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핵심 플레이어인 그는 지역예선에서부터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 모스토보이와 함께 러시아의 미드필드진을 지휘하며 세 골을 기록했다. 182cm, 70kg의 체구에 발재간이 좋고 필드를 넓게 활용하는 시야가 돋보일 뿐 아니라 골 결정력도 뛰어나, 월드컵 이후 유럽 명문클럽들의 스카우트 공세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네갈의 디우프는 지난해 2002 한·일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 C조에서 세네갈이 조 수위로 월드컵 티켓을 따낼 당시, 세네갈팀의 14골 중 8골을 혼자 뽑아내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선정된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스타다. 182cm, 74kg의 날렵한 체격에 힘과 스피드를 겸비했으며 스물한 살이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문전에서 냉정을 잃지 않는 침착한 슛으로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까지 갖고 있다.
디우프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것은 최근 2~3년 사이였다. 17세의 어린 나이로 프랑스 1부리그 소쇼팀에 입단했던 98~99시즌에는 15경기에서 무득점, 99~2000시즌 렌팀에서 뛸 때는 28경기에 출전해 고작 한 골을 넣어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혈기를 누르지 못한 거친 플레이와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악동’ 이미지가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00~2001시즌 초반 랑스팀으로 옮긴 후에는 한결 성숙한 자세와 성실한 플레이로 28경기에 출장해 8골을 잡아내고, 2001~2002시즌에는 26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팀의 리그 준우승을 이끌어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이 눈에 띈다. 박지성은 지난 5월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려 유럽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의 월드컵 대표선수 중 유럽 진출이 가장 유력한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소속팀 교토 퍼플상가와는 올해 1년간만 재계약을 하면서 언제든 유럽에 진출할 수 있도록 옵션 조항을 달아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교토를 J2(2부리그)에서 J1(1부리그)으로 진출시키며 많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불과 5000만엔(약 5억원)에 재계약했다. 당장 많은 연봉을 받기보다는 미래에 투자한 셈이다.
또한 이제 겨우 만 21세라는 점도 유럽 스카우트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타고난 지구력과 성실성에다 유럽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병역문제도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해결될 것으로 보여, 그의 앞길에는 아무 걸림돌이 없다. 만약 박지성이 유럽의 빅리그에 안착한다면, 2000년 5월 명지대를 휴학하고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일본에 진출한 이후 2년여 만에 쾌거를 이루는 것이다.
6월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포르투갈과의 D조 예선경기에서 미국의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킨 브라이언 맥브라이드(30·콜럼버스 크루)는 183cm, 75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미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브루스 어리나 미국팀 감독은 각 포지션에 걸쳐 국내파와 유럽파를 총동원해 막판까지 끊임없이 테스트를 했다. 그러나 최전방 투톱의 한 자리에 맥브라이드를 기용한다는 것은 올 초부터 확고부동한 카드였다.
티토프·디우프도 ‘뜨는 별’
맥브라이드는 미국의 승리를 결정짓는 3점째 멋진 다이빙 헤딩골로 역대 미국의 스트라이커 중 헤딩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가 거짓이 아님을 증명했다. 맥브라이드는 헤딩력 외에도 상대 수비를 등지고 펼치는 포스트플레이와 어시스트 능력 등에서도 뛰어나다. 맥브라이드는 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미국이 이 대회에서 기록한 유일한 골을 성공시켰다.
맥브라이드는 지난 2년간 희귀한 혈액병에 시달리며 한때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았었다. 그러나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인 지난해 2월 멕시코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 필요한 때 제 몫을 해냈고, 지난 2월에 벌어진 북`-중미 골드컵에서 네 골을 넣고 득점왕에 오르며 미국의 우승을 견인,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폴란드 태생의 ‘게르만 전차 신병기’ 미로슬라프 클로제(24·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가 이번 대회 최고의 골잡이로 화려하게 떠오르며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 이후 ‘득점왕=6골’이라는 24년 묵은 득점왕 징크스마저 깨뜨릴 기세다. 지난 6월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E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이번 월드컵 1호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하루아침에 깜짝 스타로 거듭났던 클로제는, 5일 아일랜드전에서도 전반 19분 헤딩 선취골을 작렬시켜 머리로만 네 골을 넣었다.
