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멀티플 다이얼로그∞전’.
1월16일 열린 ‘2009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전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故) 조병화, 고 장세양, 김홍남, 이두식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이를 위해 공식적으로 청원을 낸 것은 1996년, 미술계 안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기 시작한 지는 20년이 넘었습니다. 정말 오랜 염원을 이루게 된 셈이죠.
생생하고 말랑말랑한 소장품 정책 갖추길
새 미술관은 201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에는 우선 20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국내 건축가에게 리모델링 설계를 맡긴다고 하네요. 개관은 멀었지만 그동안 기다려온 기나긴 시간을 생각하면 충분히 기다릴 수 있겠지요.
게다가 리노베이션이나 시공 작업에 들어가기 전 준비 기간에도 현재 비어 있는 공간을 이용한 프로젝트형 전시가 진행될 듯합니다.
미술관이 완공되면 서울 소격동 화동 안국동 삼청동 효자동 일대는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가 이어지는 ‘현대미술 벨트’가 될 겁니다. 주위에 아트선재센터, 대림미술관, 몽인아트센터 등 굵직한 전시장이 이미 자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정말 ‘멋들어진’ 미술관이 하나 생기면 좋겠어요!
한국에 국립현대미술관이 처음 생긴 것은 1969년입니다. 올해로 40년이 되었지요. 경복궁과 덕수궁을 거쳐 경기 과천시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86년이고요. ‘동물원 옆 미술관’은 여가 공간으로는 좋지만, 문화예술 교육기관으로 삼기엔 너무 멀고 육중합니다. 새 미술관이 생기면 서울 시민이 찾아가기 쉬워 관람객도 훨씬 많아질 거예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보다 생생하고 말랑말랑한 현대미술 전시와 소장품 정책을 갖추길 기대합니다. 그러려면 이제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겠지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분관의 ‘한국근대미술걸작전-근대를 묻다’전에 전시 중인 나혜석의 ‘무희’(1940).
아니요, 여러분도 이미 그의 작품을 보셨을 겁니다. 요즘 광화문 복원 현장에 특이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죠? 바로 그 ‘광화문에 뜬 달’을 만든 이가 강익중 작가랍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에서 지난해 연말부터 열리고 있는‘한국근대미술걸작전-근대를 묻다’전은 전시 막바지(3월22일까지)를 향해 가고 있으니 끝나기 전에 꼭 한번 들러보세요.
이번 호를 끝으로 ‘구보씨, 미술관에 가다’와 ‘만화 캐릭터 열전’ 연재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