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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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 있다” 칭찬 듣는 명절 술 선물

[명욱의 술기로운 생활] 고운달 10년 숙성 제품부터 한국 최초 머루 와인까지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입력2025-01-27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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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시장에 ‘가치소비’ 트렌드가 짙어지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이 발효와 숙성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재료에 따라 맛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확히 안다. 제품 라벨에 어떤 가치가 담겼는지 세세하게 확인하며, 맛뿐 아니라 지역적·농업적, 나아가 사회적 가치까지 따져 술을 구매한다. 여기에 더해 단지 술을 마시고 취하기보다 음미하고 감상하고 소장하려는 사람도 많아졌다. 수많은 한정판 술이 등장한 배경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술을 즐기는 포인트가 늘어난 만큼 명절에 술 선물을 할 때도 이전과 다른 세심한 선택이 필요하다. 흔히 알려진 술로는 남다른 감동을 선사하기 어렵다. 잘 고른 술이 선물하는 사람의 인상을 결정한다. 소장 가치 높은, “안목 있다”는 반응을 자아내는 명절 선물용 술 5종을 소개한다.

    #최고급 증류주의 아트 에디션 ‘고운달×장욱진’

    고운달의 첫 아트 에디션 ‘고운달×장욱진’. [대동여주도 제공]

    고운달의 첫 아트 에디션 ‘고운달×장욱진’. [대동여주도 제공]

    국내에서 가장 비싼 증류주 고운달이 설을 앞두고 선보인 첫 아트 에디션이다. 현대미술 거장 장욱진 화가와 컬래버레이션으로 ‘강_1987’ 작품을 결합한 주병이 특징이다. 서랍형 아트 케이스 상단에는 고운달을, 하단에는 장 화가의 친필 사인과 에디션 넘버링이 표기된 판화를 배치해 소장 가치를 높였다. 1월 31일까지 50세트 한정 판매한다.

    고운달은 국내 최초 위스키 마스터 블렌더인 이종기 명인의 양조 기술이 집약된 최고급 증류주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방한 만찬주였던 오미로제 와인의 제조사 문경 오미나라가 선보이는 오미자 브랜디로, 이미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높은 알코올 도수에 비해 쓴맛이 적고, 머금는 순간 오미자 향이 입안 전체를 감싼다. 알코올 도수 52%, 가격 105만 원.

    #백종원x예산 농작물 ‘아이긴 청사 에디션’

    더본코리아가 선보인 ‘아이긴 청사 에디션’. [인스타그램 아이긴 계정 캡처]

    더본코리아가 선보인 ‘아이긴 청사 에디션’. [인스타그램 아이긴 계정 캡처]

    최근 10년 사이 세계 주류 시장을 달군 주종이 있다. 바로 진(gin)이다. 진이 주목받은 이유는 지역의 다양한 농산물과 허브를 사용해 그 지역만의 대체 불가능한 제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아이긴은 지난해 더본코리아(대표 백종원)가 그런 진의 특성을 부각해 만든 제품이다. 충남 예산 쌀, 사과 등 지역 농작물을 사용해 만든 ‘애플 진’으로, 로컬 가치를 알리고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청사 에디션은 2025년 푸른 뱀의 해를 맞아 출시된 아이긴의 한정판 패키지 제품이다. 알코올 도수 40%, 가격 3만 원.

    #금전운 가득 담은 ‘조옥화 안동소주 청사 에디션’

    ‘조옥화 안동소주 청사 에디션’.  [민속주 안동소주 홈페이지 캡처]

    ‘조옥화 안동소주 청사 에디션’. [민속주 안동소주 홈페이지 캡처]

    국내 유일의 안동소주 무형문화재 조옥화 명인 가문에서 만드는 안동소주의 푸른 뱀 에디션이다. 조옥화 안동소주는 정통 안동소주를 지향하며, 탁주 원액을 위스키와 같은 상압에서 증류한다. 쌀, 물, 누룩 이외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는 무감미료 술로, 구운 쌀 맛이 뭉근하게 나는 것이 특징이다. 탄산수, 토닉워터 등을 더해 하이볼 형태로 즐길 수도 있다. 청사 에디션은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뱀이 금화, 은화를 품고 있는 패키지로 디자인돼 금전운 상승의 기운을 담고 있다. 알코올 도수 25%와 45% 두 버전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각각 1만6000원, 2만1500원.

    #호평 일색 ‘일품진로 1924 헤리티지 100주년 에디션’

    ‘일품진로 1924 헤리티지 100주년 에디션’. [하이트진로 제공]

    ‘일품진로 1924 헤리티지 100주년 에디션’. [하이트진로 제공]

    지난해 진로소주(현 하이트진로) 창립 100주년을 맞아 출시된 기념주 중 하나다. 23년 목통 숙성 원액과 최고급 이천 쌀을 3번 증류한 원액을 블렌딩해 일반 증류식 소주보다 더 깊고 부드러운 풍미를 낸다. 100주년 한정판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으며, 주병의 자개 디자인이 한국 고유 전통미를 느끼게 해 명절 선물용 술로 안성맞춤이다. 지난해 출시 이래 프리미엄 소주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하이트진로 매출 20% 상승을 견인하기도 했다. 알코올 도수 30%, 가격 약 18만 원.



    #마이클 잭슨도 마신 와인 ‘무주 구천동 산머루주’

    ‘무주 구천동 산머루주’. [덕유와이너리 제공]

    ‘무주 구천동 산머루주’. [덕유와이너리 제공]

    가족이 함께 마시기에 부담 없으면서 맛까지 잡은 와인이 있다. 바로 전북 무주 덕유와이너리의 산머루주다. 덕유와이너리는 국내에 와인이 생소하던 30여 년 전 포도 대신 무주 특산물인 머루로 처음 와인을 만든 곳으로, 1997년 세계적 팝 스타 마이클 잭슨이 무주를 찾았을 때 이곳 와인을 선물받아 이름을 알렸다. 소장용은 아니지만 지역색을 살렸다는 점에서 특색 있고, 가격은 6300(360㎖)~1만4000(750㎖)원으로 여러 병을 선물해도 저렴한 편이다. 알코올 도수 16%.

    명욱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렌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를 거쳐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과 ‘말술남녀’가 있다. 최근 술을 통해 역사와 트렌드를 바라보는 ‘술기로운 세계사’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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