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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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CPU 품귀… ‘매각설’ 인텔, 깜짝 실적 내며 화려하게 부활

주가 한 달 만에 2배 상승… AMD 주가도 60%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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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영훈 기자

    yhmoon93@donga.com

    입력2026-05-03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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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중앙처리장치(CPU)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인텔과 AMD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뉴시스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중앙처리장치(CPU)가 다시 주목받으면서 인텔과 AMD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뉴시스

    “AI가 생성 단계에서 자율적 행동 단계로 전환됨에 따라 컴퓨팅 병목 현상이 CPU와 메모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범용 컴퓨팅 집약도의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4월 19일(이하 현지 시간) 내놓은 인공지능(AI) 시장에 대한 평가다. AI 에이전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쏠렸던 시선이 중앙처리장치(CPU)에 미치고 있다. 한때 매각설까지 흘러나왔던 인텔은 올해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주가가 한 달 사이 105% 급등하는 등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인텔과 함께 C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MD 주가도 한 달간 65% 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26년 전 최고점 경신한 인텔

    4월 24일(이하 현지 시간) 인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6% 급등한 82.54달러(약 12만 원)로 마감했다(그래프1 참조). 닷컴버블 당시 최고점(2000년 8월 31일)을 26년 만에 탈환했다. 이는 전날 장 마감 직후 발표한 인텔의 깜짝 실적 발표 때문이다. 인텔은 1~3월 매출이 135억8000만 달러(약 20조 원)라고 밝혔다. 시장 예측치보다 10% 상회한 수치다. 1년 전만 해도 부진한 실적으로 매각설까지 돌았던 것을 생각하면 화려한 부활인 셈이다. 5월 1일에는 5.44% 상승하며 100달러(약 14만7500원) 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세계 CPU 시장을 양분하는 AMD 주가도 인텔 실적 발표와 함께 뛰었다. AMD 주가는 4월 24일 전일 대비 13.91% 오른 347.81달러(약 51만 원)로 거래를 마쳤다(그래프2 참조). 4월 동안 3거래일을 제외한 모든 날짜에 상승 곡선을 그리며 5월 1일 360달러(약 53만1000원) 선을 넘어섰다.

    이는 데이터센터 내 CPU 수요가 최근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CPU는 과거 개인용 컴퓨터(PC) 내 두뇌 역할을 하며 오랫동안 컴퓨팅 시스템에서 핵심 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거대언어모델(LLM)을 중심으로 한 ‘AI 학습’ 시대가 열리면서 GPU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됐다. AI 챗봇 학습에는 방대한 양의 병렬 연산이 필요한데, GPU가 그 역할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업무를 지시하는 관리자(CPU)보다 실행에 옮기는 사원(GPU)이 많이 필요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의 역할이 강조되며 AI가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일을 수행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보조적 역할에 머물렀던 CPU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AI가 훈련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CPU가 매우 중요해졌다”며 “CPU 대 GPU 비율이 예전엔 1 대 8이었는데, 지금은 1 대 4로 바뀌었고 앞으로는 우선순위에 따라 더 나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텔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이 이를 방증한다. 1분기 데이터센터 및 AI 매출은 51억 달러(약 7조5300억 원)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 성장했다.

    엇갈리는 주가 전망

    CPU 병목 현상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30년 경력의 기술 트렌드 분석가인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 대표는 4월 24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인텔 투자자 대상 커뮤니케이션(IR) 담당자에 따르면 고객들은 폐기되거나 기대치가 낮은 상품도 개의치 않고 구입했다고 한다”며 “이것이 현 CPU 수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썼다. 실제로 인텔과 AMD는 올해 들어 CPU 가격을 15% 인상했다. 모건스탠리는 2030년까지 AI 에이전트에 따른 데이터센터용 CPU 수요가 325억~600억 달러(약 48조~88조6000억 원)로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주가 단기 급등으로 인한 가격 부담은 리스크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인텔의 선행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19배, AMD는 50배에 달한다. 마이크론(9배), 엔비디아(26배) 등 여타 반도체에 비해 크게 높은 편이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CPU 업체 주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27일 보고서를 통해 “인텔이 단기적으로 PC 시장 부진과 파운드리 영업적자 지속이라는 부담을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CPU 병목이 심화하고 공급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CPU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돼야 실적과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미국-이란 휴전 이후 모든 자금이 반도체로 몰리는 상황에서 인텔 실적 발표로 CPU 업체에 쏠린 것”이라며 “CPU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주가에 그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이목은 5월 5일 AMD의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AMD는 1~3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98억 달러(약 14조4800억 원)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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