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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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 천국’, TV에도 알선광고

우수리스크에만 1백여명 백인여성 공급 6개업체 성업… 포주는 고려인 마피아

  • 입력2005-06-21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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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춘 천국’, TV에도 알선광고
    연해주는 ‘매춘’의 천국이 됐다. 90년대 초 동유럽에서 일기 시작한 매춘바람이 시베리아를 지나 극동에까지 불어닥친 것이다. 그런데 이 매춘사업은 고려인 마피아에 의해 운영되고 있었다.

    2000년 8월26일 오전 1시 우수리스크 호텔 복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늘씬한 백인미녀 6명이 20대의 고려인 남자 D씨의 안내를 받으며 들이닥쳤다. 이곳에선 호텔 투숙객이 프런트에 아가씨를 요청하면 이렇게 ‘복수’로 데려온다고 했다. 중국에서 온 투숙객은 복도로 나와 6명의 여성 중 한 명을 선택해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이 투숙객이 러시아 매춘 여성에게 지불한 비용은 300루블(1만2000원). 고려인 D씨는 “연해주는 러시아에서도 알아주는 미인의 고장이다. 최근 들어 중국인과 한국인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리스크엔 특별한 윤락가는 없다. 대신 시내 호텔, 레스토랑, 술집들과 여성을 공급하는 회사들이 연결돼 있다.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들은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 98년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러시아 경제가 많이 회복되었다고는 하지만 연해주 지방도시 아파트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 지난 1월에도 온수가 공급되지 않았다. 아직 대다수 가정이 월급만으로는 풍족하게 살기가 어려운 형편. 그래서 부업으로 매춘에 뛰어드는 여성이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D씨는 “직업적인 윤락녀는 별로 없다. 학교나 직장에 다니면서 하루나 일주일, 한달 단위로 일을 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옛날부터 연해주에서 매춘이 성행했던 것은 아니다. 공산주의체제에선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다. 최근 모스크바 일대에서 매춘이 극성을 부리면서 9000여 km나 떨어진 이 지역도 차츰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매춘사업은 지금 호황을 누리며 연해주 전역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선 매춘 알선광고가 TV에까지 등장했다. 우수리스크시에서만 여성을 공급하는 회사가 최근 6개로 늘었다. 한 회사당 보통 100여 명의 백인여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런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D씨는 “6개 회사는 모두 고려인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경영도 고려인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화대의 3분의 1을 가져가는데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입이 된다고 한다. 매춘은 백인여성들이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이들을 통제하며 매춘사업을 좌지우지하는 쪽은 바로 고려인들이었다.

    극소수의 고려인이 러시아 백인여성 수백 명을 모아놓고 ‘포주’ 노릇을 한다는 사실에 대해 현지에선 의아해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D씨는 “매춘은 연해주에서 엄청난 이권이 걸린 사업이다. 아무나 뛰어들 수 없다”고 말했다. 우수리스크에서 여성을 공급하는 6개 회사의 고려인 사장들은 모두 고려인 마피아와 관련이 있으며 마피아의 힘을 빌려 매춘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해주와 한국 간 ‘매춘무역’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 8월28일 주한미군 N씨(23)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러시아인 약혼녀 A양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경기도 평택의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N씨는 “99년 평택의 나이트클럽에서 무희로 일하는 A양을 처음 만나 약혼했다”고 말했다. A양은 고려인 알선책의 손에 이끌려 한국에 오게 됐다고 한다. A양은 “이제 블라디보스토크 어디서나 한국 나이트클럽, 룸살롱의 무희나 여종업원에 응모하라는 제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에 가려는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져서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여성은 순위에서 밀린다는 게 A양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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