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오른쪽)이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 참석해 시골의사 박경철 씨와 특강을 하고 있다.
조사 결과 2012년 대선 당시에 비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응답은 72.5%(29명), ‘긍정적으로 인식한다’는 20%(8명), ‘변화 없다’는 7.5%(3명)였다(도표 1 참조). 대학생의 부정적 인식 변화는 ‘새 정치에 대한 비전 제시 부족’(41.3%)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34.4%)이 주된 이유였다.
기득권 힘 빌려 정치하는 느낌
강나영(20) 씨는 “민주당 이미지가 썩 좋지 않았는데 합당한다고 하니 거의 ‘멘붕(멘털 붕괴)’ 상태”였다며 “안 대표가 기득권 정당인 민주당의 힘을 빌려 정치를 하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독자 노선을 구축했어야 했다’는 응답이 대부분(80%)이었다.
이러한 20대 인식은 6·4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에서 안 대표가 승리하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조사 대상자들은 안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이 승리하려면 ‘민주당과의 차별화에 나서야 한다’(13명·32.5%),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져야 한다’(5명·12.5%), ‘안철수 독자 노선을 구축해야 한다’(3명·7.5%)는 응답이 대부분이었다(도표 2 참조). 민주당과 합당한 마당에 차별화를 요구하고 독자 노선을 강조한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안 대표의 ‘새 정치’보다 민주당의 ‘기득권 정치’로 인식되기 때문이었다.
조철호(24) 씨는 “안 대표는 제3지대 창당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상 민주당의 흡수통합으로 보인다”며 “안 대표가 구태의연한 기성 정당의 이미지를 벗고 차별화에 성공해야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2012년과 비교해 안 대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자는 안 대표의 새 정치에 대한 열정과 깨끗한 이미지를 그 이유로 꼽았다.
김현철(24) 씨는 “방식이야 어떻든 그가 실현하고자 하는 새 정치가 달성되면 괜찮다고 본다. 신당 창당 역시 현실적 걸림돌이나 해결책에 대해 그 나름대로 숙고한 결과물”이라며 ‘지켜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안 대표에 대한 지지를 묻는 질문에는 ‘정치적으로 지지한다’(18명)와 ‘지지하지 않는다’(22명)는 의견이 엇갈렸다. 지지하는 이유로는 ‘기존 정당의 견제 세력 필요성’(8명), ‘현재 여당에 반대하기 때문’(5명), ‘안 대표의 인간적이고 개혁적인 모습’(2명)을 꼽았고,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안 대표의 정치적 방향성을 몰라서’라는 응답이 대부분(13명)이었다.
‘현실 정치인’ 안철수의 리더 자질에 대해서는 50%(20명)가 ‘자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으며, 그 이유로 ‘우유부단함’과 ‘뚝심 부족’을 꼽았다. 이종호(25) 씨는 “대선 후보에서 물러날 때부터 신당 창당까지 보여준 안 대표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실망스럽다”며 “다음 세대를 이끌 ‘시대의 위인’에서 ‘보통 정치인’으로 격하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그가 보인 ‘전격적 결단’ 역시 리더로서의 자질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화윤(24) 씨는 “주변 사람도 모르게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김성식 전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등이 중도하차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 대표가) 리더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주변 사람과 소통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기대했는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적합하다’고 응답한 경우(50%)는 대부분 그의 ‘인간성’을 높이 평가했다. 교과서와 TV 프로그램을 통해 안 대표가 공익을 위해 일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인간성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심층면접 결과 긍정적 평가에도 조건이 붙었다. 리더 자질은 충분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리더’는 아니라는 것.
익명의 조사 대상자(21)는 “안정된 상태에서는 리더로서 적합하지만 세상을 변화하기엔 부족한 것 같다. 좋은 ‘보수의 리더’ 타입 같다”고 말했다.
자기 신념과 비전 적극 알려야
정치 리더로서 안 대표에 대한 평가는 이처럼 달랐지만, 새 정치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36명·90%)고 응답했다(도표 3 참조). 새 정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 이유는 ‘안 대표가 새 정치를 잘 모르기 때문’(24명), ‘새 인물 영입 부족 때문’(6명)이라고 응답해, 새 정치에 대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20대 지지층 확보에서 관건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 대표 지지자라고 밝힌 조한나래(23) 씨는 “안 대표의 새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니까 구현되는 것도 없다”며 “자기 신념과 비전을 적극 알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6·4 지방선거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인 안 대표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40%(16명)가 ‘그럴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52.5%(21명)는 ‘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서도 ‘안 대표가 출마하면 투표할 것’(18명·45%)이라는 응답과 ‘투표하지 않을 것’(19명·47.5%)이라는 응답이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