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74

..

“클래스는 영원하다” 살라 vs “괴물 골잡이” 홀란

[위클리 해축] EPL 득점왕 경쟁… 이사크, 파머, 우드까지 ‘ Top 5’ 관전 포인트

  • 박찬하 스포티비·KBS 축구 해설위원

    입력2025-01-25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대가 바뀌고 축구의 전략·전술 포인트가 변해도 축구의 묘미가 ‘골(goal)’이라는 기본 진리는 그대로다. 날이 갈수록 경기를 마무리 짓는 최정상급 골잡이의 가치도 치솟고 있다. 지금도 모든 공격수가 팀과 자신의 위상을 높이고자 경쟁 중이다. 최고 선수들이 즐비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의 골 경쟁 상황은 어떨까. 득점 경쟁 최상단에 자리 잡은 선수들을 살펴봤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왼쪽)와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뉴시스]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왼쪽)와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뉴시스]

    18골 살라 단독 선두

    1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18골)

    리버풀의 왼쪽 윙포워드 모하메드 살라의 시계는 멈추지 않고 달린다. 1992년생으로 이미 노장 반열에 올랐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평가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이번 시즌 들어 지난 두 시즌보다 좋은 컨디션으로 리버풀의 선두 질주에 앞장서고 있다. 신임 아르네 슬롯 감독이 오면서 다소 불안했던 리버풀은 살라의 활약에 힘입어 전임 감독 위르겐 클롭 시대를 금세 잊어버렸다. 살라는 2017년 이탈리아 AS 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후 꼬박꼬박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2017∼2018시즌 32골을 시작으로 20골 이상 기록한 시즌만 4번이다. EPL 첫 시즌부터 득점왕을 차지한 데 이어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에도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 시즌은 리그 21경기를 치른 현재 18골로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고 도움도 13개로 가장 많다(이하 1월 21일 기준). 리그 반환점을 돌기도 전에 일찌감치 10골·10도움을 달성한 것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살라와 리버풀의 계약은 만료된다. 팬들은 득점왕과의 재계약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기다린다.


    2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17골)

    엘링 홀란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뛰어난 ‘괴물 골잡이’다. EPL 무대로 넘어오기 전부터 대형 공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190㎝ 넘는 거구지만 빠르고 날렵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를 무너뜨린다. 공중부터 발밑까지 높고 긴 패스도 그의 큰 신체조건 덕에 날카로운 패스로 이어진다. 홀란은 2022∼2023시즌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자마자 36골, 지난 시즌에는 27골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했다. 잉글랜드 ‘레전드’ 앨런 시어러의 3시즌 연속 득점왕 기록(1994∼1995시즌부터 1996~1997시즌까지)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절호의 기회다. 이번 시즌 개막전부터 5라운드까지 연속 10골을 퍼부으며 득점왕 경쟁을 조기에 끝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11∼12월 주춤해 득점 선두를 빼앗겼다. 최근 팀 부진이 끝나면서 홀란의 기세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후반기 맨체스터 시티의 반격은 홀란이 이끈다.


    3 알렉산데르 이사크(뉴캐슬 유나이티드, 15골)

    스웨덴 국적의 알렉산데르 이사크는 유소년 시절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비교되곤 했다. 같은 국적이고 장신인 데다 빠르고 유연해서 흔히 ‘제2 즐라탄’으로 불렸다. 다만 2016년 17세에 프로 데뷔한 그에게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탓이었을까. 당장 활약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잠시 성장이 멈춘 듯한 시기도 있었다.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 등을 거친 이사크는 현재 즐라탄과 ‘EPL 킹’ 티에리 앙리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듯한 모습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크고 빠르며 유연한 데다 기술까지 갖춘 환상적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뉴캐슬은 2022년 여름 7500만 유로(약 1120억 원)에 이사크를 영입했다. 일각에선 이적료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사크는 시즌 21골은 물론, 이번 시즌에는 구단 기록인 리그 8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등 이적료가 아깝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번 시즌 다시 4위권에 진입하려는 뉴캐슬에 이사크는 그야말로 핵심 전력이다.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알렉산데르 이사크와 첼시의 콜 파머, 노팅엄 포레스트의 크리스 우드(왼쪽부터). [뉴시스]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알렉산데르 이사크와 첼시의 콜 파머, 노팅엄 포레스트의 크리스 우드(왼쪽부터). [뉴시스]

    부활한 우드, 예상 밖 대활약

    4 콜 파머(첼시, 14골)

    콜 파머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나고 자란 맨체스터 시티 로컬 보이다. 프로선수로 데뷔전을 치른 팀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였다. 구단은 파머에게 조금씩 기회를 늘려주려 했지만 야망 넘치는 선수의 성에 차지 않았다. 더 빨리 주전으로 뛸 팀을 원한 파머는 2023년 여름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첫 시즌부터 팀의 공격 에이스로 거듭나며 리그에서만 22골을 기록해 득점 2위를 차지했다. 그뿐 아니라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호리호리한 체형으로 일견 몸싸움에 약할 것 같지만 의의로 버티는 힘이 좋다. 맨체스터 시티 출신답게 기술면에서 뛰어나다. 특히 정교한 왼발을 무기로 다양한 킥을 구사하는 게 강점이다. 전체적인 능력이 2002년생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5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14골)

    이번 시즌 득점 상위권에 든 선수 대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한 인물들이다. 언제나 빼어난 활약이 전망되는 강자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노팅엄 포레스트의 선전과 크리스 우드의 맹활약은 예측 밖의 일이었다. 그래서 더욱 팬들의 이목을 끌어모은다. 노팅엄은 22라운드까지 승점 44점을 획득하며 리그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노리면서 1970년대 유러피언컵 제패의 영광도 재연하려고 나섰다. 최근 우드의 활약은 한때 토트넘 홋스퍼를 이끈 누누 산투의 탄탄한 전술과 전성기 폼을 연상케 한다. 우드는 전형적인 정통 스트라이커다. 빠르진 않지만 체격이 크고 몸싸움에 강해 상위권보다 주로 중하위권이나 2부 리그에서 활약했다. 번리를 끝으로 전성기가 끝났다고 평가받던 우드는 지난 시즌 14골로 부활 조짐을 알렸다. 이번 시즌 노팅엄이 일으킨 대이변에 올라타 조심스럽게 득점왕까지 넘보고 있다.



    • 많이 본 기사
    •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