클로제는 본능적인 위치 선점 능력에 탁월한 점프력으로 무장했다. 182cm, 74kg의 다부진 체구임에도 골 세레머니로 텀블링 묘기를 선보일 만큼 몸놀림이 유연하다. 지난해 3월24일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 알바니아전 후반에 투입돼 A매치와 첫 인연을 맺자마자 결승골을 뽑았다. 또 나흘 뒤 그리스전에서도 역시 교체 멤버로 나가 결승골을 터뜨려 독일의 펠러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폴란드 태생으로 2년 전 독일로 귀화했는데, 지난해 폴란드 대표팀의 예지 엥겔 감독이 그의 기량을 높이 평가해 국적 회복을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5일 튀니지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예고리 티토프(26)는 러시아의 ‘유상철’로, 골키퍼를 제외한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멀티플레이어다. 몸동작이 유연하고 개인기가 화려하며 뛰어난 전술 이해력을 지닌 중원의 사령탑이다. 튀니지전에서 티토프가 뽑아낸 골은 의미가 남다르다. 본인의 월드컵 본선 데뷔 골이었고, 그 골이 곧 조국에 첫 승을 안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다. 티토프는 이날 결승골로 86년 멕시코 월드컵 이후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해 국제 축구계에서 변방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 러시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러시아리그 정상 클럽인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핵심 플레이어인 그는 지역예선에서부터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 모스토보이와 함께 러시아의 미드필드진을 지휘하며 세 골을 기록했다. 182cm, 70kg의 체구에 발재간이 좋고 필드를 넓게 활용하는 시야가 돋보일 뿐 아니라 골 결정력도 뛰어나, 월드컵 이후 유럽 명문클럽들의 스카우트 공세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네갈의 디우프는 지난해 2002 한·일 월드컵 아프리카 최종예선 C조에서 세네갈이 조 수위로 월드컵 티켓을 따낼 당시, 세네갈팀의 14골 중 8골을 혼자 뽑아내 `‘올해의 아프리카 선수’로 선정된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스타다. 182cm, 74kg의 날렵한 체격에 힘과 스피드를 겸비했으며 스물한 살이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문전에서 냉정을 잃지 않는 침착한 슛으로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까지 갖고 있다.
디우프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것은 최근 2~3년 사이였다. 17세의 어린 나이로 프랑스 1부리그 소쇼팀에 입단했던 98~99시즌에는 15경기에서 무득점, 99~2000시즌 렌팀에서 뛸 때는 28경기에 출전해 고작 한 골을 넣어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당시에는 혈기를 누르지 못한 거친 플레이와 적절치 못한 언행으로 구설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악동’ 이미지가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00~2001시즌 초반 랑스팀으로 옮긴 후에는 한결 성숙한 자세와 성실한 플레이로 28경기에 출장해 8골을 잡아내고, 2001~2002시즌에는 26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팀의 리그 준우승을 이끌어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이 눈에 띈다. 박지성은 지난 5월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려 유럽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재 한국의 월드컵 대표선수 중 유럽 진출이 가장 유력한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소속팀 교토 퍼플상가와는 올해 1년간만 재계약을 하면서 언제든 유럽에 진출할 수 있도록 옵션 조항을 달아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교토를 J2(2부리그)에서 J1(1부리그)으로 진출시키며 많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불과 5000만엔(약 5억원)에 재계약했다. 당장 많은 연봉을 받기보다는 미래에 투자한 셈이다.
또한 이제 겨우 만 21세라는 점도 유럽 스카우트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타고난 지구력과 성실성에다 유럽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춰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병역문제도 한국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해결될 것으로 보여, 그의 앞길에는 아무 걸림돌이 없다. 만약 박지성이 유럽의 빅리그에 안착한다면, 2000년 5월 명지대를 휴학하고 유럽 진출의 교두보로 삼기 위해 일본에 진출한 이후 2년여 만에 쾌거를 이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