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는 자신이 빚은 여인상을 사랑한 나머지 인간으로 변모시킨 후 결혼하는 피그말리온이라는 석공이 등장한다. 이를 따서 마음속으로 기대하는 일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한다.
이 흥미로운 신화는 1913년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연극 ‘피그말리온’의 기반이 됐다. 연극은 영국의 언어학자 히긴스 교수가 경박한 말투로 런던 길거리에서 꽃 파는 처녀 일라이자 두리틀을 단기간에 집중 교육 시켜 상류사회의 요조숙녀로 변모시킨다는 내용. 이 연극은 1956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로도 만들어졌으며 초연에서 줄리 앤드루스가 여주인공을 맡았다. 64년 같은 제목의 영화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일라이자 역으로 변신했다.
연극의 막이 열리면 일라이자(김소현, 임혜영)가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꽃을 팔며 내뱉는 천박한 단어를 히긴스 교수(이형철)가 언어 연구를 목적으로 열심히 받아 적는 장면이 나온다. 학계의 또 다른 전문가 피커링 대령(김진태)은 일라이자를 상류층 여성으로 변신시키겠다는 히긴스 교수와 내기를 하고, 일라이자는 우여곡절 끝에 화려하게 상류층 사교계에 입성한다. 극중 내내 티격태격하던 일라이자와 히긴스 교수는 말미에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시대를 초월해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는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에 훌륭한 라이브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감미롭고 고전적인 음악은 작품의 품격을 높여준다. 일라이자 역의 김소현과 임혜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연기와 노래도 무난하다. 일라이자의 신분 상승을 저급 영어 사용에서 고급 영어로 말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원작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비속어나 은어, 여러 지방의 사투리 등을 혼합해 사용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묘사하기에는 다소 힘에 부친 듯하다. 특히 훈련과정의 결정적 고비인 ‘스페인 평원에 비가 내려요(The Rain in Spain)’ 같은 곡은 내용보다 발음 훈련을 위해 설정된 가사인데도 이를 직역해 연극의 개연성을 떨어뜨렸다.
히긴스 교수를 맡은 이형철의 외모는 대극장에 걸맞은 시각적인 집중도가 뛰어났다. 하지만 버나드 쇼의 희곡과 달리 뮤지컬에서는 노래 잘하는 ‘로맨스 가이’가 돼야 하는데 부족한 가창력으로 그 과제를 충분히 실행하지 못했다. 무대 세트는 외형적으로 웅장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긴 무대전환 시간이 극의 흐름을 끊고 있으며, 코벤트 가든의 세트 일부가 고급 사교 클럽의 승마장에도 등장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고전 뮤지컬의 웅장한 음악을 생생하게 느끼기에는 충분하다(9월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문의 02-501-7888)
이 흥미로운 신화는 1913년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연극 ‘피그말리온’의 기반이 됐다. 연극은 영국의 언어학자 히긴스 교수가 경박한 말투로 런던 길거리에서 꽃 파는 처녀 일라이자 두리틀을 단기간에 집중 교육 시켜 상류사회의 요조숙녀로 변모시킨다는 내용. 이 연극은 1956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로도 만들어졌으며 초연에서 줄리 앤드루스가 여주인공을 맡았다. 64년 같은 제목의 영화에서는 오드리 헵번이 일라이자 역으로 변신했다.
연극의 막이 열리면 일라이자(김소현, 임혜영)가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꽃을 팔며 내뱉는 천박한 단어를 히긴스 교수(이형철)가 언어 연구를 목적으로 열심히 받아 적는 장면이 나온다. 학계의 또 다른 전문가 피커링 대령(김진태)은 일라이자를 상류층 여성으로 변신시키겠다는 히긴스 교수와 내기를 하고, 일라이자는 우여곡절 끝에 화려하게 상류층 사교계에 입성한다. 극중 내내 티격태격하던 일라이자와 히긴스 교수는 말미에 연인 관계로 발전한다.
시대를 초월해 대중의 감성을 사로잡는 일종의 신데렐라 스토리에 훌륭한 라이브 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감미롭고 고전적인 음악은 작품의 품격을 높여준다. 일라이자 역의 김소현과 임혜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연기와 노래도 무난하다. 일라이자의 신분 상승을 저급 영어 사용에서 고급 영어로 말하는 과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원작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우리 주변의 비속어나 은어, 여러 지방의 사투리 등을 혼합해 사용했다. 하지만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을 묘사하기에는 다소 힘에 부친 듯하다. 특히 훈련과정의 결정적 고비인 ‘스페인 평원에 비가 내려요(The Rain in Spain)’ 같은 곡은 내용보다 발음 훈련을 위해 설정된 가사인데도 이를 직역해 연극의 개연성을 떨어뜨렸다.
히긴스 교수를 맡은 이형철의 외모는 대극장에 걸맞은 시각적인 집중도가 뛰어났다. 하지만 버나드 쇼의 희곡과 달리 뮤지컬에서는 노래 잘하는 ‘로맨스 가이’가 돼야 하는데 부족한 가창력으로 그 과제를 충분히 실행하지 못했다. 무대 세트는 외형적으로 웅장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긴 무대전환 시간이 극의 흐름을 끊고 있으며, 코벤트 가든의 세트 일부가 고급 사교 클럽의 승마장에도 등장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부족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고전 뮤지컬의 웅장한 음악을 생생하게 느끼기에는 충분하다(9월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문의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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