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지만 아날로그 음반(LP)을 찾는 이도 꾸준하다.
2013년 세계 음반시장 수익은 2012년 156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줄었다. 3.9%가 하락했다. 하지만 이 결과는 일본 음반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이다. 세계 음반시장에서 20%를 차지하는 일본은 2013년 전년 대비 16.7% 하락했다. 일본을 제외하면 전체 음반시장은 2012년에 비해 0.1% 감소했을 뿐이다. 이 수치는 음반 산업의 최후 보루로 여겨지던 일본마저 물리적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대전환을 앞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음악 수익의 60%를 차지하는 디지털 시장에서도 스트리밍은 전년에 비해 65.4% 성장해 디지털 수익의 13%를 점유했다.
스트리밍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대중의 음악 소비가 감상과 소장으로 이원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스트리밍은 그 특성상 모바일에 적합한 환경이다. 애플이 지난해 iOS7을 내놓으며 아이튠즈 라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기인한다.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지난해 저작권으로 10억 달러를 지불했다.
스트리밍이 감상용 음악시장의 성장을 말해준다면 그 반대, 즉 소장용으로서의 음악을 대변하는 건 LP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2년 미국 LP 판매량은 전년 대비 18% 성장했고, 2013년에도 성장세를 보였다. CD 시장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 인디 레이블의 최고 수익원은 디지털도, CD도 아닌 LP다.
이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역시 비슷하다. 멜론, Mnet 등 주요 음원 사이트 회원이 주로 이용하는 서비스는 스트리밍이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 따르면 2011년 6월 개인용 컴퓨터(PC)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62%, 모바일이 38%였던 반면, 2014년 2월에는 각각 35%, 65%였다. IFPI 리포트에서도 한국 음악시장의 성장을 스트리밍 서비스 증가에 의한 것으로 분석한다. 소장용으로서의 LP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점도 미국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해 서울 홍대 앞에 문을 연 ‘김밥레코즈’를 비롯해 LP를 판매하는 음반 가게가 역시 적게나마 늘어나는 추세다. 2월 1000장을 한정 생산해 발매한 유재하의 리마스터링 LP는 예약으로만 모두 팔렸다. 추가로 제작한 500장 역시 금방 소진됐다.
이처럼 개인 목적에 부합하는 최적화한 플랫폼으로 소비 패턴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이 변화에서 정작 창작자는 갈수록 소외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느 무명 음악가가 자신의 음원 소득을 공개했다. 곡당 600~900원에 다운로드하는 현재, 그에게 주어지는 돈은 곡당 18~46원에 불과했다. 스트리밍은 더했다. 100회 가까이 재생됐을 때 그에게는 불과 662원이 들어왔다. IFPI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음악시장 규모는 2억1100만 달러다. 2000억 원이 훌쩍 넘는다. 그 많은 돈은 대체 다 어디로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