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은 비극이라기보다 아이러니다. 판문점에서 보여지는 신경전이나 민감한 반응들은 지나치게 심각한 나머지 웃음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하나라도 잘못되면 총이 발사되는 가장 비극적인 장소로 바뀐다. 그 안에서 선을 넘는다면 농담은 비극이 된다.”
박찬욱 감독(37)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연출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나란히 한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잘 놀다가도 둘 사이에 그어놓은 선을 넘어오면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싸우던 기억처럼.
그러나 작위적으로 나뉜 선을 지키기 위해 서로가 총부리를 겨눈 지금의 우리 모습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영화의 주요 무대로 설정함으로써 우리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현실로서의 ‘분단’을 직설화법으로 얘기하고 있다.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를 유지하는’ 이 비극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네 사람의 남북 병사들 이야기에 쏠린 사회적 관심과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한 것이었다. ‘… JSA’는 개봉 첫날 서울 관객 9만명을 동원해 한국영화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추석연휴 기간에만 전국 관객 90만명을 동원했다. 주말에는 서울에서만 하루 10만명씩 들고 있어, 날마다 신기록이 세워지고 있는 셈. 개봉 9일째인 9월17일 현재 전국 관객 154만5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이에요. 영화 시작 전에는 무모한 기획이라는 의견도 많았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영화라 그저 본전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후 기술 시사회와 기자 시사회 때 반응이 좋아서 손익분기점(서울 50만)은 무사히 넘기겠구나 생각한 정도였죠.”
이 영화의 제작사인 명필름의 이은 대표는 “워낙 무거운 이야기여서 우려하는 분위기도 많았지만, 의미 있는 주제이고, 이런 영화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추진한 작품이었다. 우리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 평소 영화를 보지 않던 중년 관객들까지 움직이게 한 것 같다”고 말한다.
영화의 성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박감독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충무로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며 잔뼈가 굵은 영화인이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달은 해가 꾸는 꿈’(92년), ‘3인조’(97년) 같은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영화의 관습과 법칙을 뒤집는 ‘새로운’ 영화 만들기를 시도해왔다. 대학시절 ‘서강영화공동체’라는 영화 동아리의 창단 멤버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고, 수많은 시나리오를 쓰고 각종 매체에 영화평을 쓰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 감독으로 통했다. 그런 그가 주류 상업영화의 성격을 강하게 띤 ‘… JSA’를 만들었을 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 “그동안은 작은 영화, B급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관객들과 영화사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다보니 오기가 좀 생겼어요. ‘매끈하게 잘 만든’ 영화도 하고 싶어진 거죠. 작품의 주제가 선명하고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영화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스타를 기용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30억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고 한국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하는 상업영화지만, ‘… JSA’에는 박감독 특유의 슬픈 코미디와 인간의 죄의식, 폭력에 대한 탐구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머적 요소는 순전히 박감독에 의해 창조된 것. “무거운 소재인 만큼 유머가 없으면 나조차도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영화가 잘 되어 좋겠다”는 인사에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고 너털웃음으로 되받는 박감독. 시사회 때 울고 웃으며 영화를 감상한 그의 아내는 “이제 보고 싶은 책이나 CD도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요즘은 일곱 살 난 딸과 하루종일 놀아주면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재능과 감수성을 겸비한 그에게 한국영화가 거는 기대가 크다.
박찬욱 감독(37)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연출 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 나란히 한 책상에 앉아 공부하고 잘 놀다가도 둘 사이에 그어놓은 선을 넘어오면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싸우던 기억처럼.
그러나 작위적으로 나뉜 선을 지키기 위해 서로가 총부리를 겨눈 지금의 우리 모습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영화의 주요 무대로 설정함으로써 우리 앞에 놓인 피할 수 없는 현실로서의 ‘분단’을 직설화법으로 얘기하고 있다.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를 유지하는’ 이 비극적인 공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네 사람의 남북 병사들 이야기에 쏠린 사회적 관심과 관객들의 호응은 대단한 것이었다. ‘… JSA’는 개봉 첫날 서울 관객 9만명을 동원해 한국영화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추석연휴 기간에만 전국 관객 90만명을 동원했다. 주말에는 서울에서만 하루 10만명씩 들고 있어, 날마다 신기록이 세워지고 있는 셈. 개봉 9일째인 9월17일 현재 전국 관객 154만50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이에요. 영화 시작 전에는 무모한 기획이라는 의견도 많았고, 돈도 많이 들어가는 영화라 그저 본전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이후 기술 시사회와 기자 시사회 때 반응이 좋아서 손익분기점(서울 50만)은 무사히 넘기겠구나 생각한 정도였죠.”
이 영화의 제작사인 명필름의 이은 대표는 “워낙 무거운 이야기여서 우려하는 분위기도 많았지만, 의미 있는 주제이고, 이런 영화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추진한 작품이었다. 우리의 현실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있다는 점이 평소 영화를 보지 않던 중년 관객들까지 움직이게 한 것 같다”고 말한다.
영화의 성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는 박감독은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충무로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며 잔뼈가 굵은 영화인이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달은 해가 꾸는 꿈’(92년), ‘3인조’(97년) 같은 영화를 만들면서 상업영화의 관습과 법칙을 뒤집는 ‘새로운’ 영화 만들기를 시도해왔다. 대학시절 ‘서강영화공동체’라는 영화 동아리의 창단 멤버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고, 수많은 시나리오를 쓰고 각종 매체에 영화평을 쓰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영화광’ 감독으로 통했다. 그런 그가 주류 상업영화의 성격을 강하게 띤 ‘… JSA’를 만들었을 때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은 당연한 일. “그동안은 작은 영화, B급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관객들과 영화사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다보니 오기가 좀 생겼어요. ‘매끈하게 잘 만든’ 영화도 하고 싶어진 거죠. 작품의 주제가 선명하고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영화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기 위해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스타를 기용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30억원이라는 예산이 투입되고 한국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하는 상업영화지만, ‘… JSA’에는 박감독 특유의 슬픈 코미디와 인간의 죄의식, 폭력에 대한 탐구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원작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유머적 요소는 순전히 박감독에 의해 창조된 것. “무거운 소재인 만큼 유머가 없으면 나조차도 견디기 힘들 것 같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영화가 잘 되어 좋겠다”는 인사에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고 너털웃음으로 되받는 박감독. 시사회 때 울고 웃으며 영화를 감상한 그의 아내는 “이제 보고 싶은 책이나 CD도 마음대로 살 수 있겠다”며 좋아했다. 요즘은 일곱 살 난 딸과 하루종일 놀아주면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만만치 않은 재능과 감수성을 겸비한 그에게 한국영화가 거는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