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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삼라만상 가운데 사람이 무엇이기에, 당신은 그 존재를 기억하십니까? 우주의 삼라만상 가운데 사람의 아들이 무엇이기에, 당신은 그를 마음에 담아두셨습니까?”
이 가운데 첫 번째 문장은 그가 공부했던 미국 하버드대 철학과 건물 에머슨 홀의 인방(창이나 문 등 개구부 바로 위의 벽을 받치기 위해 걸친 수평부재)에 새겨져 있다. 배 교수는 이 문장을 다시 해석하면 “도대체 찰나를 살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당신께서 그를 기억하십니까?”가 된다고 말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바꾼다. “나는 신이 기억할 만큼 괜찮은 존재인가? 혹은 나는 만물의 척도가 될 만큼 살고 있는가?”
배 교수는 ‘시편’ 8편 5~6절을 히브리어 원문으로 처음 읽었을 때의 놀라움을 전한다. ‘주께서는 사람을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지으시고’라는 구절 때문이다. 일부 한글 성서나 영어 성서에서는 이 부분이 ‘천사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로 번역돼 있다. ‘하나님’이 ‘천사’로 둔갑한 것이다. 이렇게 바뀐 연원을 설명하려면 아우구스투스의 원죄론까지 나와야 하니 여기서는 접어두자. 배 교수는 ‘시편’ 저자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신처럼 창조된 인간성을 찾아나서고, 우주와 사람들 안에서 자기 위치를 점검하려 했다고 말한다. 여기서 신이란 특정 종교에서 말하는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인간의 경험이나 과학적 지식의 바깥에 존재하는 어떤 것과의 만남에서 경험하게 되는 ‘경외심’이다. 이 많은 이야기가 ‘신의 위대한 질문’ 프롤로그에 불과하다. 이후부터 13개 장은 신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창세기’ 3장 9절)로 시작해 ‘이 뼈들이 살아날 수 있겠느냐’(‘에스겔서’ 37장 3절)로 끝나는 13개 질문에 담긴 의미를 찾는 것이 곧 삶의 의미, 고통과 죽음,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인 셈이다.
두 번째 책 ‘인간의 위대한 질문’은 ‘신약성서’ 다시 읽기다. 이 책 역시 예수가 제자들에게 물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태복음 16장 15절)로 시작한다. 배 교수의 해설을 그대로 옮긴다.
“예수는 3년 동안 자신을 따라다닌 제자들에게, 스스로에게 맡겨진 미션을 찾도록 촉구하고 그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묻는 것이다. 우리는 예수의 위대한 질문과 삶을 통해 각자의 내면에 감춰진 위대함을 찾아야 한다.”
두 권의 책 모두 ‘질문의 힘’을 강조한다. “질문은 지금껏 매달려온 신념이나 편견을 넘어 낯선 시간과 장소에서 마주하는 진실한 자신을 찾기 위해 통과해야만 하는 문이다”(‘신의 위대한 질문’에서). 우리 모두 새해에는 그 문을 통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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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L. 바다라코 지음/ 고희정 옮김/ 세종서적/ 280쪽/ 1만3000원
조직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도 않고, 선봉에 서는 일도 없다. 그 대신 조심스럽고 참을성 있게 소리 없이 일할 뿐이다.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카리스마로 똘똘 뭉친 영웅이 아니라, 유연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조용한 리더’다. 이들은 자제력, 겸손, 고집이라는 3가지 미덕을 갖췄다. 기업윤리 전문가인 저자가 ‘조용한 리더’가 되기 위한 8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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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연 지음/ 와이즈베리/ 416쪽/ 1만5000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1세대 시민운동가이자 공직자, 법조인의 걸을 걸어온 저자가 50년간 겹쳐 읽고, 다시 읽고, 베껴 쓰고, 외우며 깨달은 통찰의 흔적을 모았다. 여기에는 책뿐 아니라 신문기사, 유적지에 새겨진 비문, 영화 속 대사 등 독서와 여행을 통해 얻은 문장들이 수록돼 있다. ‘호모 비아토르(Homo Viator)’란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의 말로 ‘여행하는 인간’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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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무라 겐지 지음/ 박선영 옮김/ 레드스톤/ 336쪽/ 1만5000원
2007년 일본 ‘아사히신문’ 중국 총국 특파원으로 부임한 저자는 시진핑의 국가주석 등극을 가리켜 ‘황제 자리를 두고 벌인 인류 최대의 권력투쟁’이라고 했다. 2007년 ‘황태자’로 불리던 리커창을 제치고 서열 6위에 오르기 전까지 시진핑은 외국 언론에겐 낯선 이름이었다. 25년 넘게 지방을 전전하던 관료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로 당과 군 권력을 한 손에 쥐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추적한 논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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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택 지음/ 북클라우드/ 288쪽/ 1만5000원
일본은 9월 집단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는 11개 안보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패전 70년 만에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우리는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저자는 이와 관련해 ‘역사는 반복한다’는 시각에서 한일 고대사부터 ‘제2의 개국’을 선언한 아베 정권에 이르기까지 한일 간 비극의 역사를 살펴보고, ‘치욕의 역사’를 기억하지 않는 한 악몽은 되풀이된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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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던바 지음/ 김학영 옮김/ 반니/ 416쪽/ 1만9000원
인간의 진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한 책. 첫 번째 유인원에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의 전환, 두 번째 180만 년 전 호모속의 출현, 세 번째 50만 년 전 고인류의 출현과 네안데르탈인의 등장, 네 번째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로의 전환, 다섯 번째 약 1만2000년 전부터 시작된 신석기 혁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신석기 시대에는 유목에서 정착생활로의 전환과 농업혁명이 이전의 모든 것을 반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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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지음/ 공감/ 212쪽/ 1만5000원
동네병원 가정주치의로 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치매 치료에 주력해온 저자가 ‘장모님의 예쁜 치매’에 이어 두 번째 치매 안내서를 썼다. “백세시대에 치매는 예약된 병” “치매는 예방이 치료이며, 치료가 곧 예방”이라는 말처럼 치매는 누구도 비켜가기 어려운 병인 만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늦추면 얼마든지 치매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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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지음/ 해냄/ 480쪽/ 1만5800원
1년 전 위암 발병 사실을 알렸던 저자가 최근 항암치료를 마치고 에세이집 ‘자뻑은 나의 힘’을 출간하며 대외활동을 재개했다. 아울러 지난 40년간 발표했던 작품들의 개정판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장외인간’은 2005년 출간 이후 4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달이 실종된 세상’을 통해 자연을 잃고 인간의 본성마저 상실한 물질만능주의 세태를 비판한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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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 지음/ 다락방/ 496쪽/ 2만 원
한일회담 반대,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했고, 경북대 민주투쟁을 이끌었던 청년 여정남은 1974년 4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된 지 1년도 안 돼 처형됐다. 여정남평전편집위원회가 기획하고 정운현이 집필한 이 책은 민청학련 사건과 인혁당 사건의 수사 및 재판기록을 분석하고 유족과 사건 관계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두 사건 사이 연결고리가 됐던 여정남의 존재와 활동을 추적했다.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