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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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부진 딛고 반등한 중화권 증시… 홍콩 ELS 손실도 축소 전망

홍콩H지수 6500 선 회복… 중국 경제 펀더멘털 개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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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4-05-1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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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권 증시가 올해 들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반등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전 세계 증시가 인플레이션 압력과 중동발(發) 위기에 고전하는 사이 홀로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중국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미국과 무역 분쟁, 경제 둔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빠져나가는 ‘차이나 엑소더스’로 침체에 빠졌다. 하지만 올해 1월 중국 정부가 2조 위안(약 378조5800억 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면서 반등이 시작됐다. 중국 본토 대표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증안기금 투입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1월 22일 종가와 비교하면 4월 말 기준 12.5% 급등했다. 홍콩 증시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H지수는 25.4%, 항셍지수는 18.7% 뛰었다.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중국 경제도 중화권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5.3%로 시장 예상치(4.6%)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전기차 등을 앞세운 수출이 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고, 투자는 전분기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5.0%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5% 내외 경제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 강력한 부양책이 반등 이끌어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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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부가 소비를 진작하고자 내놓은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이 본격화되는 점도 중국 기업들에 긍정적 요소다. 중국 정부는 4월 자동차, 가전제품 등 소비재를 새것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도 외국인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4월 12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자본시장 고품질 발전 추진을 위한 관리감독과 리스크 강화에 대한 의견’(국무원 9조)은 개인투자자 보호와 기업 상장 요건 강화, 부적절 기업 상장폐지 등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과 역사적 저점 수준인 중화권 증시 밸류에이션의 부각은 그동안 일본·인도로 집중되던 외국인 자금을 중국으로 유인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 주식을 719억 위안(약 13조6000억 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의 중화권 투자도 늘고 있다.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면서 국내 홍콩H지수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상자 내용 참조). 1월 4900 선까지 떨어져 최저치를 기록했던 홍콩H지수는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5월 3일 종가 기준 ELS 주요 손익분기점 가운데 하나인 지수 6500 선을 회복했다(그래프 참조).

    5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 등 6개 은행의 홍콩H지수 지수대별 ELS 손실 예상액 시뮬레이션을 취합한 결과 홍콩 지수가 지금과 같은 6500을 유지할 경우 5월 이후 예상 손실액은 1조1143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7월 이후 만기 도래분은 모두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 같은 예상 손실 규모는 2월 말 시뮬레이션 추정치 대비 절반 가까이 낮아진 숫자다. 지난 2월 말 홍콩H지수가 5700을 유지할 것을 가정하고 집계했던 5월 이후 손실액은 2조1948억 원이었다.

    증시 상승 여력 남아 있지만

    전문가들은 중화권 증시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본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고, 지난해 초 최고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면 홍콩H지수는 약 6830까지 반등이 가능해 4~5%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도 “현재 중국 증시가 5년 평균까지 오르고 있는데 상하이종합지수는 3300, 홍콩H지수는 6700까지는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책으로 상승 기대감을 올릴 수는 있지만 기업 이익이 증가하지 않으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은 최근 중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에 더해 산업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며 “중국 경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1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설화 연구원도 “지속가능한 상승을 위해서는 여전히 펀더멘털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민 한국투자신탁운용 투자전략부 수석은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증시의 본질적 문제인 공급 과잉과 부동산 리스크 해소를 위해 강한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며 “지금 같은 미시적 내수·증시 부양으로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중국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대단히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현재는 수출이 회복되는 만큼 기업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이구환신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어 올해 증시는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홍콩 ELS 손실 이유

    주가연계증권(ELS)은 기초자산인 지수나 주가가 만기 때까지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원금과 미리 약속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장외파생금융상품이다. 지수형 ELS는 통상 3년 만기이며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6개월마다 수익을 받고 조기 상환하는 구조다.

    통상 조기 상환 조건은 계단처럼 내려가는 스텝다운(step-down)이 되고 수익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가는 구조다. 이때 만기일까지 지수가 상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손실을 입는다. 손실액은 계약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지수 하락률만큼 발생한다.

    ELS 상품에 원금 손실(녹인·knock-in)이 설정돼 있다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홍콩H지수 연계 ELS가 문제가 된 것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계약이 대부분 녹인 구간을 터치해서다. 홍콩H지수는 2021년 1월 4일 종가 1만722.99로 시작해 2월 17일 종가 1만2228.63으로 고점을 찍은 후 3년간 하락했다. 2022년 10월 31일에는 최저점 4938.56을 기록하면서 2021년 상반기 가입 ELS가 녹인 구간(50%)을 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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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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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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