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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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민의 일상 경영

나는 내 삶의 CEO다!

경주마와 야생마

  • 열린비즈랩 대표 facebook.com/minoppa

    입력2016-11-07 12:4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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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급은 또박또박 들어오는데 커리어는 안 생기더라고. ◯◯맨으로 늙다가 이 회사 나가는 순간 백수구나 싶은 거야. 70세까진 일해야 하는 시대인데.’

    얼마 전 어느 신문에서 읽은 칼럼의 한 대목입니다. ‘회사, 다니면 다닐수록 멍청해져?’라는 도발적인 제목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학생일 때 최상위권이던 한국인의 인적 자본 능력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우울한 보고서를 근거로 내밉니다. 일터에서 추가 교육과 훈련, 지적 자극을 받는 상황이 부족해서라는 분석입니다.

    저 역시 20년 가까이 월급을 받으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회사인간’의 타성, 그 끔찍한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회사가 교육기업이라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늦게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경영마케팅 업무를 맡았기에 ‘콘텐츠’의 힘과 ‘개인 브랜드’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얕으나마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지속적으로 보고 듣고 생각하며 부족하나마 저 나름 공부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돌아보면 지금까지 우리가 받아온 모든 교육은 (월급을 ‘받는’) 좋은 ‘직장인’이 되기 위한 교육이었습니다. (월급을 ‘주는’) 좋은 ‘CEO(최고경영자)’가 되기 위한 교육이 아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직장인으로 살다 독립하려니 시쳇말로 ‘멘붕’이 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내가 주인 되는 주체적인 삶에 대한 준비나 연습이 부족했습니다. 명예퇴직을 하는 분들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경주마와 야생마의 비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경주마는 주어진 트랙만 열심히 달립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 채 달리기만 합니다. 물론 보상은 있습니다. 때가 되면 주인이 먹을거리를 챙겨주니 오늘도 무작정 달립니다. 반면 야생마는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주마와 달리 먹거리를 스스로 구해야 합니다. 경주마로서 트랙을 달릴 때는 없던 부담이자 고통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트랙을 달릴 수 있을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달려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알아야 합니다. 그걸 모르면 배가 아무리 불러도 모든 게 공허할 뿐입니다.



    이른바 ‘100세 시대’이자 ‘상시적 구조조정 사회’입니다. 정년퇴직을 해도 100세까지 살아내야 하는 세상입니다. 준비가 필요합니다. 시작은 자기와 대화입니다. 답은 내 안에 있습니다. 내 인생의 해답을 남에게서 구할 수는 없습니다. 타인의 욕망을 욕망해서는 새장 속 새처럼 늘 다른 사람의 시선 속에 갇혀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정목스님은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 한 줌도 행복”이라 했습니다. 내 행복의 기준은 나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보다 낫고 못함도, 옳고 그름도 없습니다. 내 길은 내가 만들겠다 하고 무소처럼 씩씩하게 나아갈 일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결코 피할 수 없는, 절대 피해서도 안 되는 내 삶의 경영에 대한 화두입니다. 내 삶의 CEO는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경영이 비즈니스 현장뿐 아니라 우리 삶에도 필요한 건 그래서입니다. 삶이 경영이고 경영이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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