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 중앙박물관 개관 60주년을 맞는 2005년 10월28일, 미군 주둔지였던 서울 용산에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역사적인 문을 열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지면적 9만평, 실내면적 1만5000평, 전시공간 8100평에 52개의 전시실을 가진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 전시 중인 유물은 국보, 보물 등 모두 1만1000여점에 이른다. 이들 유물을 찬찬히 살펴보는 데 약 11시간이 걸리므로 한꺼번에 다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애초부터 모두 다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먼저 관심 있는 문화재를 골라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좋은 방법이다. 또는 나름대로 하나의 테마를 정해 그에 맞춰 골라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그렇다면 초보자들은 어떤 유물을 골라야 할까. 바로, 멋지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것들이다. 처음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감상자의 주제에 따라 꼭 봐야 할 유물 20점을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가운데에서 골랐다(대여 전시 작품은 제외).
명품을 찾아서
먼저 널리 알려진 명품을 감상하자. 1만1000여점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품은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여기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미소다. 깊이 사유하는 듯 그윽한 종교적 미소. 그 한없는 깊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에서는 세련된 조형미와 조각술을, 국보 제94호 청자참외모양병에서는 투명한 비색과 빼어난 선을 만날 것이다.
숨겨진 익살과 해학
명품에는 흥미로운 상징이 담겨 있다. 우리네 상징은 종종 익살과 해학으로 연결된다.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이 대표적인 예. 이 백자 무늬를 보면 마치 술병에 끈을 묶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무슨 의미일까. ‘술을 마시다 술이 남거든 허리춤에 술병을 차고 가라’는 뜻이다. 조선 도공의 재치와 해학에 놀랄 것이다.
호기심과 상상력
그럼, 명품에 대한 호기심을 좀더 자극해보자.
국보 제191호 황남대총금관. 이것이 정말로 왕이 머리에 썼던 것일까? 아니다. 그건 시신의 머리에 씌웠던 일종의 데드마스크였다. 전시실 현장에서 한번 꼼꼼히 관찰해보자.
국보 제91호 말 탄 사람 토기(기마인물형토기)는 왜 한 쌍일까? 경주의 금령총에서 발굴된 것. 죽은 자가 말을 타고 무사히 저승에 도착하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자.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큰 것은 장식이 화려하고 작은 것은 장식이 단순하다…. 하나둘 문화재가 보일 것이다.
국보 제93호 백자철화 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도 눈여겨보자. 왜 포도와 원숭이가 등장하는지.
애환과 상흔
문화재에 호기심이 생기면 문화재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문화재를 사랑하면 그 문화재의 내력이 궁금해지는 법.
매력적인 외모의 국보 제86호 경천사10층석탑이 일제의 강탈로 100년 동안 유랑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는 점, 고구려 최고의 불상인 국보 제119호 연가7년이 새겨진 금동불이 전시 도중 연기처럼 사라졌다 한강 모래밭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등. 이제 박물관 명품의 상흔까지도 사랑하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
유물과 주변 풍경의 만남
이쯤 되면, 하나하나의 문화재에 머무르지 말고 주변 풍경과 함께 즐겨보자. 불교조각실 에 있는 국보 제81호 감산사 미륵보살상과 국보 제82호 감산사 아미타불. 그 뒤로는 온통 유리창이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초록빛 나뭇잎들. 석불이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유리창 밖으로 비나 눈이라도 내린다면….
어렵고 부담스럽던 박물관의 문화재가 이제 좀 친근해지지 않았을까. 다시 만나고 싶은 연인처럼.
