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채식시민단체인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2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동물성 식품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 ‘비건’부터 닭·오리 등 가금류는 먹는 ‘폴로’, 유제품과 달걀은 허용하는 ‘락토-오보’, 간헐적으로 채식을 실천하는 ‘플렉시테리언’ 등까지 포함한 규모다.
국내 채식 문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환경보호와 동물권 존중을 목표로 하는 청년층이 있다.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고기류를 생산하려면 많은 물과 토지가 필요한데, 이를 자원 낭비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의 공장식 축산을 동물 학대 문제로 인식하고 동물 생명을 존중하는 윤리적 동기에서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도 많다.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실천하는 이가 늘고 있다. 고기 위주 식단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증가시켜 당뇨나 지방간, 암을 유발할 수 있다. 반면 식물성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면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풍부하게 섭취해 심혈관 질환이나 비만 등 만성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많아지는 요즘, 고기 대신 채소와 해산물을 활용해 설음식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전통 명절 음식의 풍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맛은 담백한 ‘채식주의자를 위한 설음식’이다. 설 식탁을 가득 채우는 기름진 음식에 소화 불편을 겪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연근 동그랑땡
고기 대신 두부가 들어간 연근 동그랑땡. [GettyImages]
굴 떡국
페스코테리언을 위한 굴 떡국. [GettyImages]
김치·버섯 만두
고기 대신 버섯과 두부를 넣은 만두는 채식주의자가 사랑하는 음식이다. 소금으로 살짝 간한 버섯을 센 불에 볶아 수분을 날린 뒤 잘게 썬다. 두부는 으깨서 물기를 꼭 짠다. 여기에 부추, 양파, 양배추, 당면 등을 잘게 썰어 넣고 소금과 참기름으로 양념해 만두소를 만든다. 기호에 따라 김장김치를 다져 넣으면 감칠맛을 더할 수 있다.두부 산적
보통 산적은 쇠고기를 주재료로 해서 만든다. 이번 설에는 고기 대신 두부를 사용해 속이 편안한 산적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두부를 도톰하고 넓적하게 자른 뒤 키친타월로 살짝 눌러 수분을 제거한다. 간장, 올리고당,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넣어 만든 양념에 두부를 재운다. 양념한 두부를 꼬치에 끼워 구우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두부 산적이 된다.버섯 잡채
고기와 비슷한 식감의 버섯으로 만든 버섯 잡채.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