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는 글로벌 경제의 대표적 화두다. 최근까지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여러 기업은 자율주행차를 주행과 안전성 개선을 위한 실험용 차원에서 연구했을 뿐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구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면서 급격히 변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의 성공 가능성을 증명해 보인 후 오늘날 정보기술(IT) 산업을 이끄는 거의 모든 기업이 이구동성으로 자율주행차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IT 기업의 공격적인 시장 진입에 자동차 기업들 역시 위기감을 느끼고 자율주행차 시대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현재 IT 기업들은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고자 운전 정보는 물론 음악,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초기에는 간단한 경로 안내와 라디오, 음악 재생 정도만 제공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이나 통화는 물론, 터치와 음성 인터페이스 등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는 추세다. 애플과 구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퀄컴과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기업 역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 등 핵심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가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핵심적인 중앙 제어 시스템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다.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의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필요 동작을 결정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개별적으로 작동하던 엔진, 보디, 섀시 등 각종 부품을 종합적으로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중앙 제어 시스템이 자동차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첨단 기술이 빠르게 집약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앙 제어 시스템으로 발전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에 IT 기업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IT 기술력을 빠르게 획득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근간을 이룰 자동차 네트워킹과 고성능 컴퓨팅, 사이버 보안 등은 자동차 기업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로 평가된다. 이런 까닭에 많은 자동차 기업이 역량의 격차를 메우려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IT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표 참조). 한편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하고자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과도 활발하게 연대하는 모습을 주목할 만하다.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의 기술 수준이나 시장 확산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각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은 자신들의 강점 영역에 주력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타사와 협력해 보완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미래 자동차 시대에 등장할 수 있는 주요 변수의 영향력에 따라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기업들의 전략 추진도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
첫 번째 변수는 전기자동차 보급 증가다. 내연기관(연료를 연소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원동기)의 경쟁력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IT 기업 처지에선 쉽게 얻기 힘든 역량이다. 정교한 자율주행을 위한 고도의 IT 기술이 적용된다 해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 확보가 어렵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IT와 자동차 기업의 관계를 바꾸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내연기관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자동차는 기존 자동차 기업의 역량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또한 소비자 기호의 반영, 맞춤형 제조 등 오늘날 자동차 생산과 다른 방식으로 제조될 공산도 크다. 만일 전기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비중이 더 커진다면 자동차 기업들과 IT 기업 간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리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변수로 자율자동차를 활용하는 신규 비즈니스의 부상을 들 수 있다.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 모두 주력 비즈니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들 기업 모두 자율주행차의 생산 및 판매는 물론,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에 주목한다.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자율자동차 확산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 협력을 지속하더라도, 한편으로는 가치 있는 데이터 획득과 차량 공유, 차세대 물류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의 콘텐츠 및 서비스 비즈니스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IT, 자동차,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뛰어드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와 IT라는, 글로벌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기술의 교집합이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자율주행차의 발전은 미래 기술의 융·복합 추세와 파급 효과를 조망하는 청사진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산업 자체는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을 비롯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다양한 기업까지 자율주행차 기반의 새로운 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관련 시장과 주요 기업의 동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및 제도의 변화를 파악해 향후 부상할 유망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신성장동력을 찾는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IT 기업들은 미래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고자 운전 정보는 물론 음악,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는 초기에는 간단한 경로 안내와 라디오, 음악 재생 정도만 제공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이나 통화는 물론, 터치와 음성 인터페이스 등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는 추세다. 