1_ 감산사 미륵보살 2_ 반가사유상 3_ 연가 7년이 새겨진 부처 4_ 천흥사 종 5_ 조선백자철화 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 6_ 물가 풍경 무늬 정병 7_ 청자 참외모양병 8_ 백자 끈무늬 병 9_ 허리띠 고리 10_ 창조신 복희와 여와 11_ 김홍도 ‘풍속화첩’ 12_ 홍세섭 ‘헤엄치는 오리’ 13_ 토우가 붙은 항아리 _14_ 말 탄 사람 토기 15_ 농경무늬 청동기 16_ 신라 황남대총금관 17_ 백제 금동 대향로 18_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19_ 무구정광대다라니경 20_ 경천사10층석탑
그래서 애초부터 모두 다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먼저 관심 있는 문화재를 골라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좋은 방법이다. 또는 나름대로 하나의 테마를 정해 그에 맞춰 골라 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그렇다면 초보자들은 어떤 유물을 골라야 할까. 바로, 멋지고 재미있고 의미 있는 것들이다. 처음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감상자의 주제에 따라 꼭 봐야 할 유물 20점을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가운데에서 골랐다(대여 전시 작품은 제외).
명품을 찾아서
먼저 널리 알려진 명품을 감상하자. 1만1000여점 가운데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명품은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 여기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미소다. 깊이 사유하는 듯 그윽한 종교적 미소. 그 한없는 깊이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에서는 세련된 조형미와 조각술을, 국보 제94호 청자참외모양병에서는 투명한 비색과 빼어난 선을 만날 것이다.
숨겨진 익살과 해학
명품에는 흥미로운 상징이 담겨 있다. 우리네 상징은 종종 익살과 해학으로 연결된다.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이 대표적인 예. 이 백자 무늬를 보면 마치 술병에 끈을 묶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무슨 의미일까. ‘술을 마시다 술이 남거든 허리춤에 술병을 차고 가라’는 뜻이다. 조선 도공의 재치와 해학에 놀랄 것이다.
호기심과 상상력
그럼, 명품에 대한 호기심을 좀더 자극해보자.
국보 제191호 황남대총금관. 이것이 정말로 왕이 머리에 썼던 것일까? 아니다. 그건 시신의 머리에 씌웠던 일종의 데드마스크였다. 전시실 현장에서 한번 꼼꼼히 관찰해보자.
국보 제91호 말 탄 사람 토기(기마인물형토기)는 왜 한 쌍일까? 경주의 금령총에서 발굴된 것. 죽은 자가 말을 타고 무사히 저승에 도착하길 바라는 뜻이 담겨 있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들여다보자.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다. 큰 것은 장식이 화려하고 작은 것은 장식이 단순하다…. 하나둘 문화재가 보일 것이다.
국보 제93호 백자철화 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도 눈여겨보자. 왜 포도와 원숭이가 등장하는지.
애환과 상흔
문화재에 호기심이 생기면 문화재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문화재를 사랑하면 그 문화재의 내력이 궁금해지는 법.
매력적인 외모의 국보 제86호 경천사10층석탑이 일제의 강탈로 100년 동안 유랑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는 점, 고구려 최고의 불상인 국보 제119호 연가7년이 새겨진 금동불이 전시 도중 연기처럼 사라졌다 한강 모래밭에서 발견됐다는 점 등등. 이제 박물관 명품의 상흔까지도 사랑하고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
유물과 주변 풍경의 만남
이쯤 되면, 하나하나의 문화재에 머무르지 말고 주변 풍경과 함께 즐겨보자. 불교조각실 에 있는 국보 제81호 감산사 미륵보살상과 국보 제82호 감산사 아미타불. 그 뒤로는 온통 유리창이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초록빛 나뭇잎들. 석불이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유리창 밖으로 비나 눈이라도 내린다면….
어렵고 부담스럽던 박물관의 문화재가 이제 좀 친근해지지 않았을까. 다시 만나고 싶은 연인처럼.
1_ 감산사 미륵보살 2_ 반가사유상 3_ 연가 7년이 새겨진 부처 4_ 천흥사 종 5_ 조선백자철화 포도원숭이무늬 항아리 6_ 물가 풍경 무늬 정병 7_ 청자 참외모양병 8_ 백자 끈무늬 병 9_ 허리띠 고리 10_ 창조신 복희와 여와 11_ 김홍도 ‘풍속화첩’ 12_ 홍세섭 ‘헤엄치는 오리’ 13_ 토우가 붙은 항아리 _14_ 말 탄 사람 토기 15_ 농경무늬 청동기 16_ 신라 황남대총금관 17_ 백제 금동 대향로 18_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19_ 무구정광대다라니경 20_ 경천사10층석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