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모던아트는 ‘모더니티(Modernity)’ 혹은 ‘모더니즘(Modernism)’과 관련된다. ‘모던’은 17세기 이래 지속돼온 서구 중심의 이성적 사유체계가 20세기 중엽에 이르기까지 기본 틀로 작동해온 역사를 가리킨다. ‘포스트모던’이란 그러한 사고체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가리킨다. 하지만 ‘포스트모던’ 역시 모더니티를 기점으로 역사를 구분하는 것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컨템포러리’는 ‘모던’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설명하기 위해 생겨난 ‘잠정적’ 용어다. 이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198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미술에서 일어난 일들을 살펴볼 때, 놀랄 만큼 분명한 것은 주류로서의 ‘사조(-ism)’ 개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컨템포러리 아트는 형식적, 이론적 위계가 사라진 시대의 미술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두드러진 현상은 유화나 조각과 같은 제도화된 미디어가 뒤로 물러서고 사진, 영상, 오브제, 심지어 인터넷이 미술의 주요한 제도적 분야로 편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80년대 이후 지어진 대부분의 미술관 약자는 ‘MoMA(Musium of Modern Art)’가 아니라 ‘MoCA(Musium of Contemporary Art)’로 쓰인다. 1986년에 신축된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영어 표기도 ‘내셔널 뮤지엄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