애플과 구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에서 축적한 플랫폼 역량을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퀄컴과 엔비디아 등 하드웨어 기업 역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로세서 등 핵심 반도체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은 인포테인먼트가 자율주행차에서 가장 핵심적인 중앙 제어 시스템이 될 수 있는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다.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주변 환경의 변화를 신속하게 감지하고 필요 동작을 결정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는 개별적으로 작동하던 엔진, 보디, 섀시 등 각종 부품을 종합적으로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중앙 제어 시스템이 자동차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첨단 기술이 빠르게 집약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중앙 제어 시스템으로 발전한다면 자율주행차 시대에 IT 기업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포테인먼트에서 중앙 제어 시스템으로
반면 자동차 기업의 자율주행차 접근법은 IT 기업과 상이하다. 자동차 기업도 미래 자율주행차의 핵심은 기계 시스템이 아닌 IT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기업은 대부분 IT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강점인 주행성과 안전성을 강화하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자율주행차와 밀접한 기술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GM(제너럴모터스)과 포드, 도요타, 벤츠 등 다수 자동차 기업은 공격적인 투자로 실리콘밸리의 IT 인력 영입 및 벤처기업 인수 등 자체 기술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자율주행차에 적용될 IT 기술력을 빠르게 획득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근간을 이룰 자동차 네트워킹과 고성능 컴퓨팅, 사이버 보안 등은 자동차 기업이 쉽게 따라잡기 어려운 분야로 평가된다. 이런 까닭에 많은 자동차 기업이 역량의 격차를 메우려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여러 IT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표 참조). 한편으로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응하고자 자동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기업들과도 활발하게 연대하는 모습을 주목할 만하다.
아직까지 자율주행차의 기술 수준이나 시장 확산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각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은 자신들의 강점 영역에 주력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타사와 협력해 보완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미래 자동차 시대에 등장할 수 있는 주요 변수의 영향력에 따라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기업들의 전략 추진도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
첫 번째 변수는 전기자동차 보급 증가다. 내연기관(연료를 연소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원동기)의 경쟁력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IT 기업 처지에선 쉽게 얻기 힘든 역량이다. 정교한 자율주행을 위한 고도의 IT 기술이 적용된다 해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 확보가 어렵다면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전기자동차의 확산이 IT와 자동차 기업의 관계를 바꾸는 단초가 될 수 있다. 내연기관이 필요하지 않은 전기자동차는 기존 자동차 기업의 역량이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또한 소비자 기호의 반영, 맞춤형 제조 등 오늘날 자동차 생산과 다른 방식으로 제조될 공산도 크다. 만일 전기자동차가 향후 자동차 산업에서 비중이 더 커진다면 자동차 기업들과 IT 기업 간 직접적인 경쟁이 불가피하리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IT 기업, 자동차 회사에 견제당할 수도
두 번째 변수는 자동차 산업에서 새로운 IT 트렌드의 확산이다.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는 기존의 폐쇄적인 자동차 개발과 생산, 마케팅에서 벗어나 기술 개방과 협력을 통한 개발체계 구축, 소비자 기호의 신속한 반영 등 IT 산업의 주요 특징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IT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활용하는 오픈소스와 모바일 네트워크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On The Air) 같은 트렌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자동차의 IT 융·복합 수준이 최고조에 달하는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자동차 기업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기반으로 핵심 IT 기술 역량을 적극적으로 흡수해 IT 기업들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마지막 변수로 자율자동차를 활용하는 신규 비즈니스의 부상을 들 수 있다.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 모두 주력 비즈니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므로 이들 기업 모두 자율주행차의 생산 및 판매는 물론,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에 주목한다.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자율자동차 확산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생산 부문에서 협력을 지속하더라도, 한편으로는 가치 있는 데이터 획득과 차량 공유, 차세대 물류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경쟁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의 콘텐츠 및 서비스 비즈니스는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IT, 자동차, 통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뛰어드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와 IT라는, 글로벌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기술의 교집합이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자율주행차의 발전은 미래 기술의 융·복합 추세와 파급 효과를 조망하는 청사진이 될 수 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산업 자체는 물론,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자동차 기업과 IT 기업을 비롯해,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다양한 기업까지 자율주행차 기반의 새로운 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차 관련 시장과 주요 기업의 동향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 및 제도의 변화를 파악해 향후 부상할 유망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신성장동력을 찾는 기업들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