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하 개당)이 8000만 원대 초반까지 급락한 뒤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데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며 올해 최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한 바 있다. 5월 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5월 1일 하루 동안 5억6400만 달러(약 7700억 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승인으로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4월 한 달간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3억4350만 달러(약 4690억 원) 규모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단기 반등에 실패할 경우 5만2000달러(약 7100만 원)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술적 분석가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쉬지 않고 상승한 비트코인 가격이 건전한 조정을 맞고 있다”며 “5만2000달러 내외까지 조정받을 수도 있지만, 엘리엇 파동 이론으로 본다면 단기적으로 7만6000달러(약 1억 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엘리엇 파동 이론은 주가가 상승 5파와 하락 3파로 움직이면서 끝없이 순환한다는 내용이다. 5월 7일 김 대표를 만나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솔라나 가격을 분석하고 투자전략을 들었다.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 [박해윤 기자]
단기적으로 7만6000달러까지 상승 가능
최근 비트코인을 위험자산이 아닌 안전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비트코인 가격과 달러지수는 역의 상관관계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경제 불안이나 위험 요인이 높아질 때 달러는 강세를 보이는 반면, 비트코인은 약세를 나타낸다. 반면 비트코인과 미국 나스닥은 투자자 프로파일이 유사해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나스닥에는 기술 중심 기업이 주로 상장돼 있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에 관심 많은 투자자가 주로 사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 금과도 상관관계가 크다.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경기와 동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초기 비트코인 가격은 경기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형성됐다. 하지만 2020년 이후부터 경기와 연관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행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장단기 금리차와 비트코인 가격 상승률의 상관계수는 2013년 0.37에 불과했으나 2020년에는 0.71로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최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 주간 차트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3월 초까지 가격이 쉬지 않고 상승했다(그래프1 참조). 패턴으로 보면 상승삼각형을 완성하면서 한 차례 급등했다. 이후 박스권을 형성하며 잠시 숨고르기를 하더니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후 2차 상승했다. 2차 상승 후 박스권을 형성하고 호흡 조절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추세 지표인 MACD(Moving Average Convergence Divergence)를 보면 과매도권에서 하락 신호가 나타났다.”
“엘리엇 파동 이론으로 보면 현재는 2차 파동 단계다. 랠리 폭이 가장 큰 3차 파동이 시작되면 단기적으로 7만6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어느 정도에서 바닥을 다질 것으로 보이나.
“비트코인 가격은 5월 7일 기준 6만3000달러(약 8600만 원)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상승에 대한 되돌림을 감안하면 1차 지지선은 5만6500달러(약 7710만 원), 2차 지지선은 5만2000달러 내외로 판단된다. 반등 시 1차 저항선은 7만 달러(약 9550만 원) 내외, 2차 저항선은 박스권 상단인 7만3800달러 내외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이 2억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하나.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벤트와 현물 ETF 기대감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3월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조정 국면이다. 다만 최근 하락세에도 현물 ETF 수요가 살아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점진적인 우상향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장기 보유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이는 투자자 사이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10년 넘게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는 16.1%로 역대 최고치다. 중장기 투자자가 더욱 많아지면 거래 없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경우 2억 원이 불가능한 가격권은 아니다.”
이더리움 공급 쇼크 발생할 수도
이더리움은 미국 SEC가 현물 ETF에 대해 불분명한 기조를 보이면서 약세 국면인데.“2세대 암호화폐 이더리움은 ‘스마트 콘트랙트’ 기능을 바탕으로 거래 장부 기능 한계에서 벗어나 프로그래밍을 통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더리움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해 이더리움 기반 토큰(독자적인 메인넷 없이 다른 플랫폼에서 발행된 화폐)도 만들 수 있다. 최근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심이 위축됐지만, 공급량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현재 거래소의 이더리움 보유량이 최근 1년간 25% 이상 감소해 역대 최저치인 1500만 개다.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되며 스테이킹(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의 일정량을 지분으로 고정하는 것)으로 유통량 감소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더리움 공급 쇼크가 발생하면 가격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이더리움은 언제쯤 반등할까.
“이더리움 주간 차트를 보면 2022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중기적으로 상승삼각형 패턴을 형성한 후 주가가 한 단계 상승했다(그래프2 참조). 이후 올해 3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하락쐐기형 패턴을 형성 중이다. 일반적으로 하락쐐기형 패턴은 상승 추세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조정으로, 패턴 완성 후 중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더리움은 현재 3095달러(약 422만 원)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1차 지지선은 전저점인 2800달러(약 382만 원) 내외, 2차 지지선은 패턴 지지선인 2550달러(약 348만 원) 내외다. 당분간 3000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예상되며, 반등 시 1차 저항선은 3600달러(약 490만 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다만 심리적 저항선인 4000달러(약 545만 원) 돌파 시 본격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솔라나 200달러 돌파 시 본격 상승
솔라나는 ‘이더리움 대항마’로 꼽힌다.“솔라나는 2세대 암호화폐의 처리 속도 및 보안성, 탈중앙화 문제점을 개선한 3세대 암호화폐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최근 솔라나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제3의 주요 암호화폐 자산’이 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솔라나의 낮은 수수료, 빠른 거래 시간, 높은 데이터 처리량을 주요 강점으로 꼽았다.”
솔라나도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조정 국면인데.
“솔라나 주간 차트를 보면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 초까지 중기 박스권을 이루고 있었다(그래프3 참조). 이후 박스권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상승 추세선을 형성했다. 올해 4월 말 일시적으로 추세선을 하향 이탈했으나 복귀하는 모습이다.”
“솔라나는 현재 157달러(약 21만 원)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조정 시 1차 지지선은 4월에 형성된 주요 저점인 118달러(약 16만 원) 내외다. 2차 지지선은 심리적 지지선인 100달러 내외다. 반면 반등 시 1차 저항선은 175달러(약 23만 원) 내외가 될 전망이며, 심리적 저항선인 200달러(약 27만 원) 돌파 시 본격적인 상승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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