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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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수성에 ‘투사부일체’ ‘무극’ 도전장

설 연휴 극장가 흥행대결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6-01-26 09: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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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극장가에 10편이 넘는 영화가 개봉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왕의 남자’와 관객 빼앗기 경쟁을 벌인다. 1월19일 개봉한 ‘투사부일체’, 다국적 블록버스터 ‘무극’ 등이 도전장을 냈지만, ‘왕의 남자’가 이미 입 소문을 탄 상황이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장르가 전혀 다른 ‘투사부일체’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봉작 리스트 또한 어느 때보다 다양하다. 아프가니스탄 영화 ‘천상의 소녀’, 벨기에 영화 ‘더 차일드’, 선댄스 화제작 ‘미앤유앤 에브리원’ 등이 있는데, 멀티플렉스에서 이런 영화를 접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연휴에 더 외로움을 타는 사람은 서울 시네코아와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상영되는 ‘브로큰 플라워’를 놓치지 마시길. 빌 머레이의 쓸쓸한 얼굴만 봐도 큰 위로를 받을 테니까.

    ‘왕의 남자’ 수성에 ‘투사부일체’ ‘무극’ 도전장
    사랑을 놓치다 1월26일 개봉 예정/ 설경구, 송윤아/ 할머니들만 사는 이상한 파라다이스에 대한 영화 ‘마파도’로 흥행 감독이 된 추창민의 두 번째 영화. 대학 때 만난 두 남녀가 10년 동안 각기 다른 사람과 사랑하고 헤어지는 것을 경험한 뒤 다시 만나게 된 사랑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 뻔한 설정이지만, 현재는 과거에 대한 기억이라는 감독의 목소리에는 설득력이 있다.

    무극 1월26일 개봉 예정/ 장동건, 장백지, 사나다 히로유키/ 한국·중국·미국의 자본과 한국·중국·일본의 톱스타, 그리고 세계적 감독 첸 카이거(‘패왕별희’)가 참여한 다국적 팬터지 대작.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초인적 능력을 얻은 노예 쿤룬과 사랑 대신 절대적 아름다움을 얻은 왕의 여자, 패배를 모르는 장군 쿠앙민 사이의 사랑과 운명을 그린다. ‘무극’은 운명의 지도를 의미한다. 지난해 12월15일 중국에서 개봉돼 ‘타이타닉’이 세운 개봉 첫날 기록을 깨는 등 중국 영화 흥행사를 다시 쓰고 있는 중.

    치킨 리틀 1월26일 개봉 예정/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 등 픽사 스튜디오가 만든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배급해 전 세계에서 3조원 넘는 돈을 벌어들인 디즈니사가 자체 기술로 처음 만든 100%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머리 위로 떨어진 도토리가 하늘 조각인 줄 알고 소동을 일으킨 병아리가 세상을 구하게 된다는 줄거리. 미국 개봉 시 평은 좋지 않았지만 흥행에선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더 차일드 1월27일 개봉 예정/ 장 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전망도, 꿈도 없는 답답한 청춘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 도둑질과 연금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던 브뤼노와 소냐는 어느 날 자신들의 아이를 팔아버린다. 뒤늦게 후회하지만, 아이를 되찾고 하층민의 삶에서 탈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벨기에의 젊은 스타일리스트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작품으로 냉정하면서도 유럽 영화 특유의 철학적 깊이를 담고 있다.

    ‘왕의 남자’ 수성에 ‘투사부일체’ ‘무극’ 도전장
    미앤유앤 에브리원 1월27일 개봉 예정/ 엘렌 기어/ 원제는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사람들 사이의 우연한, 혹은 필연적인 관계를 다채로운 색깔의 날실과 씨실로 짜놓은 영화. 비디오 아티스트 크리스틴은 우연히 만난 이혼남 리처드에게 호감을 갖지만, 리처드는 이혼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리처드의 두 아들은 부모의 이혼보다 인터넷과 자신의 성적 호기심에 더 몰두한다. 두려움이 많은 어른들은 자기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곳을 찾는다. 어른들을 풍자하는 아이들의 캐릭터가 코믹하다. 감독 미란다 줄라이는 영화와 소설, 행위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멀티 아티스트로, 이 영화가 2005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단숨에 전 세계 젊은이들의 선망을 받게 됐다 .

    ‘왕의 남자’ 수성에 ‘투사부일체’ ‘무극’ 도전장
    천상의 소녀 2월2일 개봉 예정/ 마리나 골바하리/ 원제는 ‘Osama’. 영화를 만들거나 보는 일을 금지했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뒤 처음으로 제작된 영화. 탈레반은 여성이 밖에서 일하는 것을 금지한다. 그러나 오사마네 집 남자들은 전쟁에서 모두 죽어 여자라도 밖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한다. 12세 오사마는 할머니와 어머니 대신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한 채 일하러 가지만 소녀임이 들통 나 가혹한 시련을 겪는다. 학교에 가기 위해 남장을 했다가 발각된 아프간 소녀의 사연을 영화화한 것으로, 주인공 마리나 역시 5세부터 세디그 바르막 감독의 눈에 띌 때까지 구걸을 하던 소녀였다고. 2003년 개봉돼 유럽 영화계에서 격찬을 받았으며 세계인에게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내니 맥피 2월3일 개봉 예정/ 엠마 톰슨/ 버릇없는 아이들을 길들이는 유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일곱 아이를 키우는 가난한 홀아비 세드릭은 부자 친척의 돈을 받기 위해 재혼을 서두르지만, 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새로 고용되는 보모마다 괴롭혀 내쫓는다. 그러던 중 정부기관원을 자처하는 맥피라는 유모가 나타나 신비한 힘을 발휘한다. ‘러브 액추얼리’ 등 로맨틱 영화의 명가로 꼽히는 ‘워킹 타이틀’사가 제작하고, ‘웨이킹 네드’의 커크 존스가 연출한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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