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와인트로피의 모체는 독일와인마케팅사(Deutsche Wein Marketing GmbH)가 주최하는 베를린와인트로피다. 이 대회는 세계 5대 와인 품평회 가운데 하나로 출품 와인 수만 1만 종이 넘는다. 아시아와인트로피는 2013년 독일와인마케팅사와 대전마케팅공사가 2600여 종의 와인으로 시작했다. 4회째인 올해는 출품 와인 수가 4000종이 넘었고, 세계 20여 개 나라에서 온 심사위원 수도 125명에 달했다.
심사는 국제와인기구(OIV)가 정한 기준에 따라 심사위원 한 명이 하루에 최대 50종까지 하게 돼 있다. 시각, 후각, 미각을 총동원해야 하는 와인 심사 특성상 하루에 50종이 넘으면 감각이 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인은 병을 가린 채 심사위원에게 제공된다. 공정성을 기하고자 국가, 지역, 와이너리 이름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심사위원이 받는 정보는 포도 품종과 생산연도뿐이다.
심사는 10개 항목에 걸쳐 이뤄지며 100점 만점 기준이다. 심사위원은 6~7명이 한 조를 이뤄 와인을 한 종씩 시음하고 심사표에 각자 점수를 매긴다. 조장은 심사표를 취합해 가장 낮은 점수와 가장 높은 점수를 뺀 나머지 점수의 평균을 낸다. 이렇게 해서 92점 이상 받은 와인은 그랜드 골드, 85점 이상은 골드, 82점 이상은 실버 메달을 받을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출품 와인의 상위 30%에만 메달을 수여하기 때문에 82점 이상 받아도 실버 메달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번 아시아와인트로피에는 약 4000종의 와인이 출품됐으니 메달을 받는 와인 수는 최대 1200개다. 점수가 높은 순으로 나열했을 때 1200번째 와인이 84점이라면 83점이나 82점을 받은 와인은 실버 메달을 받을 수 없다.

와인대회는 품질을 인정받아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와인이 도전하는 무대다. 따라서 출품 와인은 대부분 값비싼 유명 와인보다 마트나 와인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나무랄 데 없는 품질의 와인들과 심사숙고하며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모습을 보니 국제대회 수상 스티커가 신뢰할 만한 가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아시아와인트로피가 앞으로도 아시아에서 중요한 국제와인대회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