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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통령의 그림자 권력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장학금 미스터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장학금 미스터리

등록금과 생활비 등 재원만 연간 25억 원, 후원 기업은 비공개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장학금 미스터리

10월 25일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인터넷 영문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던 장학제도 관련 내용이 ‘주간동아’ 취재 이후인 27일 삭제됐다(오른쪽).

영남대는 전국 어느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성화대학원을 두고 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이 그것이다. 이 대학원의 산파역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통령선거(대선) 후보 시절 기획조정특보를 지낸 최외출 영남대 전 부총장. 최 전 부총장은 2009년 설립된 박정희리더십연구원 초대 원장, 2011년 11월 출범한 박정희정책새마을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최 전 부총장은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대선후보 기획조정특보를 지냈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은 박 대통령 취임 이후 해를 거듭할수록 학생 수가 늘면서 몸집을 불렸다. 2012년 3월 15명으로 출범한 대학원은 그해 7월 30일 신입생 20명을 더 받았다. 2013년 3월 32명, 10월 19명이 입학했다. 2014년부터 신입생 수가 비약적으로 늘어 2014년 3월 52명, 10월 59명이 입학했고 2015년 3월 61명, 10월 82명이 들어왔다. 올해에도 3월 83명, 9월 76명이 입학했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는 10월 말 현재 241명이 재학 중이다. 한국 경제발전과 새마을운동 경험을 세계인과 공유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의 입학생은 주로 해외에서 온다. 이들에게는 입학금 79만6000원과 1, 2, 3학기의 학기당 등록금 450만 원, 그리고 마지막 4학기 등록금 300만 원이 모두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관계자는 “대학원생의 ‘면학 분위기 조성 및 학구의욕을 촉진’하고자 신입생 및 재학생 전원에게 이른바 면학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신입생은 물론 재학생에게도 월 100만 원씩 생활비를 지원한다. 공부하겠다는 열의만 있으면 학비는 물론, 생활비 걱정 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대학원생의 천국’이 바로 박정희새마을대학원인 셈이다. 주로 외국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입학금과 등록금, 생활비뿐 아니라 한국과 학생의 본국을 왕복할 수 있는 항공료도 지급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해당 대학의 인터넷 영문 홈페이지를 보면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종류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부터 F까지 여섯 종류의 장학금이 기록돼 있는데, 대부분 국내 은행이 지급하는 것이다.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의 장학제도에는 입학금, 4학기 동안 등록금, 16개월간 생활비(월 100만 원), 그리고 왕복 항공비가 지급된다고 돼 있고, 산림자원과 생태복원을 전공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녹색사업단(현 한국임업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장학제도 역시 IBK기업은행, 우리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일반 장학금과 농협 장학금은 장학금 지급 명세에서 차이를 보였다. 입학금과 4학기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까지는 같지만, 매월 생활비 100만 원을 12개월 동안만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학금제도의 맨 마지막 F는 대학원 학점의 F처럼 성적 요건을 규정해놓고 있다. 즉 직전 학기 성적이 4.5만점 가운데 3.0 이상(B0)을 유지해야 하고, 직전 학기 수강 과목 가운데 ‘F’학점이 없어야 다음 학기 등록금이 장학금으로 지급된다는 내용이다. 만약 두 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다음 학기 등록금의 30%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10월 25일까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영문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이 같은 내용은 ‘주간동아’ 취재가 시작된 이후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영남대에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00만 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했고, 올해에는 상반기 180만 원, 하반기 2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연간 지급한 장학금 총액이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사람의 등록금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 우리은행 관계자는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는 장학금을 지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농협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대구경북본부를 통해 장학금 총 10억 원을 박정희새마을대학원에 지급했고, 한국임업진흥원도 연간 약 2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재학 중인 241명 학생에게 2학기분 등록금과 월 100만 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려면 연간 25억 원 규모의 장학금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농협(3억 원)과 한국임원진흥원(2억 원)이 밝힌 장학금 규모로는 20억 원 가까운 장학금 재원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된다.

박정희새마을대학원 관계자는 10월 25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기업이 장학기금을 제공하면 이를 학생들 은행계좌로 보내고 학생이 다시 등록금과 생활비를 내는 방식으로 대학원을 운영한다”며 “장학금을 제공하는 기업을 구체적으로 밝힐 순 없지만, 이름 모르는 작은 기업과 개인 등 20여 곳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6.11.02 1061호 (p14~1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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