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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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데이… 마이 걸… “영화 속에서 더 빛나”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6-01-26 0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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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리데이… 마이 걸… “영화 속에서 더 빛나”
    88서울올림픽 직후인 1988년 10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낳으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탈옥수 지강헌 사건이 영화화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홀리데이’(사진)가 그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제목이 ‘홀리데이’인 이유가 재미있다.

    당시 서울 북가좌동의 한 가정집에서 인질극을 벌이며 경찰과 대치한 지강헌의 마지막 소원은 뜻밖에도 비지스의 ‘Holiday’를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때 경찰은 착오로 스콜피온스의 ‘Holiday’를 틀어주었다. 이것이 지강헌 사건을 더욱 극적이고 심지어 낭만적으로 만들어준 유명한 뒷얘기다.

    비지스의 ‘Holiday’나 스콜피온스의 ‘Holiday’ 모두 한국인들이 유독 좋아하는 팝송이다. 비지스의 ‘Holiday’는 67년 발매한 이들의 데뷔앨범 수록곡으로 ‘New York mining disaster’, ‘To love somebody’와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다. 99년에는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 삽입돼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끌었다. 스콜피온스의 ‘Holiday’는 79년 발매한 앨범 ‘Lovedrive’ 수록곡으로 이들 노래 중 ‘Still loving you’와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히트곡이다. 어느 쪽이든 지강헌 사건을 떠올리며 들으면 더욱 극적으로 느껴진다.

    이밖에도 노래에서 제목을 따온 영화는 많다. 줄리아 로버츠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영화 ‘프리티 우먼’은 로이 오비슨의 노래 ‘Oh pretty woman’에서 제목을 따왔고 영화 ‘마이 걸’은 템프테이션스의 히트곡 ‘My Girl’에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는 퍼시 슬레지의 ‘When a man loves a woman’에서 제목을 따왔다. ‘Stand by me’, ‘Knockin’ On Heaven’s Door’도 마찬가지. 이들 영화의 공통점은 바로 그 노래들이 영화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최헌이 번안해 부르기도 한 버티 히긴스의 ‘Casablanca’는 그가 영화 ‘카사블랑카’를 보고 감동을 받아 만든 곡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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