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국경 장벽을 따라 이민자들이 걷고 있다. [GettyImages, 지오그룹 제공, 코어시빅 제공]](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WEEKLY/Article/67/92/e8/74/6792e874090ad2738276.jpg)
멕시코와 인접한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의 국경 장벽을 따라 이민자들이 걷고 있다. [GettyImages, 지오그룹 제공, 코어시빅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0일(이하 현지 시간) 취임식에서 그간 공언한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내며 한 말이다. 행사 직후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로 자리를 옮긴 트럼프는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맞닿은 미국 남부 국경에 군대가 배치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온 이민자는 체포 후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수용시설에 구금된다. 강도 높은 트럼프표 불법 이민자 단속이 현실화하자 증시에선 ‘교도소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 교도소들, 수용시설 확장 러시
미국의 대표적 민간 교도소 운영사 지오그룹은 트럼프 취임 이튿날인 1월 21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그래프1 참조). 이 기업 주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당선 직전부터 이날(종가 기준)까지 약 130% 상승했다. 또 다른 교도소주 코어시빅도 같은 기간 약 68% 상승률을 나타냈다(그래프2 참조).
이런 흐름에 맞춰 지오그룹과 코어시빅은 최근 적극적으로 시설 확충에 나섰다. 지난해 대선 직후 실적 발표에서 “(트럼프 당선은) 우리에게 다시없을 기회”라고 언급한 조지 졸리 지오그룹 회장은 기존 1만3500명 수준이던 불법 이민자 구금 규모를 3만1000명까지 늘리고 있다. 이렇게 확대된 시설을 모두 가동할 경우 지오그룹은 연간 4억 달러(약 5740억 원)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코어시빅은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폐쇄됐던 텍사스 교도소 등을 재가동해 수용 규모를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데이먼 하이닝거 코어시빅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가족 단위로 추방할 경우에 대비해 추가 부지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투자자 “교도소주, 1기 때보다 큰 폭 상승할 것”
ICE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는 1차 재임 기간(2017~2021) 중 90만 명 넘는 불법 이민자를 추방했다(자발적 귀환 포함). 이번에는 더 많은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단속이 이뤄질 전망이다. 트럼프의 의지가 강한 것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의 우호적인 이민 정책 여파로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1기 때보다 교도소 기업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높다. 트럼프 1기 첫해 최고가를 기록한 지오그룹과 코어시빅 주가는 2년 차 때 한 차례 더 강세를 보인 뒤 임기 말로 가면서 하락 길을 걸었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역사는 반복되고 이번에는 더 강력하게 반복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투자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이민 정책 구상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쇼맨십’ 비중도 적잖다고 분석한다. 안동후 유에스스탁 이사는 “트럼프가 얘기하는 수준으로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든다”며 “현재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백인들이 꺼리는 분야에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고, 비록 불법 신분이기는 해도 영주권을 갖고자 ‘개인납세자식별번호(ITIN)’를 부여받아 국가 재정에도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경제의 한 축을 이룬 이들을 모두 쫓아내는 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이사는 “트럼프가 고강도 정책을 실제로 시행한다 해도 모든 불법 이민자의 범죄 전력을 스크리닝하고 단속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정책 효과가 바로 나타나기 어려운 만큼 민간 교도소주의 현 주가는 이런 요소들을 선반영한 고점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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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슬아 기자입니다. 국내외 증시 및 산업 동향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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