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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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 정국에도 ‘정권 교체’보다 더 높은 ‘정권 연장’ 여론

양자 대결 시 ‘초박빙’… 전문가들 “이재명 대표 심판대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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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입력2025-01-2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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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동아DB]

    민심의 이동일까, 아니면 보수층 결집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까.

    12·3 비상계엄 사태 전후로 정당 지지율 변화가 극심하다. 계엄 사태 직후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크게 올랐지만, 해가 바뀐 뒤에는 국민의힘 추격세가 거세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구속 국면에서도 국민의힘의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2배 앞섰던 ‘교체론’ 한 달 새 뒤집혀

    집권 여당의 ‘정권 연장’(48.6%)이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46.2%)를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1월 20일 처음 나왔다(그래프 참조).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월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인 지난해 12월 26~27일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정권 교체론(60.4%)이 정권 연장론(32.3%)을 2배 가까이 앞섰는데, 이후 격차가 23.7%p(1월 2~3일)에서 11.7%p(1월 9~10일)로 좁혀졌다. 그리고 오차범위 안이지만, 이번 조사에선 순위가 뒤집혔다.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이 46.5%로 더불어민주당(39.0%)을 오차범위 밖인 7.5%p 앞질렀다.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 비춰보면 정권 연장론이 이처럼 높게 나타난 것은 이례적이다.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이 같은 보수 결집 현상은 조사 방법과 기관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갤럽, NBS 등 주요 여론조사 전문업체에서도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모두 높게 집계됐다.

    정기남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탄핵소추 의결부터 헌법재판소 결정까지 3개월간 찬반 여론이 크게 변하지 않았던 것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라며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보수 지지층이 ‘샤이 보수’로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이들이 ‘샤우팅 보수’로 바뀌어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로 독주하고 있지만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이, 보수 진영에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권주자로 깜짝 부상했다.

    한국갤럽이 1월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범보수권에서는 김 장관이 7%를 얻어 지난주(8%)에 이어 연속으로 보수 후보군 중 1위를 지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각각 6%, 오세훈 서울시장 4% 순이었다. 1위는 이재명 대표(31%)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 김 장관 1위는 비단 한국갤럽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 다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탄핵 정국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이 대표는 다자 구도에서 큰 격차를 두고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권 후보와의 일대일 대결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사저널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1월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에게 조기 대선이 열린다는 전제로 ‘이재명 대표 대 김문수 장관 양자 대결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김 장관은 46.4% 지지율로 이 대표(41.8%)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격차는 4.6%p로 오차범위 내(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다. 이 조사에선 이 대표(43.0%)와 홍준표 대구시장(43.7%), 이 대표(42.7%)와 오세훈 서울시장(41.1%)의 양자 대결 역시 오차범위 내 초박빙 구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보수 지지자들이 ‘이 대표에게 정권이 넘어가는 것은 막자’는 생각으로 여론조사에 적극 응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 등으로 보수층이 결집했지만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속내는 복잡하다. 이 같은 민심이 이어진다면 정권 교체를 노리는 민주당엔 적신호가 켜진 것이나 다름없어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이 능력이 없어 보이고, 무책임하고, 혹은 (상대를) 거칠게 조롱하는 과정에서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이동하게 만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효과”라면서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다음 단계인 조기 대선 국면으로 진입한 것”이라는 의견에 대체로 공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난해까지 국민의 심판 대상이 윤 대통령이었다면, 이제는 이 대표에게 눈길이 돌아간 것”이라며 “국민은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큰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 자격이 있느냐, 잘할 수 있느냐’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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